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11주년 인터뷰] ‘올림픽 金’ 김길리의 꿈 “긍정 에너지 전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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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11주년 인터뷰] ‘올림픽 金’ 김길리의 꿈 “긍정 에너지 전할 것”

한스경제 2026-03-26 15:52:5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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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금메달리스트 김길리가 20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파크텔에서 본지 창간 축하 사인을 한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호형 기자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금메달리스트 김길리가 20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파크텔에서 본지 창간 축하 사인을 한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호형 기자

| 서울=한스경제 박종민 기자 | ‘후배는 선배의 등을 보고 배운다’는 말이 있다. 솔선수범하는 선배의 모습이 가장 효과적인 가르침이란 의미다. 쇼트트랙 후배 김길리(22)와 선배 최민정(28·이상 성남시청)이 바로 그런 사이다. 김길리는 오래 전부터 롤모델로 실력과 인성이 남다른 선배 최민정을 언급해왔다.

김길리는 최근 서울 송파구 방이동에서 가진 한국스포츠경제 창간 11주년 인터뷰에서도 “민정 언니의 아웃코스 추월 능력을 닮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달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500m와 3000m 계주에서 2관왕에 오르며 한국 선수단 최우수선수(MVP)로 뽑혔지만, 선배이자 선수단 주장이었던 최민정의 이름은 여전히 든든한 버팀목이었던 것이다.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금메달리스트 김길리가 20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파크텔에서 올림픽 메달을 깨물어 보이고 있다. /이호형 기자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금메달리스트 김길리가 20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파크텔에서 올림픽 메달을 깨물어 보이고 있다. /이호형 기자

▲노력으로 완성된 람보르길리

동계올림픽에 이어 이달 세계선수권까지 각각 2관왕에 오른 김길리는 “처음엔 몸 컨디션이 따라오지 않아 걱정이 많이 됐는데 후반으로 갈수록 컨디션이 올라오고 결과도 잘 따라와줘서 다행이었다. 후회 없이 잘 마무리해서 속이 후련하다”고 시즌을 돌아봤다. “예전보다 강해진 것 같다. 경기 운영 능력이 나아졌다”는 그는 “이제 시작이란 생각이다. 보완해야 할 점은 500m다. 제 장점인 인코스를 파고드는 스피드, 선두에서 끄는 능력 등을 더 키워 극대화할 수 있도록 해보려 한다”고 바랐다.

김길리는 지난 15일 캐나다 몬트리올의 모리스 리처드 아레나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 여자 1000m 결선에서 1분28초843을 기록, 네덜란드의 산드라 펠제부르(1분28초852)를 단 0.009초 차로 제치고 우승 감격을 맛봤다. 김길리는 저돌적인 아웃코스 추월로 극적인 승리를 만들어냈다. 스타트와 함께 가장 후미에 있던 그는 2바퀴를 남기고 외곽으로 치고 나가며 선수들을 추월하고 3위로 올라선 후 마지막 바퀴, 마지막 코너를 빠져나오면서 왼발을 쭉 뻗어 선두로 질주하던 펠제부르를 간발의 차로 따돌리고 금빛 질주를 완성했다.

그는 “(중반까지) 생각보다 뒤쪽에 처져 있어 걱정됐는데, 반 바퀴 남았을 때 갑자기 속도가 확 붙더라. ‘한번 해보자’라는 마음으로 아웃코스 추월을 시도했는데 속도가 살았다”며 “(날 들이밀기 후) 솔직히 살짝 늦었다고 생각했다. 2위로 들어왔다는 생각으로 전광판을 봤는데, 제 이름이 맨 위에 찍혀 있었다. 보통 날 들이밀기 승부는 사진을 다시 봐야 하는데 제 기록이 먼저 떠 있는 걸 보고 기뻤다”고 감격스러웠던 순간을 떠올렸다.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금메달리스트 김길리가 20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파크텔에서 올림픽 및 세계선수권 메달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호형 기자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금메달리스트 김길리가 20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파크텔에서 올림픽 및 세계선수권 메달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호형 기자

0.009초 차이 승리 비결은 결국 노력이었다. 김길리는 “결승선에 골인할 때마다 느끼는 한끗 차이는 결국 노력이다”라고 짚었다. 그는 “저는 체력이 가장 자신 있고 그 다음은 기술이다. 재능도 있겠지만 노력이 더 크다는 생각이다. 노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안 되는 종목이 쇼트트랙이다”라고 털어놨다.

김길리는 사실 피겨 선수가 될 뻔했다. 7세 때 피겨 스케이팅을 배울 뻔 하다가 쇼트트랙 수업을 받게 되면서 지금의 ‘람보르길리(김길리+람보르기니)’가 됐다. 그는 “‘만약 피겨 스케이팅을 했다면 점프를 많이 했을 테니, 지금보다 키가 더 크지 않았을까”라고 웃은 뒤 “물론 피겨 할 생각은 없었다. 처음 쇼트트랙을 시작했을 때부터 활주하는 선수들 보면서 저렇게 타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회상했다.

김길리가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여자 1500m 결선에서 3연패를 노리던 선배 최민정을 제치고 금메달을 따는 모습은 세대교체를 알리는 상징적인 장면이었다. 김길리가 현재 국제 무대에서 가장 까다롭다고 느끼는 선수는 역시 펠제부르다. 이유로는 “일단 스피드가 너무 빠르고, 일반 여자 선수들이 타는 코스와 다른, 뭔가 새로운 코스를 탄다. 인코스 추월도 잘한다”고 설명했다. 물론 김길리가 힘들 때마다 돌려보는 영상은 다름 아닌 자신이 우승했던 영상이다. “우승했던 레이스는 아마 500번, 아니 1000번 정도 돌려봤던 것 같다”고 웃었다.

쇼트트랙 선후배 사이인 최민정(왼쪽)과 김길리. /김길리 인스타그램
쇼트트랙 선후배 사이인 최민정(왼쪽)과 김길리. /김길리 인스타그램

▲도전을 즐기는 승부사 기질

김길리는 최근 JTBC ‘냉장고를 부탁해’, MBC ‘라디오스타’ 등 예능 프로그램 출연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는 “제가 TV 속에 들어와있는 느낌이어서 신기했다”고 미소 지었다. 평소 관심사인 패션과 뷰티에도 집중하고 있다. 김길리는 자신에게 맞는 패션 스타일을 찾는 데 재미를 느끼곤 한다. 아울러 당장의 계획은 가까운 해외로 여행을 가는 것이다.

한국 선수 중 올림픽 최다 메달(7개)을 딴 선배 최민정 못지않게 김길리도 이른 나이에 많을 걸 이뤘다. 올해 동계올림픽과 세계선수권은 물론 지난해 하얼빈동계아시안게임 쇼트트랙 여자 1500m 결선에서도 금메달을 따낸 바 있다. 그러나 여전히 목이 마르다. 김길리는 “내년 3월 서울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에서 가장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 크다. 목표를 세워 놓은 게 있으면 그걸 깨기 위해 도전하는 마음이 재미있다. 스케이트 타는 게 재미있고, 목표를 이루면 더 재미있어진다. 그래서 계속하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최민정의 올림픽 최다 메달 기록 경신 가능성을 두곤 “넘겠다는 그런 생각보단, 한 종목 한 종목에 집중하다 보면 메달과 결과가 계속 따라와 주는 것 같다”고 생각을 밝혔다.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금메달리스트 김길리가 20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파크텔에서 미소를 짓고 있다. /이호형 기자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금메달리스트 김길리가 20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파크텔에서 메달을 든 채 미소를 짓고 있다. /이호형 기자

김길리의 트레이드마크 중 하나는 깜찍한 눈웃음이다. 긍정과 행복의 아이콘이 되려 한다. 그는 “쇼트트랙 선수로서 인정을 받고 싶다. 제 레이스로 더 많은 분들에게 긍정적 에너지를 드리고 싶은 마음이 있다. 레이스를 본 후 연락을 주실 때마다 더 뿌듯하다. 스케이트 타는 걸 너무 재미있어해서 할 수 있을 때까지는 계속 할 것 같다”며 눈웃음을 지었다.

끝으로 그는 “한국스포츠경제 창간 11주년을 축하드린다. 아시안게임 이후 올림픽, 세계선수권까지 많은 분들께서 관심과 응원, 격려를 해주셨던 덕분에 멘탈을 잘 잡을 수 있었다. 힘이 많이 됐다. 감사하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는다. 제가 받은 만큼 더 보답해드리려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쇼트트랙 김길리가 셀카를 찍고 있다. /김길리 인스타그램
쇼트트랙 김길리가 셀카를 찍고 있다. /김길리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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