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5월 중순 중국을 찾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미·중 정상회담을 갖는다. 당초 이달 말 방중 예정이었으나 이란과의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연기를 선언한 바 있다.
이번 방중 일정이 주목 받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 종전 협상을 선언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즉,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하기 전에 이란과 협상을 마무리 지을 것이라고 추정해 볼 수 있다. 실제로 외신들은 이번 주말 미국과 이란이 대면 협상에 나설 것이라고 보도하고 있으며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토요일(28일) 전격 휴전을 선언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다만, 이란측은 미국이 제시한 협상안을 수용할 수 없다는 뜻을 밝히며 강한 불신감을 드러내고 있어 향후 협상이 어떻게 이뤄질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에 트럼프 행정부는 "지옥을 불러올 준비가 돼 있다"며 이란을 압박하는 동시에 이란의 요구에 따라 밴스 부통령을 협상에 투입할 것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백악관 "트럼프 5월 14~15일 방중, 시진핑 주석과 정상회담"
전쟁 장기화에 방중 일정 한 차례 연기…5월 중순 이전 종전 가능성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25일(이하 현지시간)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5월 중순 중국을 방문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레빗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오랫동안 기다려온 회담이 5월 14∼15일 열릴 예정임을 알려드린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영부인 멜라니아 여사는 올해 추후 발표될 일정에 따라 시 주석과 부인 펑리위안 여사의 답방을 워싱턴DC에서 주최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초 이달 31일부터 내달 2일까지 방중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지난달 28일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의 전쟁을 시작한 후 장기화 가능성이 커지면서 방중 일정을 연기하기로 했다.
이후 양국은 정상회담 일정을 새로 잡기 위한 논의를 진행해왔으며 5월 중순으로 일정을 다시 잡은 것으로 보인다.
이번 방중 일정 발표가 주목 받는 것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 종전 협상을 선언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즉, 5월 중순 방중 이전에 이란과의 전쟁을 마무리 지을 것이라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볼 수 있다.
레빗 대변인도 이번에 재조정된 일정까지 종전이 이뤄질 수 있는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우리는 (이란 전쟁 기간을) 약 4∼6주로 추정해왔다"며 "그러니 그것을 계산할 수 있다"며 방중 전 종전 가능성을 시사했다.
일각에서는 오는 토요일(28일) 트럼프 대통령이 휴전을 전격 선언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스라엘 채널12 방송은 25일 고위 당국자들을 인용해 미국이 이란과 최종 합의가 마무리되기 전에 트럼프 대통령이 휴전을 선언할 가능성에 대해 이스라엘 정부가 우려하고 있다며 28일이 그 날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이란, 美종전안 거절…"두번이나 속아…비현실적이고 과도해"
문제는 미국으로부터 15개항의 협상안을 전달 받은 이란이 이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란 국영 프레스TV는 25일 이란 고위 정치·안보 당국자를 인용해 "미국 제안의 세부 내용을 파악하고 있다"며 "미국이 여러 외교 채널을 통해 협상을 시도하고 있으나, 그 제안들이 과도하며 전장에서의 미국 측 실패라는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해 '12일 전쟁'에 이어 이번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이 미국과 핵 협상 논의를 진행하던 와중에 터진 것이어서 이번에도 트럼프 행정부가 진지하게 대화할 생각이 없음에도 함정을 판 것 아니냐는 의심을 내비쳤다.
이 당국자는 이란이 종전을 위해 동의할 수 있는 5가지 조건도 제시했다.
세부적으로 ▲ 침략·암살 완전 중단 ▲ 전쟁 재발 방지 대책 수립 ▲ 전쟁 피해에 대한 배상 ▲ 중동 전역에 걸친 모든 전선과 저항 조직에 대한 전쟁 완전 종결 ▲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이란의 합법적인 주권 행사와 이에 대한 보장 등이다.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도 이란 내부에서 미국에 대한 불신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란 관리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 주변에 대규모 병력 증강을 하려는 움직임을 보며 대화 제안이 결국 속임수일 수 있다는 의구심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 장관도 25일 이란 국영 TV와 인터뷰에서 "이란 지도부가 중재국을 통해 미국이 제시한 평화안을 검토 중"이라면서도 "미국과 직접 대화할 의도는 여전히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란은 전쟁을 갈구하지 않으며 분쟁의 영구적인 종식을 원한다"면서 "종전을 위해서는 전쟁의 완전한 종식과 파괴한 시설에 대한 배상이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美, 이란 향해 강온 양면전략
백악관 "지옥 불러올 준비 돼 있다"…이란 요구 따라 밴스 부통령 협상 투입 가능성
이처럼 이란이 협상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자 트럼프 행정부는 강온 양면전략을 펴고 있다.
백악관은 25일 이란이 군사적 패배를 인정하지 않을 경우 더 강력하게 타격하겠다고 경고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레빗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언제나 평화를 우선시한다. 더 이상의 죽음과 파괴는 필요하지 않다"면서도 "이란이 자신들이 군사적으로 패배했으며 앞으로 계속 패배할 것이라는 점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이 어느 때보다 더 큰 타격을 입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허풍을 떠는 사람이 아니며 지옥을 불러올(unleash hell) 준비가 돼 있다"며 "이란은 다시는 오판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측의 요구를 수용하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악시오스는 백악관이 이란 측에 트럼프 대통령이 대화에 진지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했으며 이를 보증하는 차원에서 JD 밴스 부통령 협상 투입 가능성을 거론한 것이라고 전했다.
밴스 부통령의 협상 참여는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특사인 스티브 윗코프의 아이디어다. 윗코프는 밴스 부통령의 직책과 이란이 그를 강경파로 보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해 그를 협상 참여자로 추천했다고 한다.
이란 측도 그간 핵 협상 미국 측 대표였던 윗코프와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보다 밴스 부통령을 선호하고 있으며, 이런 입장을 비공식 경로로 트럼프 행정부에 전달했다고 CNN 방송이 전했다.
아울러 이란 지도부 고위 인사 2명을 일시적으로 암살 표적에서 제외한 것으로 전해진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5일 이란의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 의장과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이 최대 4∼5일간 공격 대상 명단에서 빠졌다고 보도했다.
튀르키예, 이집트, 파키스탄은 앞으로 48시간 내인 오는 26일까지 종전 첫 협상을 성사하겠다는 목표를 잡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보도했다.
이에 따라 수일 내에 미국과 이란의 대면 협상 성사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Copyright ⓒ 폴리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