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결정이 곧 규칙으로…'깡패식 외교' 시대 도래" 비판도
(서울=연합뉴스) 이신영 기자 = 루이스 모레노 오캄포 국제형사재판소(ICC) 초대 수석검사가 이란 전쟁이 국제법상 침략 범죄에 해당한다고 비판했다.
오캄포 전 수석검사는 24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과 인터뷰에서 "한 국가가 다른 나라의 주권, 영토, 정치적 독립을 침해하기 위해 무력을 사용하는 것이 침략 범죄이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나 미국의 이란, 베네수엘라 개입이 바로 이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로 인해 국제사회의 규범이 뒤틀리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국제사회는 민간인을 보호하고 자위권 차원이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승인을 받은 경우를 제외하고는 전쟁에 의존하지 않도록 하는 규범에 의해 움직여왔지만, 트럼프 행정부로 인해 이런 기준이 무너지고 있다는 것이다.
오캄포 전 수석검사는 "이제 우리는 규칙에 기반한 체제에서 한 사람의 통치로 넘어가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결정하는 것이 곧 규칙이 되고 있는데 이것은 지속 가능한 세상이 아니다"고 날을 세웠다.
국제규범을 저버리는 트럼프 행정부의 이 같은 태도가 이란의 국제법 위반 행위에 대해 규탄할 동력을 약화시킨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미국 공화당과 민주당 정부 모두에서 국가안보 담당관을 지냈던 브라이언 카툴리스는 BBC에 이란과 베네수엘라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행동이 국제사회에 "마음대로 해도 된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면서, 트럼프 정부가 '깡패식 외교'의 시대를 만들고 있다"고 꼬집었다.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지 않으면 이란의 발전소를 초토화하겠다던 트럼프 대통령의 위협도 국제법 위반에 해당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의 케네스 로스 전 사무총장은 "트럼프는 공개적으로 전쟁범죄를 저지르겠다고 위협하고 있다"며 "그런데 사람들은 이미 그런 태도에 무감각해져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가 이란에서 하겠다고 위협하는 일과, 국제형사재판소가 우크라이나에서 저지른 범죄혐의로 러시아 지휘관 4명을 기소한 사건 사이엔 아무런 차이가 없다"며 미국의 행위도 전쟁범죄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백악관은 이런 비판을 터무니없다고 일축하고 있다.
한 백악관 관계자는 "전임 정권들은 47년간 이란이 힘을 키우도록 방치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핵무장한 이란의 위협으로부터 미국과 동맹을 보호하기 위해 세계 최강국으로서의 미국의 위상을 회복시킨 것이라고 주장했다.
esh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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