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협공에 고려아연 무너지면 韓 혁신 고갈”…류영재 일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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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 협공에 고려아연 무너지면 韓 혁신 고갈”…류영재 일침

AP신문 2026-03-25 21:27:5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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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신문(AP뉴스)/이미지 제공 = 고려아연 ▲박기덕 고려아연 사장이 24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제52기 고려아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AP신문(AP뉴스)/이미지 제공 = 고려아연 ▲박기덕 고려아연 사장이 24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제52기 고려아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AP신문 = 조수빈 기자] 국내 의결권 자문 분야의 권위자인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가 고려아연(010130) 경영권 분쟁을 두고 자본시장을 향해 묵직한 화두를 던졌다. 단순한 지분 싸움이 아닌, 한국형 거버넌스의 본질과 주주자본주의의 지향점을 재정립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25일 서스틴베스트에 따르면, 류영재 대표는 지난 24일 자신의 SNS를 통해 ‘고려아연 사태가 던진 질문: 거버넌스는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류 대표는 이 글에서 “장기적 관점의 주주자본주의는 기술과 인력, 조직문화, 공급망과 같은 보이지 않는 자산을 보호하고 단기 수익 극대화의 유혹으로부터 기업을 지켜내는 작업”이라고 정의했다.  

그러면서,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의 경영권 방어 조치를 ‘기업가치 훼손’으로 규정하는 시장의 단선적인 시각에 일침을 가했다. 류 대표는 “적대적 인수가 기업의 중장기 성장을 저해할 우려가 큰 경우, 방어는 오히려 주주자본주의가 전제로 하는 이사의 선관주의 의무를 다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경영진의 방어 행위가 단순히 사적인 자리를 지키기 위한 책임 회피가 아니라, 기업의 무형 자산을 지키기 위한 적극적인 경영 판단의 일환이라는 취지다.

나아가, 그는 원칙을 벗어난 공격의 위험성을 경고하며, 현재 MBK파트너스와 영풍이 추진하는 적대적 M&A의 논리적 모순을 조목조목 짚었다.

류 대표가 가장 먼저 겨냥한 지점은 영풍의 경영 역량 부재 문제다. 그는 고려아연이 지난 수십 년간 축적해 온 공정 효율과 리스크 관리 역량의 결과로 44년 연속 영업이익 흑자라는 독보적인 실적을 기록했음을 높게 평가했다. 반면 영풍에 대해서는 냉정한 평가를 내놨다. 주력 사업장인 석포제련소가 환경오염과 인허가 위반 등으로 반복적인 조업 정지 처분을 받았고, 이로 인해 최근 5년간 제련 부문에서 영업적자를 지속해 온 점을 지적했다. 류 대표는 “스스로의 환경·안전 리스크조차 적절히 통제하지 못한 회사가 이미 글로벌 1위의 경쟁우위를 확보한 회사를 더 잘 경영할 것이라는 가정은 어떤 경험적·이론적 근거에서 나오는가”라며 영풍의 경영 역량에 강한 의구심을 제기했다.

사모펀드(PEF)인 MBK파트너스의 개입에 대해서도 산업적 관점에서의 우려를 표했다. 류 대표는 사모펀드의 속성상 5~7년 내 엑시트(투자금 회수)를 전제로 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정 시점에서의 매각을 염두에 둔 전략은 필연적으로 단기 수익 극대화 압력으로 이어지며, 이는 결국 장기적인 기술 투자 축소나 핵심 인력 유출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는 분석이다. 특히, MBK가 공언한 기업가치 제고 방안이 실물 경제의 지속 가능한 성장보다는 재무적 셈법에 편중돼 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뿐만 아니라, 류 대표는 국민연금의 의결권 결정 구조라는 제도적 한계도 지적했다. 현재 국민연금이 기업 분석을 담당하는 기금운용본부가 아닌, 외부 인사 중심의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수책위)에 중요 안건 판단을 맡기는 구조는 투자 논리와 의결권 행사를 분리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의결권 결정이 투자 프로세스 밖에 존재할 때 정치나 여론에 의해 판단이 왜곡될 가능성이 커진다”며, 투자 성과에 책임을 지는 주체가 의결권까지 행사해야 한다는 개선 방향을 제시했다.

마지막으로 류 대표는 형식적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넘어 재무, 기술, 전략, ESG를 통합적으로 아우르는 ‘홀리스틱(Holistic) 거버넌스’ 관점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장기적 기술 축적을 통해 세계 정상에 오른 기업이 단기적 이익을 앞세운 자본의 협공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진다면, 한국 사회의 혁신과 모험가 정신은 고갈될 것이라는 경고다.

류영재 대표는 "이번 고려아연 사태가 한국 자본시장이 장기적 성장과 기업가 정신을 함께 보호할 수 있는 새로운 거버넌스 기준을 정립하는 전환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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