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F1 더 포뮬러'…거대 스포츠 비즈니스 F1의 세계 해부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연간 누적 시청자 수가 15억 명에 달하고, 해마다 20조원의 가치를 창출하는 스포츠. 최정상 선수의 한 해 수입이 1천억원을 웃돌며, 장비엔 수백억원이 드는 스포츠. 바로 '전 세계에서 가장 비싼 스포츠'로 불리는 F1(포뮬러1)이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 소속 언론인 조슈아 로빈슨과 조너선 클레그가 함께 쓴 책 'F1 더 포뮬러'(원제 'The Formula')는 F1의 70년 역사를 되짚어 단순한 스포츠를 넘어 거대한 비즈니스가 된 F1의 세계를 들여다본다.
극소수 상류층의 전유물이던 F1이 전 세계인의 축제가 되기까지 과정을 조명하면서 저자들이 주목한 것은 끊임없는 '파괴'와 '재창조'다. "트랙 위에서의 속도는 무엇보다 혁신의 속도에서 나온다"고 저자들은 말한다.
기술자들의 값비싼 취미 활동에 지나지 않았던 F1을 '최첨단 과학의 각축장'으로 격상시킨 인물은 영국 공군 조종사 출신의 엔지니어 콜린 채프먼이다. 'F1 바닥의 미치광이 과학자'로 불린 채프먼은 F1의 규칙을 한계까지 몰고 가며 가장 빠르고 진보된 차를 만들기 위한 혁신을 거듭했다
통제광이기도 했던 채프먼은 차체 중량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는 데 집착한 나머지 연료량을 마지막 몇 방울까지 계산했고, 경기를 마쳤을 땐 탱크에 연료가 1리터도 남지 않도록 세팅해야 한다고 엔지니어들을 다그쳤다고 한다.
그런가 하면 F1이 거대 산업으로 성장하는 데 발판을 마련한 인물은 F1 그룹의 최고 경영자였던 버니 애클스턴이었다. 수완 좋은 중고차 딜러였던 그는 1972년 모터스포츠 팀을 하나 인수해 F1 세계로 들어선다. 당시만 해도 F1은 돈을 몰고 다니는 스포츠가 아니었고, 경기를 생중계하는 방송도 거의 없었다. 애클스턴은 '그랑프리 전체를 통째로 방송해야 한다'는 조건을 달아 싼값에 중계 계약을 맺었고, F1이 유럽 전역에 방송되면서 많은 스폰서를 유치할 수 있게 했다.
책 속에는 이들 외에도 전통을 혁신으로 승화한 페라리 창업주 엔초 페라리, F1의 전설인 브라질 출신 드라이버 아일톤 세나와 지금도 '살아있는 전설'인 루이스 해밀턴, 2016년 F1을 인수한 후 넷플릭스 다큐 'F1, 본능의 질주'로 새바람을 몰고 온 리버티미디어 등 트랙 안팎에서 혁신을 이룬 이들을 조명한다.
저자들의 전문성과 오랜 취재로 F1 역사의 변곡점이 된 중요 사건들을 생생하게 엮어내 F1 경기만큼이나 속도감 있고 흥미진진하게 읽힌다.
김동규 옮김. 알에이치코리아. 432쪽.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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