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위 "당시 내무부 장관·경찰청장도 기소 대상 포함돼야"
(자카르타=연합뉴스) 손현규 특파원 = 지난해 9월 네팔에서 70명 넘게 숨진 이른바 'Z세대 반정부 시위' 당시 발포를 막지 않은 K.P. 샤르마 올리 전 총리를 기소해야 한다는 조사위원회 보고서가 나왔다.
26일(현지시간) 로이터·AFP 통신에 따르면 네팔 반정부 시위 조사위는 최근 보고서를 내고 지난해 대규모 폭력 사태 때 잇따른 사망을 막지 못한 올리 전 총리를 과실 혐의로 수사해 기소하라고 당국에 권고했다.
조사위는 올리 전 총리가 반정부 시위 첫날 19명을 숨지게 한 발포를 막기 위해 어떠한 조치도 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970쪽 분량의 이 보고서는 지난해 9월 8일 처음 시위가 시작되고 며칠 동안 발생한 소요 사태로 76명이 숨지고 2천522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애초 정부가 발표한 사망자는 경찰관 3명을 포함한 77명이었으나 1명 줄었다.
보고서는 "(올리 전 총리는 당시) 행정 수반으로서 모든 좋은 일과 나쁜 일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사위는 또 라메시 레카크 당시 내무부 장관과 찬드라 쿠베르 카펑 당시 경찰청장도 기소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그러면서 "법과 질서 유지에 관한 전반적 책임을 지고 있던 레카크 내무부 장관도 추가적인 인명 피해를 막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는 또 "사격 명령이 있었다는 사실은 입증되지 않았다"면서도 "사격을 중단하거나 통제하려는 노력이 없었고 그들의 과실 행위로 미성년자까지 목숨을 잃었다"는 내용도 담겼다.
해당 조사위는 지난해 대규모 반정부 시위 이후 취임한 수실라 카르키 임시 총리의 첫 번째 지시로 꾸려졌다.
만약 올리 전 총리 등이 조사위 권고에 따라 기소돼 법원이 유죄로 판단하면 최대 징역 10년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다만 현지 법률 전문가들은 네팔 당국이 이들을 기소하기 전에 형사 절차로 수사가 먼저 진행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디네시 트라파티 변호사는 "이것(보고서)은 기소장이 아니어서 보고서만으로 그들을 수감할 수는 없다"며 "경찰 수사가 먼저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 권고안을 네팔 정부가 따를지는 곧 신임 총리로 취임할 발렌드라 샤(36·일명 발렌) 전 카트만두 시장의 판단에 달렸다고 전망했다.
네팔에서는 지난해 9월 정부가 유튜브와 페이스북 등 26개 소셜미디어(SNS)의 접속을 차단하자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특히 부패 척결과 경제 성장에 소극적인 정부에 실망한 젊은 층인 Z세대가 대거 시위에 가담하면서 수도 카트만두뿐만 아니라 다른 도시로도 확산했다.
올리 당시 총리와 일부 장관들이 사임했음에도 시위대는 대통령 관저와 총리 자택 등에 불을 지르는 등 상황은 더 악화했다.
시위로 인한 피해액은 5억8천600만달러(약 8천650억원)로 집계됐으며 사망자들 가운데 30여명은 실탄에 맞아 숨진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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