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유창엽 기자 = 일부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이 집권세력인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조직 탈레반의 여성 취업 제한 등으로 수도 카불 길거리에서 구걸해 연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매체 아무TV는 25일(현지시간) 카불 현지 소식통들을 인용, 이같이 보도했다.
구걸에 나선 수십명의 여성들은 홀몸이거나 남성 친척이 일을 할 수 없는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신변안전 문제를 들어 '페레슈타'라는 가명을 쓴 한 여성은 아무TV에 탈레반의 취업 제한 조치로 일자리를 잃은 뒤 가족을 위한 식량과 생필품을 구하고자 백방으로 힘썼지만 결국 길거리 구걸에 내몰리게 됐다고 말했다.
가명이 '라일루마'인 또 다른 여성도 비슷한 상황을 털어놨다.
라일루마는 이전에 정규직으로 직장 생활을 하며 가족 생계를 유지했으나 이제는 재정적 압박과 불확실성 때문에 구걸하는 처지라고 전했다.
특히 구걸하는 여성들 가운데 일부는 행인들에 의한 공개적인 모욕과 괴롭힘, 폭력에 노출돼 있다고 한다.
이들 여성은 국제사회, 특히 유엔이 자신들이 처한 상황에 긴급히 대처해줄 것을 촉구했다.
인권단체들도 여성 삶에 관한 탈레반 정책의 광범위한 영향에 대해 우려를 제기했다.
탈레반은 2021년 8월 미군 철수 이후 재집권한 뒤 여학생의 중학교 진학 금지, 여성 취업과 이동의 자유에 대한 일련의 제한 조치를 취했고, 이슬람 율법 샤리아를 위반하는 경우 태형 등 처벌을 가한다.
현지 소식통들은 탈레반의 제한 조치가 지속되면서 인도주의적 위기가 깊어졌을 뿐만 아니라 여성이 가장인 가족들이 심각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프가니스탄은 탈레반 재집권 후 국제사회 원조 중단 등으로 세계에서 가장 심각한 인도주의적 위기를 겪는 나라 중 하나가 됐다.
4천300만여명의 인구 가운데 약 75%가 기본적인 식량 및 서비스 부족에 시달리고 인구의 절반 이상이 빈곤선 아래의 삶을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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