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2팀] 박정원 기자 = 국민의힘이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야심 차게 추진 중인 ‘광역의원 비례 청년 오디션’이 본선 시작 전부터 심사위원 자격 논란으로 얼룩지고 있다.
룸살롱 폭행 사건과 고액 체납 등으로 물의를 빚은 방송인 이혁재를 심사위원으로 위촉한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특히 최근 당 지도부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단절을 선언했음에도, 과거 비상계엄 사태 당시 윤 전 대통령을 옹호했던 이혁재를 중용한 것은 ‘자기모순’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국민의힘은 지난 25일 청년 오디션 본선 진출자를 확정하고 심사위원단 명단을 공개했다. 강명구 의원(심사위원장)을 필두로 조지연 의원, 쇼트트랙 금메달리스트 송석우씨 등과 함께 이혁재가 ‘50대 외부 인사’ 자격으로 포함됐다.
당은 “정치적 평가를 넘어 대중성과 실전 경쟁력을 갖춘 인재를 선발하기 위해 다양한 분야의 인사를 영입했다”고 위촉 배경을 설명했다. 이혁재에 대해선 인하대 기계공학과 출신 MBC 공채 개그맨 겸 유튜버, 다수 예능프로그램 진행자 경력을 지닌 방송인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나 당 안팎에선 청년 정치인을 검증해야 할 심사위원부터 검증에 실패했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이혁재는 2010년 룸살롱 종업원 폭행 사건으로 연예게 활동을 중단한 바 있으며. 이후 수차례 사기 혐의 피소와 대여금 반환 소송 패소 등으로 구설에 올랐다.
2024년 12월에는 2억원 이상의 세금을 체납해 고액 체납자 명단에 포함됐다. 그가 대표자이자 출자자로 있는 주식회사 크리스찬메모리얼센터는 법인 항목에서 2021년 부가가치세 등 총 2건에서 3억3000만원을 체납한 것으로 나타났고, 개인 체납자 항목에서도 2021년 부가가치세 등 총 8건에서 2억2300만원을 체납한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1월 장동혁 대표가 “범죄나 비리 전력이 있는 인물은 공천 자격을 원천 박탈하겠다”며 도덕성을 강조한 것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인사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더 큰 문제는 단순한 도덕성 시비를 넘어 당의 정치적 기조와도 엇박자를 내고 있다는 점이다. 앞서 지난 9일, 국민의힘은 이른바 ‘절윤(絶尹) 선언문’을 채택하며 윤 전 대통령과의 정치적 단절을 공식화했다. 쇄신을 통해 당의 체질을 개선하고 중도층과 청년층을 끌어안겠다는 의지였다.
하지만 정작 청년 인재를 뽑는 자리에 지난 비상계엄 시국 당시 윤 전 대통령을 비호하는 취지의 발언으로 논란이 됐던 이혁재를 앉히면서, 당의 진정성을 스스로 훼손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혁재는 지난해 1월 유튜브 채널 ‘일요서울TV’에 출연해 당시 윤 전 대통령 체포에 대해 “망신 주기”라며 “아직 결정을 못하고 긴가민가하는 국민들에게 수갑 찬 모습을 각인시키키 위한 퍼포먼스”라고 옹호한 바 있다.
그는 지난달 19일 윤 전 대통령이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 받은 이후에도 여전히 “무죄”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이혁재는 지난 2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내 가치관 기준으로는 무죄”라며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윤석열과 단절해야 된다, 이런 주장을 우리 보수 안에서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 자체가 너무 이해가 안 된다”고 성토했다.
이번 오디션에는 ‘윤 어게인’, 부정선거 음모론 등을 주장하는 강성 지지층 성향의 지원자들이 다수 본선에 진출한 것으로 알려져, 심사위원 구성과 맞물려 오디션의 취지가 퇴색됐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번 오디션에는 총 9만1413명이 지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은 이날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본선 심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본선에는 지난 18~23일 진행된 예선 투표를 통과한 지원자 64명이 참여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정치권 관계자는 “지도부가 절윤을 외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친윤’ 행적에 도덕적 결함까지 있는 인사를 심사위원 자리에 앉힌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행보”라며 “청년 지원자들이 과연 공정한 심사라고 느낄지 의문”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부적격 심사위원 논란과 ‘도로 친윤당’이라는 비판 속에서, 청년 오디션이 ‘흥행과 신뢰’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jungwon933@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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