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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이스라엘 소식통들에 따르면 이달 16일 네타냐후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에서 공동 성명을 내 이란 국민들에게 거리로 나와 대규모 시위를 벌이라고 공개적으로 촉구하자고 제안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현재 이란 정권이 혼란 상태에 빠져 있으며 이를 더 불안하게 만들 기회가 있다고 주장했다.
두 사람의 통화 시점은 이스라엘이 이란의 임시 지도자로 간주된 안보 수장 알리 라리자니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SNSC) 사무총장과 준군사조직인 바시즈를 이끄는 골람레자 솔레이마니 민병대장을 제거한 직후였다. 이들이 반정부 시위 진압을 담당하는 만큼 이스라엘은 이란 국민들의 봉기를 가능하게 하고자 이들을 제거한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의 제안이 지나치게 위험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네타냐후 총리에게 “사람들에게 거리로 나오라고 우리가 왜 말해야 하느냐. 그러면 그냥 다 쓸려나갈 뿐이다(They’ll get mowed down)”라고 답하는 등 대규모 시위가 정권에 의한 학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했다. 연초 발생한 반정부 시위 결과 수천 명의 시위 참가자들이 유혈 진압에 숨졌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일단 상황을 관망하기로 했다. 우선 다음 달 이란 신년 전야 축제인 ‘불의 축제’ 기간 동안 실제로 사람들이 거리로 나오는지를 지켜보기로 했다. 그러면서 네타냐후 총리는 단독으로 “우리 항공기는 지상과 도로, 그리고 공공 광장에서 테러 조직 요원들을 공격하고 있다. 이는 용감한 이란 국민들이 ‘불의 축제’를 기념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니 거리로 나와 축제를 즐기라. 우리는 위에서 지켜보고 있다”고 공개 발언을 했다.
다음 날 실제로 거리로 나온 이란 시민들은 매우 적었다. 미국과 이스라엘 당국자들은 정권에 대한 이란 국민들의 깊은 공포가 여전하다고 평가했다.
이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번 전쟁의 군사 목표가 대부분 일치하나 이란 정권 교체를 위해 어느 정도 감수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시각 차이를 보여준다고 악시오스는 짚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란 정권 교체’를 위한 조건 형성을 이스라엘의 핵심 목표 중 하나로 보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정권 교체를 전쟁의 핵심 목표가 아닌 ‘보너스’ 정도로 보고 있는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 초기 미국의 군사 작전이 끝나면 이란 국민이 정부를 장악할 기회를 얻게 될 것이라고 말했지만 이후에는 이와 관련된 발언을 하지 않고 있다.
이처럼 미국과 이스라엘의 입장 차이는 최근 이란과의 외교적 해법 모색 과정에서도 드러난다. 전쟁이 계속되는 가운데 미국은 대규모 확전과 외교적 합의를 동시에 모색하고 있다. 반면 이스라엘은 단기간 내 당사국들이 수용 가능한 합의가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에 대해 회의적인 것으로 전해진다.
예히엘 라이터 주미 이스라엘 대사는 최근 CNN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의 목표는 여전히 이란 정권이 반대 세력을 탄압할 능력을 잃을 정도로 약화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궁극적으로 사람들이 자신의 삶을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폭발점’이 촉발되기를 바란다”며 “우리는 공중 공격만으로 이 정권을 붕괴 직전까지 약화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지상에서의 발걸음은 이란 사람들의 발걸음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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