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철 앞두고 불 붙은 공공기관 이전, 표심용 정치카드 전락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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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철 앞두고 불 붙은 공공기관 이전, 표심용 정치카드 전락 우려

르데스크 2026-03-25 12:07:4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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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국회를 중심으로 공공기관 지방이전 논의가 다시 본격화되는 가운데 정치권과 지방자치단체 간 유치 경쟁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공공기관 이전이 경제적 타당성보다 정치논리가 우선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과거 1차 이전 이후에도 지역 경제 자생력 확보 측면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가 이어진 만큼 이번 2차 이전이 실질적인 효과를 낼 수 있을지에 대한 검증 요구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분산'에서 '집중'으로…정부, 공공기관 이전 전략 전환

 

최근 국회에서 발의된 '부산 해양수도 이전기관 지원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은 공공기관 이전 정책의 방향 변화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 평가된다. 해당 법안은 적용 범위를 기존 부산광역시에서 항만 인접 광역권까지 확대하고 이전기관과 관련 기업에 대한 재정 지원, 공공택지 공급, 정주 여건 개선 등을 포함하는 종합적인 지원 체계를 담고 있다. 특정 산업과 연계된 공공기관을 집적해 지역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정책적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정책금융기관의 역할을 재정립하려는 입법도 병행되고 있다. 중소기업은행의 설립 목적에 '지역균형발전 기여'를 명시하는 법안은 정책금융기관이 국가 균형발전의 핵심 수단으로 기능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공공기관 이전을 단순한 행정적 배치가 아니라 산업 정책과 연계된 전략적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 정부와 정치권을 중심으로 공공기관 지방이전 논의가 본격화하고 있다. 특정 지역에 기능과 자원을 집중해 성장거점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르데스크

 

정부 역시 이러한 흐름에 맞춰 공공기관 이전 정책의 기조를 조정하고 있다. 기존 공공기관 이전이 전국 단위 분산 배치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 2차 이전은 특정 지역에 기능과 자원을 집중해 성장 거점을 형성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어서다. 분산 배치만으로는 지역 경제의 자생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정책적 판단이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실제로 과거 혁신도시 중심의 공공기관 이전은 일정 부분 인구 유입과 지역 인프라 확충 성과를 가져왔지만 산업 생태계 형성과 민간 기업 유입 측면에서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아TEk.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정부는 이번 공공기관 이전에서 산업과 연계된 기관 집적을 통해 보다 실질적인 지역 성장 기반을 구축하겠다는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다만 이러한 정책 전환이 실제 효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보다 정밀한 설계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공공기관 이전은 단순히 기관을 이동시키는 문제를 넘어 산업 구조, 인력 수급, 기업 유치, 정주 환경 등 다양한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정책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전 대상 기관의 기능과 지역 산업 간 연계성이 확보되지 않을 경우 집적 효과 역시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특히 금융기관의 경우 산업과 기업이 밀집한 지역과의 연결성이 핵심 경쟁력으로 작용하는 만큼 단순한 이전이 정책 효과로 이어질 수 있는지에 대한 면밀한 분석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결국 공공기관 이전이 실질적인 지역발전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물리적 이동을 넘어 산업 기반과의 연계, 정주 환경 조성 등 구조적 접근이 병행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기업은행까지 번진 이전 논의…정치 활용 우려 확대

 

공공기관 이전 정책 흐름 속에서 기업은행을 비롯한 금융 공공기관 이전 논의는 정치적 쟁점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일부 지역에서는 기업은행 본점 이전을 핵심 공약으로 제시하며 유치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으며 경남 등 다른 지역 역시 유사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기업은행 본점 이전 논의는 공공기관 지방이전이 정치적 변수와 결합되는 대표적 사례로 지목된다. 대구에서는 기업은행 유치가 '현실적 기회'로 제시되며 공약화되고 있고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특정 지역 정치 기반과 연계된 전략적 사안으로 해석하는 시각도 나온다. 정책 논의가 경제적 타당성보다 정치적 필요에 따라 확대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 대구에서는 기업은행 유치가 '현실적 기회'로 제시되며 공약화되면서 정치적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진=IBK기업은행]

 

은행권 내부에서는 본점 소재지가 단순한 주소지가 아니라 수익성과 직결되는 핵심 요소라는 지적이 나온다. 기업은행은 중소기업 금융을 중심으로 성장해온 정책금융기관으로 국내 중소기업의 절반 이상이 수도권에 집중된 구조 속에서 영업망 역시 수도권 중심으로 형성돼 있다. 이를 기반으로 중소기업 대출 시장에서 일정 수준의 점유율을 유지해 온 만큼 본점 이전은 경영 전략 측면에서도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금융산업의 집적 구조 역시 중요한 고려 요소로 지적된다. 금융기관은 정보와 인력이 밀집된 환경에서 효율성이 높아지는 특성이 있어 일부 기관만 별도로 이전할 경우 기존 네트워크가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정책금융기관의 금융지원 기능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과거 공공기관 지방 이전 사례에서도 유사한 문제가 반복됐다. 기관 이전 자체는 이뤄졌지만 지역 산업과의 연계가 충분히 형성되지 못하면서 기대했던 경제 효과가 제한적이었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공공기관 이전이 선거 공약 중심으로 추진될 경우 정책의 지속성과 실효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결국 공공기관 지방이전은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중요한 정책 수단이지만,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추진될 경우 본래의 정책 목적을 달성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점에서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특히 금융기관과 같이 산업 구조와 밀접하게 연결된 기관의 경우 이전 여부를 결정할 때 경제적 타당성과 기능 유지 측면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공기관 이전 논의가 실질적인 지역발전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정치적 논리를 넘어 산업 구조와 경제적 효과에 기반한 정책 설계가 선행돼야 한다는 점에서, 향후 입법과 정책 추진 과정에서 보다 정교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이전 여부보다 중요한 것은 정책의 실효성인데 산업 기반과 금융 기능을 고려하지 않은 이전은 기대했던 지역발전 효과를 담보하기 어렵다"며 "정치적 논리가 아니라 산업 구조와 경제적 효과를 기준으로 정책이 설계돼야 지속 가능한 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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