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현역 최경량 스모 선수 우루토라 다로(62.5kg)가 자신보다 100kg 이상 무거운 거구를 기술로 제압해 화제다. 유튜브 相撲チャンネル 갈무리
6초.
62.5kg의 스모 선수가 자신보다 100kg이 더 나가는 거구의 선수를 넘어뜨리기까지 걸린 시간이다. 최근 일본 스모계에서 체급의 열세를 오직 기술과 노련함으로 극복한 베테랑 선수의 승리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21일 일본 오사카 부립 체육관에서 열린 ‘대스모’ 5부 리그(조니단) 경기. 현역 스모 선수 중 가장 가벼운 62.5kg의 우루토라 타로(宇瑠寅太郎·37)는 자신보다 무려 100.7kg 더 나가는 다케다(163.2kg)를 쓰러뜨렸다.
경기가 시작되자마자 우루토라는 상대의 압도적인 체급에 밀려 경기장 가장자리로 힘없이 밀려났다. 패배 직전의 상황, 승기를 굳히려 달려드는 다케다의 ‘잡기’ 기술을 간파한 우루토라는 순간적으로 몸을 낮춰 피했다. 그 직후 상대의 빈틈을 파고들어 오른쪽 다리를 낚아채며 ‘아시토리(足取り·발 걸어 넘어뜨리기)’ 기술을 성공시켰다.
단 6초 만에 일어난 일이었다.
● 스모 경험 없는 직장인 출신 선수
2022년 3월, 우루토라(왼쪽)와 노리토모(오른쪽) 선수가 스모 경기 전 대면하고 있다. 둘의 몸무게 차이는 약 172kg이다. 엑스 @sumokyokai 갈무리
우루토라의 이력은 이른바 ‘엘리트 코스’와는 거리가 멀다. 학창 시절 정식 선수 생활을 거치지 않았던 그는 고등학교 졸업 후 평범한 직장인으로 생계를 꾸렸다. 반복되는 일상에 무료함을 느끼던 중, 지인의 권유로 어린 시절 동경하던 모래판에 뒤늦게 뛰어들었다.
늦은 시작이지만 집념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았다. 2010년 입단 당시 그는 최소 체중 기준인 67kg을 맞추기 위해 신체검사 직전 물 5리터를 마시고 체중계에 오르기도 했다. 입단 이후 첫 신체검사에서 우루토라 씨의 몸무게는 54.5kg에 불과했다.
데뷔전에서부터 2승 2패로 선전하던 그는 스모 경험은 없었지만, 오히려 그 점이 무기가 됐다. 격투기 등의 경험을 살려 상대의 틈에 파고들어 다리를 낚아채는 ‘아시토리’ 기술을 누구보다도 빠르게 구사할 수 있었던 것이다.
실제로 우루토라는 이번 3월 대회에서 거둔 5차례의 승리를 모두 아시토리 기술로 장식했다. 그가 극복한 상대 선수들인 니시세이고(129.0kg), 타이시쇼(119.0kg), 가이교세이(130.9kg), 기쿠치(123.1kg) 등은 모두 우루토라 보다 100kg 이상 무거운 거구들이었다.
활동명인 우루토라는 ‘울트라맨 타로’에서 착안한 이름이다. 거구를 겁내지 않고 파고드는 모습이 괴수를 물리치는 ‘히어로’를 연상시킨다는 뜻에서 스승이 붙여준 이름이다. 또 경기 중 반복해서 점프하며 상대의 잡기 기술을 피하는 모습이 화제가 돼 ‘울트라 점프’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 잦은 부상에 하위 리그 강등도…“인간 승리”
스모 시합 전 ‘치리초우즈(塵手水)’ 의식을 하고 있는 우루토라. 이 자세는 양손에 무기가 없다는 것을 보이는 스모 경기 전 의식이다. 엑스 @sumokyokai 갈무리
데뷔 후 그는 잦은 어깨 부상과 하위 리그 강등이라는 시련을 겪어야 했다. 2014년에는 왼쪽 어깨 탈구 수술로 10개월간 치료를 받아야 했고, 이듬해 복귀 후 다시 오른쪽 어깨 탈구로 순위표에서 이름이 지워지기도 했다.
그는 2016년 왼쪽 다리 수술과 2019년 습관성 탈구 수술을 받는 등 치료를 병행하며 5번이나 강등과 승격을 반복했다. 이 같은 시련에도 그는 60kg대의 몸을 유지하며 17년째 현역 생활을 이어오고 있다.
이번 경기를 두고 일본 언론들은 ‘인간 승리’라는 찬사를 보내며 “우루토라는 스모가 단순히 체중만으로 결정되는 종목이 아님을 증명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영호 기자 rladudgh234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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