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로드] 중동 사태로 에너지 수급 불안이 커지자 재계와 금융권, 주요 경제단체가 정부의 에너지 절약 방침에 발맞춰 전방위적인 ‘에너지 다이어트’에 나섰다. 차량 운행을 줄이기 위한 5·10부제 도입과 함께 냉난방 온도 제한, 조명 소등, 대중교통 이용 확대 등 사무실·사업장 전반에 걸친 절전 조치가 일제히 시행된다.
삼성전자는 26일부터 국내 모든 사업장에서 차량 10부제를 시행한다. 차량 번호 끝자리와 날짜 끝자리가 같은 날에는 해당 차량을 운행하지 않는 방식으로, 임직원 참여를 적극 독려한다는 방침이다. 전기·수소차와 임산부·유아 동승 차량, 장애인 사용 자동차 등은 예외로 뒀다. 삼성은 또 사업장 내 야외 조경, 복도, 옥상 등 비업무 공간 조명을 50% 소등하고, 휴일에는 미사용 주차 공간을 폐쇄·소등해 전력 사용을 줄이기로 했다.
SK그룹은 이달 30일부터 전 사업장에 차량 5부제를 도입한다. 차량 번호 끝자리에 따라 요일별로 운행을 제한하는 방식이다. 동시에 점심시간과 퇴근 후 사무실 소등을 의무화하고, 냉방은 26도 이상, 난방은 18도 이하로 유지하는 등 각 사업장 여건에 맞춘 에너지 절감 캠페인을 병행한다.
LG그룹 전 계열사도 오는 27일부터 국내 모든 사업장을 대상으로 차량 10부제를 시행한다. 그룹은 임직원의 적극적인 참여를 주문하는 한편, 유가 상승 등 경제 상황을 점검해 필요시 추가·확대 조치도 검토할 계획이다.
롯데그룹은 개인 및 업무용 차량을 대상으로 승용차 5부제를 시행한다. 출퇴근 시간대 교통 수요를 분산해 에너지 소비를 줄이기 위해 유연근무제 활용도 적극 권장하기로 했다. 그룹 차원의 ‘롯데그룹 에너지 절약 캠페인 10대 수칙’을 마련해 냉난방 적정 온도 유지, 대기전력 차단, 대중교통 이용 활성화, 화상회의를 통한 출장·이동 최소화, 고효율·절감형 설비 우선 도입 등을 추진한다.
한화그룹은 26일부터 국내 모든 계열사와 사업장에서 차량 10부제를 실시하고 사무실·사업장 전기 절감에 나선다. 복도·로비·주차장 등 공용 공간의 조명 밝기를 낮추고, 야간 외관 조명도 최소화할 계획이다. GS그룹 역시 자율 참여 방식의 자동차 5부제를 도입하는 등 자체 에너지 절감 방안을 마련해 26일부터 시행한다.
HD현대는 전날부터 자율 참여 방식의 자동차 10부제를 운영하고 있다. 생산 현장에서는 설비 유휴시간에 대기 전원을 차단하는 등 전력 사용 효율화를 위한 세부 방안을 수립해 공지했다. CJ그룹은 전 계열사·사업장에서 ‘차량 5부제’를 즉시 시행하기로 하고, 자가용을 이용하는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적용한다. 방문객에게도 대중교통 이용을 권장한다. 향후 자원안보위기 단계가 ‘경계’로 격상될 경우에는 계열사별 상황과 직무 특성에 따라 재택근무, 거점 오피스, 유연근무제 확대도 검토한다.
금융권도 동참 대열에 합류했다. 우리금융지주는 25일 자정부터 은행 본점 주차장 이용 차량을 대상으로 차량 5부제를 강화해 시행하고, 위반 시 벌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신한금융은 지난 23일부터 차량 5부제 적용 대상을 전 계열사 임원·부서장 업무용 차량까지 확대했다. NH농협금융은 24일부터, KB금융과 하나금융은 25일부터 각각 차량 5부제를 시행 중이다.
IBK기업은행은 이미 2008년부터 차량 끝 번호 홀수·짝수에 따라 주차장 이용 요일을 나누는 차량 2부제를 운영해 왔다. 이번 에너지 비상 상황을 계기로 추가적인 에너지 관리 강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금융권 전반에서는 오후 6시 퇴근 이후 PC 전원 종료, 건물 일괄 소등 등 절전 조치도 병행된다.
경제단체들도 발 빠르게 대응에 나섰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전국 74개 지역 상공회의소의 업무용·출퇴근 차량을 대상으로 차량 5부제를 시행한다. 난방 20도·냉방 26도 유지, 엘리베이터 효율 운행, 대기전력 차단, 에너지 절약 제품 사용, 비대면 화상회의 전환, 점심시간 소등, 퇴근 시 전원 차단 등 다양한 절전 활동을 함께 추진한다.
한국경제인연합회는 26일부터 임직원을 대상으로 ‘에너지 다이어트를 위한 6가지 실천’ 캠페인을 시작한다. 출퇴근 시 대중교통 이용을 권장하고, 화상회의 활용을 확대해 불필요한 이동을 줄이는 한편, 사무실 내 자원·에너지 절약 노력을 강화한다. 여의도 FKI타워의 자동 소등 시간을 1시간 앞당기는 등 건물 전체 전력 사용량 감축에도 나설 계획이다.
정부서울청사 등 공공 부문에서도 승용차 5부제 동참 캠페인이 진행되는 가운데, 재계·금융권·경제단체의 연쇄적인 에너지 절감 행보가 중동발 에너지 수급 불안에 대응하는 민간 부문의 대표적인 자구책으로 자리 잡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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