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한스경제 류정호 기자 | 프로축구 K리그1(1부) 대전 하나 시티즌이 뼈아픈 오심의 피해를 보았다. 더 큰 문제는 이 장면이 단순한 한 경기의 아쉬움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지난 시즌 내내 K리그를 흔들었던 판정 논란이 2026시즌 초반에도 되풀이되면서, 리그의 공정성과 심판 시스템에 대한 불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대전은 지난 21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 현대와의 하나은행 K리그1 2026 5라운드 홈 경기에서 0-1로 졌다. 인천 유나이티드를 꺾고 상승세를 타던 대전은 우승 경쟁을 염두에 둔 중요한 맞대결에서 시즌 첫 패배를 떠안았다. 승점 6(1승 3무 1패)에 머문 대전으로선 단순한 1패 이상의 타격이었다.
논란의 장면은 전반 20분 나왔다. 김봉수가 연결한 볼을 주민규가 오른발 슈팅으로 마무리했고, 공은 전북 수비수 김영빈의 손에 맞았다. 대전 선수들은 즉각 핸드볼 반칙을 주장했다. 주심은 VOR(비디오판독실)과 교신한 뒤 온필드리뷰까지 진행했지만, 최종 결론은 페널티킥이 아닌 판정 유지였다. 주심의 판정 설명은 ‘자연스러운 동작’이었다. 그러나 경기 뒤 대전의 이의 제기에 따라 24일 열린 심판평가회의에서는 해당 장면이 오심이라는 결론이 나왔다. 비디오 판독까지 거친 뒤에도 잘못된 판단이 내려졌다는 의미다.
쟁점은 분명하다. VAR이 개입했고, 주심이 직접 화면까지 확인했는데도 오심이 나왔다는 점이다. 이는 단순한 현장 판단 실수가 아니라 판정 기준 해석과 적용의 일관성에 문제가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이 장면은 경기 흐름을 바꿀 수 있는 분수령이었다.
만약 대전이 페널티킥으로 선제골을 넣었다면 경기 양상은 크게 달라졌을 가능성이 크다. 결국 한 차례 판정이 결과와 내용 모두에 영향을 미쳤다. 파장도 작지 않다. 이날 경기는 시즌 초반 K리그1 최대 빅매치 중 하나로 꼽혔지만, 경기력보다 판정이 중심에 섰다. 피해는 대전만의 몫이 아니다. 우승 후보 간 맞대결을 기대한 팬들 역시 판정 논란 속에 경기의 긴장감과 완성도를 온전히 누리지 못했다. 판정이 리그의 상품성과 신뢰를 함께 흔든 셈이다.
구조적 문제는 더 뚜렷하다. K리그는 지난 시즌에도 오심 논란이 반복되며 큰 홍역을 치렀다. 대한축구협회는 시즌 전 심판 운영의 전문성, 공정성, 투명성을 강조하며 소통 강화를 약속했다. 주요 판정 이슈를 설명하는 이른바 ‘먼데이 브리핑’ 도입 방침도 밝혔다.
그러나 이번 사안에서도 먼저 움직인 쪽은 협회가 아니라 구단이었다. 대전이 직접 이의를 제기한 뒤에야 오심 여부가 확인됐고, 약속했던 즉각적 설명 체계가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인상도 주지 못했다. 결국 VAR이 있어도 납득하기 어려운 판정이 반복되고, 사후 설명마저 제때 이뤄지지 않는다면 문제는 단순한 시스템이 아니라 이를 운용하는 기준과 역량, 그리고 책임 구조 전반에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시즌은 아직 초반이다. 그러나 또다시 오심 논란이 리그의 전면에 섰다. 이번 사안은 단순한 한 경기의 실수가 아니라, K리그가 지난해의 문제를 아직 털어내지 못했다는 신호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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