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제 '낙인 효과' 우려…분리보다 정체성 확보 우선" 코스닥 개선안 '갑론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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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제 '낙인 효과' 우려…분리보다 정체성 확보 우선" 코스닥 개선안 '갑론을박'

아주경제 2026-03-26 16:22:2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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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국회에서 ‘생산적 금융을 위한 거래소 거버넌스 대전환’ 토론회가 개최됐다 사진류소현 기자
26일 국회에서 ‘생산적 금융을 위한 거래소 거버넌스 대전환’ 토론회가 개최됐다. [사진=류소현 기자]

코스닥 시장의 구조 개편을 둘러싼 논의가 본격화됐다. 지난 2월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거래소 지주사 전환과 코스닥본부를 별도 법인으로 분리하는 법안을 발의한 데에 이어 금융당국은 지난 18일 코스닥 시장에 세그먼트를 도입해 1·2부제로 운영하겠다는 방안을 내놨다. 업계 관계자들은 코스닥 시장 활성화가 필요하다는 데에는 공감대를 형성했으나 세그먼트 도입과 지주회사 전환 등 구체적 해법을 두고는 시각차를 드러냈다.

26일 국회에서 열린 ‘생산적 금융을 위한 거래소 거버넌스 대전환’ 토론회에서는 코스닥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해법이 제시됐다. 금융위원회, 한국거래소, 넥스트레이드, 코스닥협회, 벤처캐피탈협회, 자본시장연구원 등 업계 관계자와 전문가가 참석한 가운데 이날 논의된 핵심 쟁점은 코스닥 시장 정체성 재정립과 기관 자금 유입 확대, 단계별 성장 구조 설계다.

우선 코스닥 시장의 기능을 ‘혁신·성장 기업 중심 플랫폼’으로 재정의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진성훈 코스닥협회 정책사업본부 연구정책그룹장은 “코스닥과 코스피가 서로 다른 시장이라면 코스닥만의 정체성을 갖추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코스닥에 상장하려는 기업의 57%가 코스피로 가기 위한 중간 단계로 인식하고 있다”며 “이 상태에서는 시장 매력이 지속적으로 감소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구체적인 개선 방안으로는 규제 차등화와 성장 단계별 제도 설계가 제시됐다. 진 그룹장은 “중소기업 중심 시장이라면 공시나 상장폐지 규제도 기업 규모에 맞게 단계적으로 적용할 필요가 있다”며 “기업 성장 단계별로 지배구조 모델을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관 자금 유입 확대도 핵심 과제로 꼽혔다. 조창래 벤처캐피탈협회 이사는 “코스닥 활성화를 위해 최소 30조원 규모의 펀드 조성이 필요하다”며 “정부 재정과 민간 자금을 매칭해 연간 10조원씩 3년간 투자하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그는 “기관 장기 투자자가 유입돼야 안정적인 자금 조달 구조가 형성된다”고 덧붙였다.

금융당국은 세그먼트 도입과 승강제 운영을 통해 시장 구조를 재편하겠다는 방침이다. 고영호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과장은 “코스닥 시장을 세그먼트로 나눠 승강제를 운영하면 기관 자금 유입과 안정적인 수요 기반 형성이 가능하다”며 “ETF(상장지수펀드) 등 상품을 통해 자금이 유입되면 코스피로 이전하지 않고도 시장 내 경쟁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논의는 코스닥 시장의 구조적 한계를 배경으로 한다. 코스닥은 1996년 출범 이후 시가총액은 8배 이상 증가했지만 지수 상승은 16%에 그쳤다. 상장 기업 수는 빠르게 늘었지만 질적 성장은 뒤따르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강소현 자본시장연구원 실장은 “상장 기업은 증가했지만 절반 이상의 기업이 이익을 창출하지 못하는 구조”라며 “시장 전반의 신뢰도 저하가 상위 기업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코스피 이전 상장 증가 역시 코스닥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실제 1996년 이후 코스닥에서 코스피로 이전한 기업은 100개를 넘어섰다. 진 그룹장은 “대표 기업들이 코스피로 이동하면서 투자자 관심과 거래대금이 함께 이동하는 악순환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구체적 개편 방향을 두고는 논쟁도 적지 않았다. 특히 세그먼트 도입에 따른 ‘낙인 효과’와 시장 양극화 우려가 제기됐다. 안도걸 의원은 “등급처럼 나누면 낙인 효과가 생길 수 있다”며 “생애주기별로 평가해야지 획일적 기준으로 나누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고영호 과장은 “하위 시장이라는 개념보다는 ‘노멀 세그먼트’로 보고, 상위는 ‘선별된 시장’으로 이해해야 한다”며 “인센티브와 디센티브를 통해 성장 유인을 제공하겠다”고 답했다.

벤처캐피탈 업계에서는 자금 회수 시장 위축 가능성도 우려했다. 조창래 이사는 “이미 2부 시장인 코스닥을 다시 나누면 투자자들이 상위 시장으로만 몰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금융위는 “세컨더리 시장 육성과 모태펀드 만기 구조 개선 등을 통해 회수 시장을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거래소 지주회사 전환을 포함한 거버넌스 개편에 대해서도 신중론이 제기됐다. 성희활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거래소는 단순한 시장이 아니라 자본시장 인프라이기 때문에 구조 개편이 전체 시스템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며 “제도 변화만으로 시장 활황을 기대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향후 세부 제도 설계 과정에서 이러한 우려를 반영하겠다는 입장이다. 고 과장은 “세그먼트 구조와 인센티브 설계는 추가 논의를 통해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도록 하겠다”며 “코스닥을 국민에게 신뢰받는 혁신 기업 성장 플랫폼으로 만들기 위한 체질 개선을 지속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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