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포 하루 만에 보석…'집에 있는 책도 버려야 하나' 불안 확산
(서울=연합뉴스) 권숙희 기자 = 홍콩의 독립서점 주인과 직원들이 선동 혐의로 체포된 사건을 계기로 홍콩 정치권에서 금서 목록을 만들자는 제안이 나왔다.
체포됐던 이들은 하루 만에 보석으로 풀려나기는 했으나 시민들 사이에서는 불안감이 조성되고 있다.
26일 홍콩 성도일보와 명보 등에 따르면 선동적인 출판물을 판매한 혐의로 홍콩 경무처 국가안전처가 지난 24일 체포했던 홍콩의 독립서점 '북 펀치' 대표와 직원 3명이 전날 보석으로 석방됐다.
퐁얏밍(龐一鳴) 북 펀치 대표가 지난 25일 밤 몽콕경찰서에서 풀려나 귀가하는 모습이 언론에 포착되기도 했다.
이들에게는 홍콩의 국가안전수호조례 제24조 '선동 의도를 지닌 출판물임을 알면서 판매한 죄'가 적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의 대표적인 반중(反中) 언론인이자 홍콩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등으로 징역 20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지미 라이의 전기 '트러블메이커' 등을 판매한 혐의 등이다.
크리스 탕 홍콩 보안국장(장관)은 전날 입법회(의회) 회의에 출석해 지미 라이의 전기를 판매한 것이 구체적인 체포 이유인지, 당국에 선동적인 출판물을 모아놓은 명단이 있는지 등을 묻는 말에 답변하지 않았다.
친중 성향 위주로 꾸려진 홍콩 입법회에서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업계가 참고할 수 있는 금서 목록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주니어스 호 의원은 "선동적인 출판물 명단을 만드는 것은 진보적인 제안이라고 생각한다"며 "영화 등급제를 참고해 '금서', '문제가 있지만 아직 금지할 필요는 없는 것', '문제가 약간 있는 것' 등으로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일부 오래된 서점들은 옛 문헌을 갖고 있을 수 있다"며 "다만 어떻게 명단을 정할지는 충분히 소통하고 연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건이 출판계와 독립서점들을 압박하는 본보기식 단속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정치권에서는 확대 해석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잇따랐다.
호 의원은 시민들이 지미 라이의 전기를 소장하고 있을 경우 버려야 하는지와 관련해 "그렇게까지 겁먹을 필요는 없으며 홍콩은 경찰 사회가 아니다"라며 "선동적이라고 판정된 일부 출판물은 이미 역사 문헌이 됐으므로 예전에 산 것이라면 문제가 없겠으나 서점에서 대량으로 파는 것은 안 된다"고 말했다.
홍콩출판총회 회장을 맡고 있는 리자쥐 의원도 "서점은 책이 판매할 가치가 있는지 신중히 고려해야 하며 법률을 준수할 책임이 있다고 본다"라면서 "이번 사건은 개별 사건에 속한다고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다.
suk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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