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김진영 기자] SK하이닉스 주주총회에서 배당 확대와 재무 전략을 둘러싼 주주와 회사 간 인식 차이가 표면화됐다. ‘순현금 100조원 확보’를 목표로 재무 체력 강화를 강조했지만, 일부 주주는 사상 최대 실적에도 불구하고 주주환원이 부족하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25일 경기 이천 SK하이닉스 본사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한 주주는 “배당금이 증가했지만 실적 규모와 비교하면 여전히 부족하다”며 특별배당 계획을 질의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매출 97조1467억원, 영업이익 47조2063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은 이에 대해 “고정배당 외 추가 배당과 자사주 소각을 포함해 약 14조원 규모의 주주환원을 진행했다”며 “환원 수준에 아쉬움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은 이해한다”고 말했다. 이어 “추가 배당과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 확대는 실적 개선에 맞춰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회사는 재무 전략의 우선순위를 ‘현금 확보’에 두고 있다. 곽 사장은 “AI 시대에는 안정적인 투자 재원이 필수적”이라며 “순현금 100조원 이상을 확보해 글로벌 톱 수준의 재무 체력을 갖추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현재 SK하이닉스의 순현금은 약 12조7000억원 수준이다.
이 과정에서 주주와의 시각 차이도 드러났다. 일부 주주는 “대규모 이익을 내고도 현금만 축적하는 전략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주주환원 확대를 요구했다.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상장 추진과 관련해 신주 발행 시 기존 주주가치 희석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곽 사장은 “ADR 상장은 2026년 하반기를 목표로 준비 중이며 공모 방식과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며 “주주가치 제고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주주환원과 현금 확보는 순서의 문제”라며 “경기 하락 국면에서도 투자를 지속하기 위한 기반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재무 구조는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SK하이닉스의 부채비율은 2024년 말 64%에서 2025년 말 46%로 낮아졌고, 순차입금 8조5000억원 수준에서 1년 만에 순현금 구조로 전환됐다.
제품 전략은 AI 메모리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현재 HBM3E가 주력 제품이며, 하반기부터는 HBM4 매출이 확대될 전망이다. HBM4E 역시 연내 샘플 공급이 예정돼 있다. 곽 사장은 “HBM은 공정과 패키징 기술이 결합된 복합 제품으로 고객 일정에 맞춰 공급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HBM, DDR5, GDDR7, 소캠(SOCAMM)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맞춤형 메모리와 시스템 최적화 설루션을 통해 ‘풀스택 AI 메모리’ 전략을 강화할 방침이다. PiM, CXL 등 차세대 메모리 기술 확보도 병행한다.
생산 인프라와 투자 전략도 확대된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중심으로 국내 생산 기반을 강화하고, 미국 인디애나에는 첨단 패키징 거점을 구축할 계획이다. 동시에 AI 기반 설계·제조 혁신과 선단 공정 전환도 추진한다.
AI 생태계 확장도 본격화된다. SK하이닉스는 미국에 ‘AI 컴퍼니(가칭)’를 설립해 AI 기업 투자와 사업 기회 발굴에 나설 계획이다. 곽 사장은 “메모리는 단순 부품이 아니라 시스템 최적화의 핵심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며 “데이터센터 생태계 파트너로 역할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SK하이닉스는 이날 주총에서 재무제표 승인, 이사 선임 등 주요 안건을 모두 원안대로 가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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