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 대표는 최근 이데일리 제약·바이오 프리미엄 콘텐츠 팜이데일리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CVC와 브로드 간 저촉심사에 대한 미국 특허심판원(PTAB)의 환송(remand) 결정이 나오면, 해당 분쟁의 승자와 툴젠 사이의 저촉심사(interference)가 즉시 재개될 것”이라며 “이 경우 연내 저촉심사 2단계인 프라이어리티 페이즈가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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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춰있던 ‘2단계’ 열린다…하반기 분수령
크리스퍼 카스9(CRISPR-Cas9) 진핵세포 원천특허 분쟁은 2010년대 초 관련 기술이 등장한 이후 10년 넘게 이어진 글로벌 특허전이다. 툴젠과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하버드대가 공동설립한 브로드연구소, UC버클리대학교·빈대학교·노벨화학상 수상자 에마뉘엘 샤르팡티에로 구성된 CVC그룹이 유사 기술을 각각 출원하면서 충돌이 시작돼 현재 PTAB에서 저촉심사가 진행 중이다. 쟁점은 누가 진핵세포에서 해당 기술을 먼저 구현했는지, 즉 발명의 우선권에 있다. 최종 승자가 글로벌 유전자 교정 시장의 핵심 권리를 확보하게 되는 만큼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지만 소송전은 지지부진한 상태다.
유 대표가 저촉심사의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판단하는 근거는 PTAB이 지난 1월 CVC 및 브로드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툴젠의 저촉심사 속행 요청을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기존에는 CVC-브로드 간 저촉심사 결과가 확정돼야만 툴젠과의 후속 심사가 진행되는 구조였고, 패소 측이 항소할 경우 절차 전체가 장기간 지연되는 문제가 있었다. 실제 지난 2022년 CVC가 항소하면서 툴젠의 특허 수익화 일정 역시 계속 뒤로 밀렸다.
이 때문에 툴젠이 연루된 크리스퍼 카스9 진핵세포 원천특허 분쟁은 저촉심사 절차 내 1단계인 모션 페이즈까지만 진행된 상태다. 핵심 쟁점인 ‘누가 먼저 발명했는지’를 가리는 2단계 프라이어리티 페이즈는 아직 개시되지 않았다.
유 대표는 “프라이어리티 페이즈는 단순한 절차가 아니라 특허의 귀속을 좌우하는 결정적 단계”라며 “이 단계가 열리는 순간 분쟁의 성격 자체가 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툴젠은 이미 1단계에서 선출원자(Senior Party)로 지정됐다. 이는 우선권 다툼에서 상대방이 먼저 반증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의미로, 구조적으로 유리한 위치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상대 진영의 주요 주장과 근거는 상당 부분 공개된 반면, 툴젠의 전략은 상대적으로 덜 노출돼 있다는 점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저촉심사 2단계 돌입=비용·리스크 급증”…합의 환경 변화
유 대표는 프라이어리티 페이즈 개시가 단순히 절차 진전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선권 판단 단계로 넘어가면 각 당사자가 부담해야 할 소송 비용과 리스크가 급격히 커진다”며 “이 시점부터는 장기전보다 합의를 택하려는 유인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짚었다.
현재 크리스퍼 카스9 원천특허를 두고 권리 귀속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가 이어지면서 산업 전반에 불확실성이 지속돼 왔다. 1호 유전자가위 치료제 ‘카스거비’가 나왔지만 로열티 배분을 둘러싼 권리 관계도 완전히 정리되지 않은 상태다.
유 대표는 “특허가 명확히 정리되지 않으면 상업화 과정에서도 제약이 발생한다”며 “결국 어느 시점에서는 이해관계자 모두가 합의를 고려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진단했다.
이어 “선발명자 판단과 별개로, 방대한 특허 포트폴리오 내 개별 특허에서 권리를 확보할 여지도 있다”며 “이번 분쟁은 절대적인 승자나 패자가 있는 구조라기보다, 전체 시장에서 각자의 몫을 어떻게 나눌지를 두고 다투는 성격이 강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툴젠 역시 이러한 관점에서 최선을 다해 소송에 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저촉심사 2단계 진입을 앞두고 툴젠은 특허 전략의 무게중심을 특허 확보(prosecution)에서 소송(litigation)으로 이동시키고 있다.
유 대표는 “그동안은 특허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장벽을 높이는 단계였다면 이제는 확보한 권리를 실제로 행사하는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소송 전문가인 구본천 최고법률책임자(CLO)를 영입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는 “프로스큐션(특허 출원·등록)과 리티게이션(특허 소송)은 요구되는 역량이 완전히 다른 영역”이라며 “글로벌 특허 분쟁 대응을 위해 새로운 CLO를 선임해 전문성을 강화했다”고 덧붙였다.
◇“원천특허+RNP 이중축”…수익원 다변화
툴젠은 크리스퍼 카스9 원천특허와 함께 크리스퍼(CRISPR) RNP 특허를 ‘투트랙 전략’으로 제시하고 있다. 투트랙 전략을 가능케 한 배경으로 김유리 부사장과 크리스퍼 카스9 원천기술 개발을 이끈 김진수 카이스트 교수의 역할을 높이 평가했다.
유 대표는 “RNP 방식은 단백질 복합체를 직접 전달하는 구조로 기존 방식 대비 안전성과 정확도가 높다”며 “이미 상용화된 치료제(버텍스의 카스거비)에도 적용된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툴젠은 해당 특허를 기반으로 미국에서도 권리를 확보하고 관련 기업들을 상대로 침해 소송을 진행 중이다. 일부 소송에서는 당사자 간 합의가 이뤄지는 등 특허 영향력이 시장에서 일부 확인되고 있다는 입장이다.
유 대표는 마지막으로 “지금은 저촉심사와 관련된 타임라인이 회사의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고 보고 있다”며 “주주와 툴젠에 큰 관심을 갖고 호응해주시는 분들에게 좋은 소식을 전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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