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전 세계를 대상으로 부과 중인 10%의 글로벌 관세를 법적 상한선인 15%까지 인상하기 위한 막바지 절차에 돌입했다. 미 연방대법원의 제동에도 불구하고 무역법 우회로를 통해 '트럼포노믹스(Trumponomics)'의 핵심인 고관세 정책을 밀어붙이겠다는 강경한 의지로 풀이된다.
"디테일보다 전략 봐라"… 무역법 122조 상한선 15% '기정사실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책사'로 불리는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담당 고문은 25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폴리티코 라이브' 대담에서 글로벌 관세 15% 인상안과 관련해 "이미 실행됐거나, 최소한 실행 단계(in process)에 있다"고 밝혔다. 그는 구체적인 발효 시점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하면서도 "일상적인 디테일에 빠지지 말고 우리가 준비 중인 더 큰 전략을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조치는 지난달 연방대법원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한 상호관세 부과를 위법이라고 판결한 데 따른 후속 대응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즉각 '무역법 122조(국제수지 위기 시 관세 부과 권한)'를 발동해 10% 관세를 부과했으며, 이제 이를 법적 한도인 15%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나바로 고문은 "대법원 판결로 IEEPA 권한은 잃었지만, 다른 무역 관련 법령들의 합법성을 확인받은 최선의 결과였다"며 정책 추진의 정당성을 거듭 주장했다.
이란 전쟁 · 물가 우려에도 '강공'… 301조 · 232조 연계 '핀셋 규제' 예고
시장에서는 이란 전쟁 여파로 유가와 물가가 불안정한 상황에서 관세 추가 인상이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 있다는 회의론도 나온다. 그러나 나바로 고문의 발언은 중동 정세와 무관하게 보호무역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확고한 신호로 해석된다. 특히 이번 글로벌 관세는 150일간 적용되는 임시 조치인 만큼, 향후 미 무역대표부(USTR)의 301조(불공정 무역) 조사와 상무부의 232조(국가안보) 조사를 통해 특정 국가와 품목을 겨냥한 고강도 추가 관세가 뒤따를 전망이다.
이는 대미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도 비상등을 켜게 한다. 자동차, 반도체, 의약품 등이 주요 타깃으로 거론되는 가운데, 나바로 고문은 기존 무역 협정들을 "맞춤형(bespoke)"이라고 지칭하며 얼마든지 조정 가능하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우리 정부는 민관 합동 대응 체계를 가동하며 미국 측의 추가 행정명령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연준 향한 파상공세… "파월은 역사상 최악의 의장"
한편 나바로 고문은 이날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을 향해 "현대 역사상 최악의 의장이자 독소적(toxic) 존재"라며 노골적인 적대감을 드러냈다. 그는 파월 의장이 트럼포노믹스를 오해하고 대통령에게 저항하고 있다고 비난하며, 차기 의장으로 지명된 케빈 워시와의 불편한 공존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대외적으로는 '관세 장벽', 대내적으로는 '연준 압박'을 통해 경제 주도권을 완전히 장악하겠다는 포석이다.
[폴리뉴스 차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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