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력발전기 4분의1이 가동 15년 넘어…"규제는 3년주기 점검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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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력발전기 4분의1이 가동 15년 넘어…"규제는 3년주기 점검뿐"

연합뉴스 2026-03-25 16:01:4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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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0기 중 208기 가동연한 15년 이상…'노후화' 세계적 문제

검게 그을린 영덕 풍력발전기 검게 그을린 영덕 풍력발전기

(영덕=연합뉴스) 김현태 기자 = 24일 오전 경북 영덕군 영덕읍 창포리 풍력발전단지 내 한 풍력발전기가 검게 그을려 있다. 해당 발전기에서는 전날 불이나 발전기에 올라가서 수리하던 작업자 3명이 숨졌다. 2026.3.24 mtkht@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최근 경북 영덕군에서 발생한 풍력발전기 화재와 꺾임 사고로 노후 풍력발전기 안전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풍력발전기 설계수명은 보통 20년으로 본다.

실제 중대형 풍력발전기 설계 국제기준인 'IEC 61400'은 풍력발전기 터빈의 설계수명을 최소 20년은 확보해야 한다고 요구한다.

이에 통상 풍력발전기는 20∼25년 정도 운영할 것을 가정하고 이에 견디도록 설계된다.

풍력발전기는 풍속이 강하게 풍황이 좋은 산 정상 부근이나 해안선 가까이, 주변에 다른 시설이 없는 바다 한 가운데 설치하기에 강풍과 낙뢰에 그대로 노출된 경우가 많다.

문제는 세계적으로 1990년대 중반부터 풍력발전이 급격히 확대된 터라 수명을 다하는 발전기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작년 에너지 리서치기업 우드맥킨지는 2023년에서 2033년 사이 가동연한이 20년이 됐거나 20년이 될 전 세계 육상 풍력발전기 규모가 중국을 빼고도 약 275GW(기가와트) 규모일 것으로 추산했다.

세계 육상 풍력발전 설비 용량이 2024년 기준 누적 1천52GW라는 점을 고려하면 약 4분의 1 정도가 '노후화'를 걱정해야 한다는 의미다.

풍력발전기 노후화 문제는 풍력발전 확대를 먼저 주도한 유럽에서 가장 심각한데, 유럽 육상 풍력발전기 중 5분의 1에 해당하는 9만여기가 가동한 지 이미 15년 이상이라는 통계도 있다.

한국도 풍력발전기 노후화 문제에서 벗어날 수 없다.

기후에너지환경부에 따르면 현재 운영되는 풍력발전기 890기 가운데 80기(약 9%)가 가동한 지 20년 이상 됐다. 가동연한이 15∼19년인 발전기는 128기였다. 전체 풍력발전기 23%가 15년 이상 된 것이다.

가동연한이 10∼14년인 발전기는 263기이며 노후화 문제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가동연한 9년 이하 발전기는 419기로 나타났다.

풍력발전는 온실가스 배출이 없는 발전이지만 사고가 없는 발전은 아니다.

스코틀랜드의 풍력발전에 반대하는 단체인 'SAS'가 언론보도나 공개된 정보를 통해 취합한 결과 세계적으로 작년 152건 등 지난해까지 총 6천579건의 풍력발전기 사고가 있었고 265명이 목숨을 잃었다.

또 지난해 이탈리아 학술지에 투고된 논문을 보면 2000년부터 2024년까지 연평균 20건씩, 총 478건의 풍력발전기 화재가 보고됐다. 연구진은 보고되지 않은 화재도 있어 실제 화재는 더 잦았을 것으로 봤다.

노후 풍력발전기가 늘어나면 사고가 증가할 수 있지만 현재 국내엔 이렇다 할 대책은 없다.

운영 중인 풍력발전기 설비와 관련해선 전기안전관리법에 근거해 3년 주기로 정기 검사를 받아야 하는 것이 사실상 유일한 규제다.

기후부가 지난달 2일 영덕풍력발전단지에서 발전기 꺾임 사고가 발생한 후 전국 노후 풍력발전기 전수 조사를 벌인 바 있지만 이는 일회적인 조처였다.

이에 풍력발전기도 설계수명이 완료되면 계속 가동할지, 해체하고 새 발전기로 교체할지 등을 검토하는 절차를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기후부는 최근 영덕풍력발전단지 발전기 화재와 관련해 발전기가 노후한 점보다는 '정비 과정상 문제'에 더 초점을 맞추는 모습이다.

김 장관은 이날 화재 현장을 찾아 "이번 사고를 계기로 풍력발전기 정비 과정 전반의 문제를 점검하고 안전 관리 강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기후부는 정비 작업자들이 안전 수칙을 준수했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jylee2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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