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남자 축구대표팀이 코트디부아르의 강력한 측면 공격을 상대로 밀어내느냐 밀려나느냐 치열한 땅따먹기 싸움을 벌일 전망이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현재 영국에 머물며 런던 인근 도시 밀턴케인스에서 훈련 중이다. 오는 28일(이하 한국시간) 밀턴케인스의 스타디움 MK에서 코트디부아르, 1일 오스트리아 빈의 에른스트 하펠 슈타디온에서 오스트리아와 두 차례 평가전을 갖기 위한 소집이다. 오는 6월 시작되는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을 앞두고 마지막으로 선수를 테스트하고 최상의 조합을 모색할 기회라 이번 2연전이 매우 중요하다.
상대팀 코트디부아르는 아프리카 최강 전력이었던 20여년 전에 비하면 전력이 다소 하락해 FIFA 랭킹에서 한국(22위)보다 낮은 37위에 머물러 있다. 하지만 지난 두 월드컵 예선탈락한 것과 달리 8년 만에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서도 2017년부터 2021년까지 부진했지만 2023년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고 3개월 전 열린 대회에서 8강에 오르며 한결 강해진 모습이다.
과거에 비해 선수단의 불균형이 약간 생겼는데, 디디에 드로그바를 잇는 스트라이커가 없는 대신 측면공격과 중앙수비가 눈에 띄게 화려하다. 센터백의 경우 2년 전 바이엘04레버쿠젠의 분데스리가 무패 우승 멤버였던 오딜롱 코소누, 에방 은디카가 가장 눈에 띄며 그밖에도 에마누엘 아그바두, 겔라 두에 등 빅 리그 수준의 선수들이 여럿 포진해 있다. 야아 투레의 뒤를 잇는 중원 라인에는 주장 프랑크 케시에를 중심으로 장 미셸 세리, 이브라힘 상가레, 세코 포파나 등이 버티고 있다.
측면공격은 최대 강점이다. 세계에서 가장 각광받는 10대 드리블러 얀 디오망데가 애초 명단에 있다가 부상으로 이탈했고, 베테랑 윌프레드 자하가 이번 명단에서는 빠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마드 디알로를 중심으로 니콜라 페페, 시몬 아딩그라 등의 강력한 진용을 구축했고 20세 신예 바주마나 투레도 출전을 노린다. 여기에 이번 명단에서 제일 유명한 스트라이커 에반 게상 역시 윙어 성향이 강한 선수다.
디알로는 좌우 측면에서 윙백과 윙어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에너지 넘치는 선수로, 맨체스터유나이티드를 후벵 아모림 감독이 지휘하는 동안 경기력을 잘 유지한 몇 안 되는 선수 중 하나였다. 지난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 8골 6도움을 올렸고, 이번 시즌은 공격 포인트가 다소 줄었지만 스피드와 파괴력은 여전하다.
페페는 아스널에서 이적료에 비해 터무니없이 부족한 활약으로 ‘역대 최악의 영입’ 소리까지 들었던 선수지만 스페인의 비야레알로 이적한 뒤엔 제대로 부활한 모습이다. 이번 시즌 스페인 라리가 5골 4도움을 기록 중이다. 오른쪽에서 중앙으로 치고 들어가다 왼발 킥으로 마무리하는 패턴이 다시 통하고 있다. 여기에 독일 호펜하임 소속 투레는 분데스리가 2골 7도움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으며, 네이션스컵에서 조커로만 투입돼 2골을 넣는 등 대표팀 활약상이 특히 좋다.
코트디부아르 윙어진에 특히 주목하는 이유는 이들과 경합해 한국 윙백들이 이겨낼 수 있는지가 전술상 중요하기 때문이다. 홍 감독이 최근 도입한 3-4-2-1 대형은 기존의 4-2-3-1 대형과 달리 측면자원이 윙백 하나뿐이다. 이 대형이 세계적으로 유행한 건 갈수록 일대일 경합을 중시하는 세계적인 풍토 때문이다. 우리 윙백이 상대 윙어를 일대일로 어느 정도 막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오히려 더 공격적으로 나가면서 상대 측면을 뒤로 밀어내야 한다. 그러지 못하면 자기 진영에 갇혀서 일방적으로 두들겨 맞는 양상이 될 수 있다.
홍 감독이 이 대형을 과거의 3-4-3으로 해석해 두 2선 자원에게 잦은 측면 수비를 지시할 수도 있다. 하지만 2선 자원이 너무 좌우로 퍼지면 상대의 중앙 빌드업에 대한 압박 능력이 급격히 줄어들고, 결국 상대가 마음대로 공을 전개하게 허락하다가, 좋은 위치에서 측면 공격을 시작할 수 있도록 허락하는 꼴이 될 수 있다. 더 현대적인 스리백을 운용하려면 오히려 좌우 윙백들이 적절한 판단으로 전진하면서 압박까지 가담해야 한다. 측면 수비는 어느 정도 윙백에게 맡겨야 하는 대형이다.
한국 풀백들은 특히 드리블 능력 좋은 선수에게 약한 편이다. 코트디부아르 윙어들이 평소 접하는 상대보다 더 빠르고 과감하게 덤벼들 경우 뚫릴 위험이 크다. 이번 경기는 평가전이다. 한국 윙백들이 상대 측면 공격을 얼마나 견딜 수 있는지 이번 경기를 통해 측정하고, 월드컵 본선에서 만날 윙어들에 앞서 예행연습을 해야 한다.
나아가 윙어들이 마무리까지 맡을 가능성이 높다. 코트디부아르는 요즘 안그래도 스트라이커 포지션이 약한데 노장 세바스티앙 알레, 신예 앙제요앙 보니가 모두 제외되면서 더 전방이 약해졌다. 한국 입장에서는 윙백뿐 아니라 스리백의 스토퍼들도 잠깐 방심하면 배후로 파고들어 골을 노리는 상대 윙어들에게 골머리를 앓을 가능성이 높다. 이 플레이에 대한 대응 요령도 이번 평가전으로 가다듬어야 한다.
한국은 이번 평가전 윙백으로 김문환, 설영우, 옌스 카스트로프, 이태석을 선발했다. 윙백으로 포지션을 바꾸고 요즘 잘 나가는 카스트로프가 관심을 모으는데, 소속팀에서 당한 부상을 안고 있는 것이 변수다. 또한 윙어인 양현준, 엄지성도 윙백으로 뛸 가능성이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아프리카축구연맹 X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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