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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장 14만 개 면적 태운 역대급 산불…1973년 후 가장 더운 여름 발생
대통령직속 국가기후위기대응위원회와 기상청은 26일 ‘2025년 이상기후 보고서’를 공동 발간했다. 행정안전부와 농림축산식품부 등 10개 부처, 21개 기관이 참여해 폭염·호우·산불·가뭄 등 지난해 이상기후 현상과 분야별 영향을 종합 분석한 결과다. 보고서는 지난해 △역대 최대 규모의 산림 피해를 기록한 대형 산불 △1973년 관측 이래 가장 더운 여름 △시간당 100㎜가 넘는 기록적인 집중호우 △108년 만의 극심한 가뭄이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난 점에 주목했다.
먼저 지난해 여름 강원 영동지역은 강수량(232.5㎜)이 평년의 34.2%에 그치는 ‘극한가뭄’이 발생했다. 1917년 이후 108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평년이라면 풍부한 동풍 강수를 누릴 시기였지만, 예년보다 일찍 확장한 북태평양고기압이 남서풍을 강화시키고 지형 효과까지 겹치면서 비구름이 번번이 빗겨갔다고 기상청은 분석했다. 그 결과 강릉 오봉저수지 저수율은 준공 이래 최저치인 11.5%까지 떨어지며 단계적 제한 급수가 시행됐다. 증발량이 급증하면서 배추에는 석회결핍이 발생했고 무는 지상부가 말라 고사했다. 농림작물 피해 면적만 158.8㏊에 달했다.
그해 3월 21~26일에는 전국 5곳에서 대형 산불이 번졌다. 총 산림 피해 면적은 10만 5084㏊, 축구장 14만 7100개를 합친 면적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이 기간 전국 평균기온은 14.2℃로 관측 이래 가장 높았고, 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상대습도는 평년보다 약 15%포인트 낮았다. 안동 하회 지점에서는 초속 27.6m의 강풍이 불면서 불길이 빠르게 번졌다.
여름철 전국 평균기온은 1973년 공식 관측 이래 최고치(25.7℃)를 경신했다. 구미 55일, 전주 45일 등 전국 20개 지점이 관측 이래 최다 폭염 일수를 기록했다. 대관령에서도 7월 26일 기온이 33.1℃에 달하며 사상 처음으로 폭염특보가 내려졌다. 보령·완도 등지에서는 10월 중순까지 낮 최고기온이 30℃를 웃돌았다.
이 시기에 우리나라 주변 7월 월평균 해수면 온도는 25.3℃로 역대 1위를 기록했다. 고수온 현상은 전년보다 15일 앞당겨 시작돼 85일간 이어지며 역대 최장 기간을 갈아치웠다. 온열질환자는 4460명(사망 29명)으로 1년 전보다 20.4% 증가했다.
◇기록적 폭우로 1조원 넘는 재산 피해…지구 평균기온 1.44℃ 상승
집중호우의 파괴력도 어느 해 못지 않았다. 가평·서산 등 15개 지점에서 시간당 강수량이 100㎜를 넘는 국지성 호우가 관측됐다. 7월 17일 광주광역시에는 하루에 426.4㎜나 비가 쏟아지면서 도로가 잠기고 지하철 운행이 중단됐다. 집중호우로 인한 인명 피해는 사망 24명과 실종 1명, 재산 피해는 1조 1307억원으로 최근 5년 평균의 1.8배에 달했다.
세계기상기구(WMO)에 따르면 지난해 전 지구 연평균기온은 산업화 이전(1850~1900년)보다 1.44℃ 높아 역대 3위를 기록했다. 특히 2015년부터 2025년까지 11년이 모두 관측 이후 가장 따뜻한 해로 이름을 올렸고, 2023~2025년 3년이 각각 1~3위를 나눠 가졌다.
이미선 기상청장은 “기후변화로 앞으로 상황이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며 “미래 기후위기를 더 체계적으로 감시·예측해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용수 국가기후위기대응위원회 사무처장은 “이제 우리 삶 전반에서 기후위기를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상황”이라며 탄소중립 이행을 위한 정책 실행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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