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과 협상을 위해 닷새간 휴전을 선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이하 현지시간) 이란 측으로부터 "매우 큰 선물"을 받았다며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 중임을 시사했다.
일각에서는 양측이 협상을 위해 한달 간 휴전할 것이라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다만 양측이 내걸고 있는 조건들이 수용하기 어려운 것들이 있는 만큼 협상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핵 포기 등 15개의 요구 목록을 이란 측에 전달한 상태이며, 이란은 호르무즈 통제권과 전쟁 배상금 등을 요구하고 있다.
트럼프 "이란이 우리에게 선물…핵무기 포기 동의"
트럼프 대통령은 24일 기자들에게 이란 측으로부터 "매우 큰 선물"을 받았다고 밝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그것은 엄청난 금액의 가치가 있는 매우 큰 선물이었다"며 "핵과 관련된 것은 아니었다. 석유·가스와 관련된 것이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그들은 (이란에) 더이상 어떤 핵무기도 없어야 하고, (우라늄) 농축도 하지 않겠다는 데 동의했다"며 "우리는 협상에서 최선의 포지션에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 요구조건으로 "최우선, 둘째, 셋째 모두 그들은 핵무기를 가질 수 없다는 것"이라며 "미리 얘기하고 싶지는 않지만, 그들은 절대 핵무기를 갖지 않겠다는 데 동의했다"고 거듭 주장했다.
이어 직전 최고 지도자였던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를 비롯한 이란 정권의 핵심 인사들을 제거한 점을 거론하며 "우리가 실제로 정권을 교체한 것이다. 이것은 정권의 변화"라고 주장했다.
이란의 정권 교체는 트럼프 대통령이 개전 초기 이란의 핵무기 추구 차단 및 미사일 역량 파괴 등 작전 목표를 밝히는 동시에 이란 국민들의 '행동'을 촉구하며 제기한 또 하나의 핵심적인 목표였다고 할 수 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이번 이란 전쟁의 목표로 제시했던 '정권교체'와 '핵포기'를 모두 달성했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즉, 당초 설정한 목표를 달성한 만큼 휴전이나 종전의 명분을 충족했다는 의미다.
美, 이란측에 15개항 전달…이스라엘 언론 "협상 위한 한달 휴전 모색"
주요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 측에 15개 항으로 이뤄진 요구사항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최근 이란과 매우 생산적인 대화가 있었다며 에너지 인프라 공격을 5일간 유예하면서 '15개 항' 합의를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15개 항'은 지난 해 5월 핵 협상 당시 미국이 이란에 제시했던 기존 틀과 유사한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미국이 이란에 제시한 협상안에는 ▲ 제재 해제 자금 사용 제한 ▲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자금 차단 ▲ 우라늄 전량 반출 및 저농축 전환 ▲ 핵시설 폐쇄 ▲ 원심분리기 가동 중단 등의 조건이 포함됐다.
또 국제원자력기구(IAEA) 감독 하에 외부에 연료 저장시설을 두고, 미국·이란·걸프국들이 참여하는 우라늄 농축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이스라엘 언론에 따르면 15개 항에는 이란이 현재 보유한 핵 능력을 해체하고 핵무기를 더는 추구하지 않겠다고 약속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이란 내 우라늄 농축을 금지하고 현재 보유 중인 60% 농축 우라늄 비축분 450kg은 양측이 합의한 일정에 따라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이관하고 나탄즈와 이스파한, 포르도 핵시설을 해체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IAEA에 완전한 감독권을 보장하고 역내 대리 세력을 활용하는 전략을 포기하고 지원을 중단하는 한편 호르무즈 해협의 자유로운 통행을 보장한다는 내용도 언급됐다.
이밖에 미사일 사거리와 규모를 제한하고 향후 미사일을 자위 목적으로만 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담겼다.
이란이 이런 조건을 수용한다면 미국은 국제사회가 그간 부과했던 제재를 전면 해제하고 부셰르 원자력발전소의 전력 생산을 포함한 민간 원자력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한편, 이란이 합의를 위반하면 제재를 자동으로 복원하도록 해온 '스냅백' 조항 폐기를 약속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 매체 채널12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이 이런 15개항을 논의하기 위해 이란과의 전쟁을 한 달간 휴전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란, 호르무즈 통제권 전쟁 배상 등 요구…"탄도미사일 제한 절대 불가" 입장
미국의 '15개 항'에 대항해 이란 측은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 보장 등의 조건을 제시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로이터 통신은 24일 3명의 이란 고위 소식통을 인용해 이란이 협상에서 단순한 종전을 넘어선 파격적인 조건을 내놓을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이란이 미국에 제시할 조건으로는 ▲미군의 군사 행동 중단 보장 ▲전쟁 피해 금전적 배상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공식 통제권 인정 등이 포함됐다는 것이다.
또한, 이란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제한에 대해서도 '절대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이란은 국제해사기구(IMO) 회원국들에 서한을 보내 자국과 사전 조율을 거친 '비적대적 선박'에 한해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이란 외무부는 서한에서 미국, 이스라엘과 연관된 선박을 비롯하여 침략에 가담한 다른 참여국들의 선박은 통항 자격이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르면 이번 주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양국 간 직접 회담이 열릴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회담이 성사되더라도 이란이 자국의 생존권과 직결된 핵·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포기할 가능성이 낮다는 관측이 우세해 협상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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