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한스경제 김유진 기자 |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 등 중동 불안에 투자 심리가 위축되는 가운데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 가격이 이달 들어 금리·달러 강세 여파에 밀려 급락하면서 관련 ETF 수익률도 일제히 두 자릿수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25일 코스콤 ETF CHECK에 따르면 이달 들어 주요 금 ETF는 일제히 하락세를 나타냈다. 국제 금 선물 가격을 추종하는 'KODEX 골드선물(H)'이 전날 기준 15.81% 내렸고, 국내 금 현물 ETF인 'ACE KRX금현물'과 'TIGER KRX금현물'도 각각 11.83%, 11.80% 하락했다. 국제 금 현물을 추종하는 'SOL 국제금'과 'KODEX 금액티브'도 각각 11.73%, 11.84% 떨어졌다.
금 채굴 기업에 투자하는 ETF의 낙폭은 더욱 컸다. 같은 기간 전날 기준 국내 유일 금 채굴 ETF인 'HANARO 글로벌금채굴기업'은 23.08% 급락했다.
통상 금은 전쟁·금융위기 등 지정학적 불안이 고조될 때 안전자산으로 자금이 몰리는 특성이 있다. 실제로 중동 사태 직후인 이달 초 금값은 일시적으로 급등했으나, 이후 연일 하락세로 돌아섰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 따르면 국제 금 가격은 전날 기준 1트로이온스당 4402.00달러로, 중동 전쟁 발발 직전인 지난달 27일(5247.90달러) 대비 16.11% 하락했다.
▲ 금값, 고유가·고금리·달러 강세에 직격탄
시장에서는 유가 급등에 따른 금리 환경 변화를 주된 원인으로 꼽는다. 같은 기간 서부 텍사스유(WTI) 선물 가격이 37% 넘게 폭등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졌고, 미 연방준비제도(Fed)는 지난 18일(현지시간) FOMC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금은 이자 수익이 없는 자산인 만큼 금리가 높은 수준에서 유지될수록 다른 자산 대비 보유 매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달러 강세도 금 가격을 끌어내리는 요인이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DXY)는 지난 13일 100선을 돌파했다. DXY가 100을 넘긴 것은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이다.
하나증권 전규연 연구원은 "미 달러의 가치가 높아졌고, 각국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사라졌다"며 "금 가격은 미 달러 및 금리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매크로 여건은 금 가격의 조정을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달러·금리 상승에 따른 하방 압력을 감안하더라도 인플레이션 헤지 수요와 안전자산 선호 심리를 고려하면 금 가격 조정 폭이 과도하다"며 "장기간 금 가격 상승 랠리가 이어지면서 ETF, 선물시장을 통해 소매 자금이 급격히 유입돼 과열 장세가 나타났고, 금값 하락 이후 자금이 빠르게 이탈하며 조정 폭을 키웠다"고 분석했다.
다만 금 가격이 단기 급등 이후 조정 국면에 접어든 만큼 중장기적으로는 투자 가치가 유효하다는 시각도 나온다.
한국투자신탁운용 이종훈 ETF운용부장은 "중장기적으로는 각국 중앙은행의 금 매입, 재정적자 확대, 달러 자산 분산 수요, 지정학 리스크의 상시화가 금의 투자 가치를 지지하는 핵심 변수"라며 "따라서 금 ETF는 지금도 포트폴리오 내 위험 헤지와 분산투자 목적의 전략 자산으로는 충분히 유효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최근 (금값)급등락을 감안하면 (금 ETF)비중을 한 번에 늘리기보다 단계적으로 가져가는 전략이 더 바람직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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