한국인의 식탁에 자주 오르는 반찬인 '잔멸치볶음'은 막상 만들려고 하면 은근히 까다로운 음식이다. 큰맘 먹고 대량으로 볶아 냉장고에 넣어두었더니 다음 날 멸치들이 서로 똘똘 뭉쳐 '멸치 강정'처럼 딱딱해졌던 슬픈 경험은 요리 초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겪어봤을 법한 일이다.
맛있는 멸치볶음 /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제작한 AI 이미지
집에서 만드는 요리가 어렵고 거창해야 한다는 편견은 잠시 접어두어도 좋다. 주방 구석에 잠자고 있던 멸치 한 봉지와 양파 한 알로 시작하는 이 레시피를 통해 오늘 저녁, 갓 지은 하얀 쌀밥 위에 직접 만든 바삭하고 달콤한 잔멸치볶음 한 숟가락을 얹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가족들의 젓가락질 소리가 끊이지 않는 풍경을 마주하는 것은 생각보다 훨씬 즐겁고 유쾌한 경험이 될 것이다.
다진 양파를 볶는 모습 / 유튜브 '김대석 셰프TV'
다음으로 팬에 식용유 반 스푼을 두르고 오늘의 주인공인 '다진 양파'를 수북하게 한 스푼 넣어 중불로 1분간 볶아준다. 이때 다진 양파는 멸치의 풍미를 살리는 데 도움을 준다.
잔멸치볶음을 만드는 모습 / 유튜브 '김대석 셰프TV'
양념이 끓기 시작하면 불을 약하게 줄이고 볶아둔 멸치를 넣어주면 된다. 이후 아몬드 30g, 호두 30g을 넣고 천천히 볶아주면 된다. 기호에 따라 견과류를 추가하면 고소함이 배가 된다.
1분 30초 정도 볶은 후, 멸치가 서로 엉겨 붙지 않도록 설탕 반 스푼을 뿌려 섞어주면 바삭하면서도 풍미가 짙은 잔멸치볶음이 완성된다.
완성된 멸치볶음 / 유튜브 '김대석 셰프TV'
대부분의 가정에서 윤기를 위해 사용하는 물엿이나 올리고당은 냉장고의 낮은 온도와 만나면 쉽게 굳어 멸치를 서로 엉겨 붙게 만드는 주범이 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물엿을 과감히 생략하고 설탕을 사용한다. 특히 설탕을 양념장에 한 번, 조리 마무리 단계에 한 번 더 뿌리는 방식이 핵심이다.
마지막에 뿌려진 설탕 입자는 멸치 표면의 수분을 흡수하고 코팅막을 형성하여 시간이 지나도 눅눅해지지 않는 '과자 같은 식감'을 완성한다.
멸치볶음에 양파를 넣는 것은 흔치 않은 방식이지만, 여기에는 깊은 요리 내공이 담겨 있다. 다진 양파 한 스푼을 기름에 충분히 볶으면 양파의 매운맛이 멸치 특유의 비린내를 잡아주고, 동시에 인위적인 조미료 없이도 천연의 감칠맛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한다. 또한 양파의 수분이 양념에 타지 않게 도와줘 타지 않는 볶음 요리도 가능하게 한다.
맛있는 멸치볶음 /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제작한 AI 이미지
아몬드와 호두 등 견과류는 멸치와 함께 처음부터 볶지 않고, 양념이 끓어오른 뒤 마지막 단계에 넣는 것이 정석이다. 이는 견과류의 산패를 막고 특유의 고소한 향을 보존하기 위해서다. 영양학적으로 멸치의 칼슘과 견과류의 지방 성분은 서로의 흡수를 돕는 궁합을 자랑한다.
다만, 칼슘 흡수를 극대화하고 싶다면 셰프의 제안대로 청양고추나 홍고추를 소량 곁들이는 것이 좋다. 고추의 비타민 C가 멸치의 칼슘 흡수율을 높여주기 때문이다.
[만화]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제작한 네 컷 만화 / 위키트리
완성된 멸치볶음은 팬에서 즉시 꺼내 넓은 쟁반에 펼쳐 식히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팬의 잔열에 의해 설탕이 과하게 녹아 굳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완전히 식힌 후 밀폐 용기에 담아 보관하면 일주일 이상 바삭함이 유지된다. 이 레시피로 만든 멸치볶음은 단순히 밑반찬을 넘어, 잘게 다져 주먹밥 속 재료로 활용하거나 비빔밥의 고명으로 사용해도 훌륭한 조화를 이룬다.
Copyright ⓒ 위키트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