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구제단체 "배고픈 사람들 화 돋우면 법질서에 문제 생겨"
(서울=연합뉴스) 유창엽 기자 = 방글라데시 내 로힝야족 난민들이 유엔 측의 식량지원 축소 움직임에 우려를 표명하고 나섰다.
26일 AFP 통신에 따르면 방글라데시에 거주하는 로힝야족 난민 120만명에게 식량을 지원하는 유일한 기구인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이 자금난을 반영해 난민 취약도를 따져 식량지원을 차등화하기로 했다.
현재 난민 1명당 매월 12달러(약 1만8천원)어치 식량을 지급하는데, 4월 1일부턴 7·10·12달러 3단계로 나눠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4월 이후 12달러어치 식량을 받는 이는 전체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이들은 가장 취약한 상태로 분류되는데, 어린이나 여성, 노인 등이 가장인 가구에 속한다.
결국 전체 난민의 3분의 2가 앞으로 식량을 덜 지원받게 되는 것이다.
이에 대해 쿤리 WFP 대변인은 "실제 필요에 맞춰 식량을 더 공평하게 지원하려 한다"고 방침 변경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난민들은 이에 우려를 표명했다.
난민권익보호 단체인 로힝야연합평의회(UCR)의 사예드 울라 회장은 전날 AFP에 "난민들은 현재 12달러어치 식량도 적어서 힘들어 한다"면서 "7달러나 10달러어치 식량으로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울라 회장은 난민들은 공식적으로 취업이 허용되지 않는다며 식량을 더 적게 지급받으면 많은 이들이 생존을 위해 불법 활동에 종사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방글라데시 정부의 난민구제송환위원회 위원장인 모함마드 라흐만도 WFP의 자금난을 인정하면서도 지원 방침 변경의 잠재적 부작용에 대해 경고했다.
라흐만 위원장은 "새 방침이 시행되면 여러 부문에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면서 "배고픈 이들은 화난 상태여서 법과 질서에 관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WFP 예산은 지난해 약 40% 급감했다고 AFP는 전했다. WFP 등의 글로벌 인도주의적 활동은 작년 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해외 원조와 인도주의적 지원 예산을 대폭 삭감함으로써 큰 타격을 입었다.
WFP는 지난해 3월 로힝야족 난민 1인당 지원금을 6달러로 줄여야 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이 조치가 실제로 이행되진 않았다.
불교도가 대다수인 미얀마의 무슬림 소수민족 로힝야족은 수년 전부터 본국 내 박해를 피해 인접국 방글라데시도 대거 피신했다.
yct9423@yna.co.kr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