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어린이병원 사각지대…“진료받고 나왔는데 약 처방 불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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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어린이병원 사각지대…“진료받고 나왔는데 약 처방 불가능”

헬스경향 2026-03-26 10:16:10 신고

3줄요약
“의료진 최소 6~7명 필요”
약국은 별도 지원 전무…연계 외면
“소아 조제 운영비 더 많이 들어”
병원+약국 패키지 지원책 전환을
달빛어린이병원의 한계는 병원 단계에서 끝나지 않는다. 실제로 병원에서 진료를 받고도 약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사진=AI 생성이미지).
달빛어린이병원의 한계는 병원 단계에서 끝나지 않는다. 실제로 병원에서 진료를 받고도 약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사진=AI 생성이미지).

정부가 야간·휴일의 소아진료 공백 해소를 위해 2018년부터 ‘달빛어린이병원’ 제도를 시행 중이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병원 숫자만 늘었지 운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올 3월 기준 전국 달빛어린이병원은 147곳으로 확대됐다. 하지만 지역편중이 극심하다. 수도권에 46.3%가 집중된 반면 경북의 경우 8곳에 그쳤다. 또 ‘달빛’이라는 이름과 달리 야간진료 없이 주말에만 운영하는 이른바 ‘반쪽운영’ 사례도 적잖다.

이는 달빛어린이병원 운영을 위해 필요한 인력과 시간에 대한 정부 지원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한 결과이다. 외형은 확장됐지만 실제로는 사실상 운영이 어려운 ‘형식적 지원’이 된 것이다.

대한소아청소년병원협회 최용재 회장은 “심야나 새벽 등 의료취약시간대에 진료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6~7명의 소아청소년과 의사와 간호사, 간호조무사, 방사선사, 임상병리사, 채혈전담간호사, 주차인력, 행정인력 등 매우 많은 인원이 필요한데 이와 관련된 지원비는 없다”고 토로했다.

달빛어린이병원의 한계는 병원 단계에서 끝나지 않는다. 더 큰 문제는 진료 이후에 비로소 드러난다. 병원에서 진료받고도 정작 약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

달빛어린이병원은 정부 보조를 받지만 병원과 함께 작동해야 할 약국은 제도 밖에 놓여 있다. 달빛어린이병원 연계약국은 별도의 운영비 지원 없이 사실상 자발적 참여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가 밝힌 야간조제 시 적용되는 건강보험수가 30% 가산 역시 모든 약국에 동일하게 적용되는 구조로 달빛어린이병원 협력약국에 대한 추가보상은 아니다. 반면 일부 공공심야약국은 지자체 지원을 받는다. 같은 ‘야간공공의료’ 체계 안에서도 지원기준이 다른 이중구조가 형성되면서 정책 혼선이 현장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단순한 불편을 넘어 ‘운영 붕괴’로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약사인력 확보가 어려운 상황에서 야간근무를 감당할 약국 자체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일부 약국은 저녁 시간까지만 운영하거나 심야에는 문을 닫고 있다.

인천광역시에 거주 중인 김가은(여·가명) 씨는 “최근 아이가 아파서 인근 달빛어린이병원에 새벽 2시에 방문했는데 약은 다음 날 약국에서 처방받으라는 말을 들었다”며 불만을 토했다.

보건복지부는 달빛어린이병원 인근 약국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2023년 11월부터 협력약국 162곳을 대상으로 야간진료관리료를 50% 인상하고 6세 미만 소아 및 심야조제수가 가산을 100%에서 200%로 확대했다고 설명한다. 또 취약지에 대해서는 운영비 지원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장에서의 체감도는 극히 낮다. 야간약국 운영은 건당수가로 유지되는 구조가 아니다. 실제로 달빛어린이병원에서의 새벽 처방은 몇 건 되지 않는다. 하지만 인건비, 야간근무 리스크, 수요 변동성 등을 고려하면 고정비 보전이 필수인데 현재 정책은 여전히 ‘수가인상’에만 머물러 있다.

달빛어린이약국을 운영하고 있는 곰돌이스타약국 오세호 약사는 과거 국회토론회를 통해 “소아조제의 경우 일반성인에 비해 난이도가 높고 들어가는 자재비용도 많다”며 “공공심야약국처럼 문을 열었을 때 일정 부분 운영비를 지원해 주는 방안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대안으로 화상투약기, 비대면진료 연계 등이 거론되지만 현실적 제약이 만만찮다. 화상투약기는 약사회의 반대에 막혀 있고 비대면진료는 법적 기반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은 상태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한 해법으로 병원과 약국을 하나의 체계로 묶는 ‘패키지 지원’ 전환을 제시한다. ▲야간 고정운영비 지원 ▲협력약국 제도화 ▲공공심야약국과의 기능 통합 ▲비대면 투약제도 정비 등이 동시에 논의돼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아이들의료재단 정성관 이사장은 “심야에는 검사나 처치 이후 약 처방이 필수인 경우가 많은데 약국이 문을 닫아 ‘아침에 받아 가라’고 안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발생한다”며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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