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교 측으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년 8개월을 선고받은 김건희씨의 항소심이 25일 열렸다.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은 1심이 무죄라고 판단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와 무상 여론조사 의혹 등에 대해서도 유죄 판결을 요청했다. 반면 김건희씨 측은 1심에서 일부 유죄를 선고받은 알선수재 혐의에 대해 '의례적인 인사 차원의 선물'이라며 무죄를 주장했다.
한편, 같은 날 12·3 비상계엄 당시 국회에서 열린 '계엄 해제 표결'을 방해한 혐의로 내란특검(특별검사 조은석)에 기소된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의 첫 재판도 열렸다. 추 의원은 "국민의힘을 위헌 정당으로 몰아가 보수 정당의 맥을 끊으려는 내란몰이, 정치공작"이라고 반발했다.
김건희 1심, 통일교 금품수수만 유죄 징역 1년8월
주가조작·여론조사·금품수수 유무죄 공방
서울고법 형사15-2부(고법판사 신종오·성언주·원익선)는 25일 자본시장법 위반·정치자금법 위반,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를 받는 김건희씨의 2심 첫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특검과 김씨 측은 주요 혐의를 놓고 공방을 벌였다.
먼저 특검 측은 원심이 무죄라고 본 김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에 대해 "2010년 10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 등과 공모해 포괄일죄의 공동정범으로 가담했다"고 주장했다.
특검은 김 씨가 주가조작 세력의 시세조종을 인식한 상태에서 주가조작 세력과 공모해 자신의 계좌와 자금을 제공했다고 본다.
하지만 앞서 1심은 김 씨가 주가조작에 대한 인식은 있었지만 공모한 증거가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이에 특검은 이날 "백번 양보하더라도 계좌를 제공하고 통정매매함으로써 시세조종 행위를 용이하게 해 방조한 혐의는 최소한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김 씨 측은 "김 여사가 권 전 회장을 제외한 공범 중 직접 연락한 증거나 정황이 전혀 없다"며 "계획 수립에 가담한 바 없어 공동정범은 성립할 수 없다"고 반박 했다.
명태균씨로부터 무상 여론조사를 제공 받은 혐의에 대해서 특검은 "원심 판단은 여론조사의 성질과 특수성을 간과한 법리오해 위법이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1심은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와 명씨 측이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아 이들 사이에 계약이 없었다는 것을 무죄 이유로 제시한 바 있다.
이날 특검은 "정상적인 여론조사 아니라서 공식 서류를 작성할 성격이 아니고, 무상 제공한 여론조사라 계약서 작성 필요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원심은 여론조사를 제3자가 제공한 사정을 무죄 근거로 설시했지만, 이는 다른 금품과 달리 불특정 다수에게 전파될 때 정치 영향력 표출 특성 커지는 것을 간과한 것"이라며 윤 전 대통령 부부가 실질적으로 이익을 얻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 씨 측은 "명씨가 영업활동의 일환으로 일방적으로 여론조사를 한 후 피고인에게 전송한 데 불과하고, 명씨와 별도로 여론조사 계약에 관해 논의하거나 합의하지도 않았다"면서 "정치자금법 위반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제공된 여론조사 비용이 정치자금에 해당해야 하지만 김 여사는 정치활동을 하는 사람이 아니다"라고 맞섰다.
한편, 원심에서 일부 유죄를 선고한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에 대해서 특검은 전부 유죄를 김 씨 측은 무죄를 주장했다.
특검팀은 구체적 항소 이유를 설명한 후 1심 때 구형량과 같은 징역 15년 및 벌금 20억원, 추징금 9억4천800여만원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반면 김 씨 측은 최근 윤 전 대통령이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데다 부부가 모두 구속 상태로 다수 재판을 받고 있다며 선처를 구했다.
재판부는 내달 8일 오후 2시에 결심공판을 열고 증거조사 이후 최종 의견, 최후 진술 등을 들을 예정이다.
추경호 "보수 정당의 맥 끊으려는 내란몰이, 정치공작"
이날 12·3 비상계엄 해제 표결 방해 혐의로 내란특검에 기소된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의 첫 재판도 열렸다.
추 의원은 비상계엄 선포 당시 국민의힘 원내대표였다.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당시 야당들은 비상계엄을 해제하기 위해 국회에 모이고 있었다. 이런 가운데 추 의원은 의원 총회 장소를 여러 차례 변경해 결과적으로 국민의힘 의원들이 표결에 참여하지 못하게 됐다.
특검은 추 의원이 윤 전 대통령의 요청을 받고 의총 장소를 고의로 변경했다고 보고 그를 재판에 넘겼다.
이날 추 의원은 법원에 출석하며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이번 기소는 추경호 개인에 대한 기소가 아니라 국민의힘을 위헌 정당으로 몰아가 보수 정당의 맥을 끊으려는 내란몰이, 정치공작"이라고 반발했다.
이어 "추경호와 국민의힘을 겨냥한 이재명 정권과 정치 특검의 터무니없는 정치 공작과 탄압은 재판을 통해 그 진실이 명백히 밝혀질 것"이라며 "법과 원칙에 따라 끝까지 싸워 승리하겠다"고 했다.
추 의원 측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부장판사 한성진)가 연 이날 1차 공판기일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추 의원 측은 "특검이 현재까지 공개한 모든 자료 중에 범행을 증명할 만한 직접 증거가 없다"며 "모두 가공된 자료를 억측과 상상으로 끼워 맞춰 논리에 어긋나는 비합리적이고 편향적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특검의 수사 결과는 증명이 아닌 사후적 소극적 추정에 불과하다"며 "특검은 사후적으로 알게 된 계엄 관련 정보를 추 의원이 미리 알고 있었다고 추정하고 있으며 이는 정치적 주장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계엄에 대해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고 계엄이 내란이라는 사실도 인지 못했다"며 "대통령의 협조 요청도 없었고 추 의원의 협조 행위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계엄 당일 윤 전 대통령과의 통화가 2분 남짓에 불과했고, 윤 전 대통령의 내란 혐의 1심 판결문에 추 의원에게 협조를 요청했다는 내용이 없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반면 특검은 "의원 한 명이라도 더 표결에 참여하도록 해야 할 위중한 상황에서 '당사로 모이라'고 공지한 것은 사실상 국민의힘은 표결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한 것과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은 국회의 역할에 계엄의 성패가 달려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었다. 추 의원을 통해 국민의힘 의원들이 의결에 참여하지 않도록 하는 게 비상계엄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필요충분조건이었다"고 설명했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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