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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뉴욕타임스(NYT)는 미 외교 당국자를 인용해 미국이 파키스탄을 통해 이란 측에 15개 항으로 이뤄진 요구사항을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이란 전쟁이 4주차에 접어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경제적·정치적 부담과 확전 위험을 고려해 ‘출구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고 NYT는 평가했다. 전날 갑자기 이란과의 대화로 급선회한 트럼프 대통령은 ‘15개 항’을 언급하고, 양측이 주요 쟁점에 대한 합의를 이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란이 우리에게 큰 선물을 줬다”며 협상을 낙관하기도 했다.
이스라엘 방송 채널12는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참모인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 특사와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가 “한 달간 휴전을 선언하고 그동안 15개 항에 대한 합의를 협상하는 방안을 마련했다”고 보도했다.
‘15개 항’에는 △이란의 기존 핵 능력 해체 △핵무기 비추구 약속 △영토 내 우라늄 농축 금지 △고농축 우라늄 450㎏ 국제원자력기구(IAEA) 이관 △나탄즈, 이스파한, 포르도 핵시설 해체 △IAEA의 완전한 접근권 및 감시 권한 △역내 대리세력 지원 중단 △호르무즈 해협 개방 보장 △미사일 사거리·수량 제한 △미사일 사용 자위 목적 제한 등이 포함됐다.
이에 따라 이란에 대해 국제 사회가 부과한 제재가 전면 해제되고, 이란이 합의를 위반할 경우 자동으로 제재가 복원되는 ‘스냅백 제재 메커니즘’도 폐기된다. 또한 미국은 부셰르 원전 전력 생산 등 민간 핵 프로그램 발전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튀르키예, 이집트, 파키스탄 등 중재국들도 회담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중 파키스탄이 가장 적극적으로,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가 회담 장소로 거론된다.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는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파키스탄은 전쟁 종식을 위한 대화를 전폭적으로 지지한다”면서 “미국과 이란이 동의한다면 파키스탄은 회담을 주최하는 데 기꺼이 참여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회담 성사 여부는 아직 미지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란 당국자들은 중재국들에 여전히 미국에 대한 강한 의구심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이란과 고위급 외교 협상을 진행하던 중 이란에 대한 공격을 감행했기 때문이다.
또한 이란 정부는 트럼프 행정부에 협상 재개에 대한 높은 기준이 있음을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걸프 지역 내 모든 미군 기지 폐쇄나 전쟁에 대한 피해 배상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전쟁 이후 이란 신정체제를 수호하는 이란 혁명수비대(IRGC)가 권력을 더욱 확대하면서 이들의 입장이 더욱 강경해졌다는 평가다. 한 미국 당국자는 “터무니없고 비현실적 요구”라면서 이러한 태도가 전쟁을 시작하기 전보다 이란과의 합의를 더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이 이란 측에 요구한 ‘15개 항’ 또한 사실상 1년 전 실패한 협상안을 반복한 것으로, 이란 역시 이를 수용할 가능성이 매우 낮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한편, 미국은 군사적 압박을 병행하고 있다. NYT는 미 국방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미 육군 정예 82공수사단 소속 병력 약 2000명의 중동 전개 명령이 내려졌다고 전했다. 미 국방부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추가적인 군사적 선택권을 제공하기 위해 이러한 명령을 하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이란의 주요 원유 수출 거점인 하르그 섬 점령에 투입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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