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한스경제 박정현 기자 | K-POP 문화의 확산과 방탄소년단(BTS)의 활동 복귀가 맞물려 최근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폭증했다. 이에 놀, 아고다 등 국내외 숙박예약 플랫폼 역시 검색량과 예약률이 폭증하며 단기 수요를 흡수했다. 숙박 요금 역시 천정부지로 올랐다.
그러나 볕이 들기 힘든 곳도 있었다. 미국의 도시민박 플랫폼 ‘에어비앤비’라는 이름이 이를 대표하는 대명사처럼 통용되는 ‘도시민박업’이다. 외래객 3000만명 시대를 목전에 두고 국내 숙소가 부족한 상황에서 이와 같은 도시민박 제도가 활성화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 BTS 컴백에 공연 주간 숙박비 폭등
BTS 활동에 대해서는 이재명 대통령이 그 효과를 언급할만큼 21일 컴백 공연을 시작으로 오는 4월, 6월 고양과 부산에서 열리는 월드투어에 이르기까지 관광 산업에 있어 큰 파급력을 보이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숙박 예약 플랫폼들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일제히 수혜를 입었다. 싱가포르 숙박 예약 플랫폼 아고다가 2월 9일부터 3월 9일까지 100여 개국 숙소 검색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공연 기간(3월 20~21일 체크인 기준) 서울 검색량은 전월 대비 63% 증가했다.
월드투어 발표 효과도 뚜렷했다. 고양 공연 일정(4월 9·11~12일) 공개 당일 해당 지역 숙소 검색량은 전주 대비 약 8배 늘었고 부산(6월 12~13일) 역시 47% 증가하며 수요 확대가 이어졌다.
놀유니버스는 외국인 전용 플랫폼 ‘놀월드’ 거래액이 3월 기준 1월 대비 약 500% 성장했으며 회원 수도 한 달 새 30만명 늘어 870만명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경쟁사 여기어때가 외국인 계정 등록이 어려움에 따라 외국인 전용 플랫폼이 있는 놀월드로 수요가 쏠렸을거라는 분석도 가능하다.
수요 급증에 따른 부작용도 나타났다. 공정거래위원회 조사에 따르면 부산 숙박업소 135곳의 6월 둘째 주 요금은 평소 대비 평균 2.4배 상승했다. 자율요금제 구조상 직접 제재가 어려워 일부 숙박업소의 과도한 가격 인상 논란이 불거진 것이다.
▲ 도시민박, '주민동의 규제'에 발목...관광 특수에도 공급 확대 막혀
모텔과 호텔의 가격이 급등한 반면 지난 19일 진종오 국민의힘 의원실과 한국민박업협회가 공동 개최한 간담회에서는 도시민박업이 사전 규제에 가로막혀 성장 기회를 놓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진 의원은 “외래 관광객 3000만명 시대를 앞두고도 도시민박은 합법적 숙박 공급이 부족하다”며 도시민박 사업을 등록하기 위해 필요한 사전 주민 동의 제도가 과도한 진입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도시민박은 거주 주택을 활용해 외국인 관광객에게 숙식을 제공하는 형태로 최근 들어 급속히 늘어나는 관광사업이다. 박성훈 의원(국민의힘)에 따르면 공유숙박 사업자 수는 2020년 127명에서 2021년 349명, 2022년 741명, 2023년 1284명으로 4년만에 10배 넘게 불었다.
2010년대 이후 급성장하고 있지만 규제는 발전 속도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서 정대준 한국민박업협회 국장은 "가장 큰 제한은 영업 신고 단계에서 요구되는 주민 동의"라고 지적했다.
정 국장은 “지자체별 기준이 달라 단 한 명의 반대만으로도 사업 등록이 불가능하다”며 “이로 인해 미신고 숙소가 늘어나는 역효과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한국민박업협회에 따르면 마포구를 비롯한 14개 지역구는 단독주택이 도시민박 사업을 개시할 때도 주민 동의를 요구하고 있다. 강남구의 경우 다가구주택의 경우 인접 세대를 포함한 과반 동의를 조건으로 내건다.
한주형 강원대학교 교수도 도시민박이 단순 숙박을 넘어 관광 경쟁력과 직결된 문제라고 봤다. 한 교수는 “현재 숙박 인프라로는 외래 관광객 3000만명 수용이 어렵다”며 “예약난과 바가지 요금은 관광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대도시 집중을 심화시킨다”고 전했다. 이어 “한국인의 일상을 체험하는 것이 K-컬처의 핵심인 만큼 지역 주민과 소상공인에게 수익이 돌아가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전문가들은 도시민박 진흥을 위한 해법으로 표준화된 실무 매뉴얼 마련과 ‘선등록-후관리’ 체계 도입을 제안했다.
정 국장은 "안심번호를 활용해 주민과 운영자 간 직접 소통을 가능하게 하고 지자체가 자율 분쟁조정기구를 통해 민원을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에어비앤비 독주’…규제에 막힌 플랫폼화
이 같은 구조는 도시민박의 플랫폼화 가능성도 제약한다. 미국 플랫폼 에어비앤비가 한국 공유숙박 시장의 99%를 과독점한 가운데 국내에서도 유사한 모델이 자리 잡기 위해서는 공급 확대가 필수적이지만 현행 제도에서는 이를 기대하기 어렵다.
정부도 제도 개선 필요성에는 공감하고 있다. 장석인 문화체육관광부 관광산업진흥과 과장은 “도시민박업은 관광진흥법상 이미 제도화됐고 일부 지역에서는 내국인 대상 실증 특례도 운영 중”이라며 “3000만 관광객 시대에 대비해 공유숙박을 포함한 숙박 인프라를 체계적으로 정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진 의원 역시 관광진흥법 개정을 예고했다. 그는 “주민 동의 기준이 지역마다 상이하고 공동주택 관련 규정도 미비한 상황”이라며 “제도 개선을 위한 입법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K-컬처 산업 확대를 위해서라도 도시민박 제도 정비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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