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발(發) 전쟁의 포화 속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주 내 조기 종전’이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지도부와 15개 항목에 달하는 극적인 합의를 이뤘다고 공언하며 ‘5일간의 조건부 휴전’을 선언했으나, 이란 정부는 이를 “금융시장 조작을 위한 가짜뉴스”라고 강력 부인하며 홍해까지 전선을 확대하겠다는 초강수를 뒀다.
▲ 트럼프의 ‘4월 시나리오’: “중국 가기 전 암세포 제거”
2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AP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보좌진에게 “전쟁 시작 6주가 되는 4월 중순까지 모든 군사 작전을 마무리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이는 5월 중순으로 예정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베이징 정상회담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대통령이 우방인 중국의 핵심 파트너와 전쟁 중인 상태로 회담장에 나가는 정치적 부담을 피하겠다는 계산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 D.C. 유니온역에서 열린 공화당 전국의회위원회(NRCC) 모금 만찬에서 “이란은 합의를 너무나 원하지만 내부 보복이 두려워 말하지 못하고 있다”며 “우리는 이미 이란의 핵무기 포기와 농축 우라늄 비축분의 미국 이송 등 핵심 쟁점에서 합의를 봤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합의가 성사되면 우리가 직접 현장에 가서 핵물질을 회수할 것”이라며, 사실상 이란의 핵 무장 가능성을 완전히 뿌리 뽑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 이란의 ‘다변수 방정식’: “유가 밑의 불길은 우리 손에”
트럼프의 ‘낙관론’에 대해 이란은 세계 경제의 급소를 찌르는 전략으로 응수하고 있다. 이란 중앙군사본부 카탐 알안비야의 에브라힘 졸파가리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호르무즈 해협의 상황은 결코 과거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며 “통항 규칙은 우리가 다시 쓰고 있으며, 허가 발급 역시 우리가 결정한다”고 못 박았다.
특히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의 우회로인 **바브엘만데브 해협(홍해 입구)**을 거론하며 전방위 압박에 나섰다. 이란군 소식통은 “미군이 이란 영토에 지상 작전을 시도할 경우 홍해와 아덴만에서 기습적으로 ‘제2전선’을 구축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 세계 해상 원유 무역량의 10% 이상이 지나는 이 구역까지 봉쇄될 경우, 국제 유가는 걷잡을 수 없이 폭등해 세계 경제에 치명상을 입힐 것으로 전망된다.
▲ 하르그섬 요새화와 ‘포스트 하메네이’의 안개
군사적 긴장감은 이란 원유 수출의 90%를 책임지는 ‘하르그섬’에서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 미군이 이란의 항복을 받아내기 위해 이 섬을 점령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가 나오자, 이란은 최근 몇 주간 휴대용 방공 미사일(MANPADS)과 특수부대를 집중 배치하며 섬 전체를 거대한 요새로 탈바꿈시켰다.
한편, 이란 지도부의 실체에 대해서도 정보가 엇갈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1~3단계 지도부를 모두 제거했으며, 현재 매우 이성적인 인물들과 대화 중”이라며 정권 교체가 사실상 진행 중임을 시사했다. 그러나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뒤를 이은 것으로 알려진 차남 모즈타바 하메네이의 생사 여부조차 불투명한 상황이어서, 미국의 협상 상대가 누구인지를 둘러싼 의구심은 증폭되고 있다.
▲ 선거 전략 vs 싸늘한 민심… “11월까지 싸울 것”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전쟁을 11월 중간선거의 ‘승리 카드’로 활용하려는 기색이 역력하다. 그는 “민주당이 집권했다면 미국은 쇠퇴했을 것”이라며 전쟁을 통해 공화당의 결집을 호소했다. 하지만 여론의 향배는 심상치 않다. 로이터와 입소스의 최신 조사에 따르면, 미국의 이란 공격을 지지한다는 응답은 지난주보다 하락한 **35%**에 그친 반면, 반대 의견은 **61%**로 치솟았다.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폭탄으로 하는 협상’이 4주라는 짧은 시한 내에 성과를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며 “이란이 홍해 봉쇄와 하르그섬 요새화로 버티기에 돌입할 경우, 유가 급등과 미군 사상자 발생이라는 역풍이 트럼프의 재선 가도를 덮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호르무즈-홍해 ‘쌍방향 봉쇄’ 현실화되나
에너지 전문가들은 이란이 언급한 ‘바브엘만데브 해협’ 전선 확대에 주목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더라도 일부 원유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송유관을 통해 홍해로 우회할 수 있지만, 이란이 홍해 입구까지 차단할 경우 세계 에너지 공급망은 사실상 ‘사망 선고’를 받게 된다.
트럼프 행정부가 공습을 5일간 유예하며 이란에 ‘마지막 기회’를 줬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는 반대로 이란에게 전열을 정비하고 추가 전선을 구축할 시간을 준 셈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앞으로 남은 5일의 유예 기간이 중동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골든타임’이 될지, 아니면 대폭발을 앞둔 ‘폭풍전야’가 될지 전 세계가 숨을 죽이고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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