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단체교섭 회피 ‘꼼수’ 논란…노동계 “편법 앞장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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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 단체교섭 회피 ‘꼼수’ 논란…노동계 “편법 앞장서”

투데이신문 2026-03-25 11:24:1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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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일반연맹 공공연대노동조합 관계자들이 지난 1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 대정부 원청교섭 요구 기자회견’에서 손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br>
민주일반연맹 공공연대노동조합 관계자들이 지난 1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 대정부 원청교섭 요구 기자회견’에서 손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박효령 기자】 공공기관들이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시행 이전부터 단체교섭 의무를 회피하기 위한 전략을 준비했다는 내용의 보도가 나왔다. 이를 두고 노동계는 공공기관의 ‘사용자성 지우기’ 시도를 즉각 중단하고 하청노동자와의 교섭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하 민주노총)은 25일 이 같은 내용의 성명을 내고 공공기관의 강력한 시정 조치를 요구했다.

앞서 한겨레 등 보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농림축산식품부·해양수산부 등 주요 부처 산하 공공기관 17곳 중 9곳이 개정 노조법 시행을 앞두고 ‘사용자성’ 인정 가능성을 주요 리스크로 판단하고 이를 낮추기 위한 대응 방안을 내부 문건으로 마련했다.

이들 기관은 계약서와 과업지시서의 문구를 수정하거나 업무 지시 및 관리 방식 전반을 조정해 사용자로 인정되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한 것으로 파악됐다. 일부 기관에서는 하청노조의 조직력과 교섭력을 약화시키기 위한 전략까지 검토한 정황도 드러났다.

이에 민주노총은 “공공기관들이 ‘사용자성’을 리스크로 규정하고 업무지시 방식 변경, 계약서 문구 수정 등 형식적 조작을 통해 책임을 회피했다”며 “이는 법의 실질이 아닌 껍데기만을 남겨 하청 비정규직 노동자의 노동권을 기만하는 행위이며 공공기관이 앞장서 불법과 편법의 길을 열어주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어 “더욱 심각한 것은 하청노조의 단결을 약화하기 위해 ‘갈라 치기’까지 서슴지 않았다는 점”이라며 “교섭을 회피하기 위해 노동자 간 분열을 유도하겠다니 공공기관이 가져야 할 최소한의 공공성과 책임의식마저 내팽개친 것이다.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기관이 노동권을 무력화하는 전략을 연구하고 실행했다는 사실은 결코 용납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에게 책임을 묻기도 했다. 이들은 “정부가 공공기관의 ‘모범 사용자’ 역할을 강조해 왔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정반대의 행태가 벌어지고 있다. 이는 명백한 관리·감독 실패”라며 “법 시행 이후에도 교섭을 회피하는 공공기관에 대해 정부는 명백한 지침을 내리고 노조법을 의도적으로 위반하려는 공공기관장에 대해서는 강력한 처벌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 나아가 정부가 공공기관의 교섭 회피 실태를 전면 조사하고 책임자 문책과 함께 강력한 시정 조치를 즉각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민주노총은 “공공기관은 지금이라도 ‘사용자성 지우기’ 시도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며 “하청노동자와의 교섭에 지금 당장 성실히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개정 노조법은 사용자 범위를 확대해 근로계약의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근로조건에 대해 실질적·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경우 사용자로 보도록 했다. 이에 따라 하청 노동조합이 원청과 직접 교섭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됐다.

노동쟁의의 범위도 한층 확대됐다.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경영상 결정이나 명백한 단체협약 위반에 대해서도 파업 등 쟁의행위가 가능해졌으며 쟁의행위에 따른 과도한 손해배상 청구 역시 제한된다.

이 같은 사용자성 확대는 민간부문에만 국한되지 않고 공공부문으로도 확산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정부와 공공기관, 공기업 역시 하청계약을 기반으로 한 간접고용 구조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민주노총 등 노동계 일각에서는 ‘진짜 사용자는 정부’라는 기조를 내세워 정부를 상대로 한 교섭 요구를 확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정부는 법 시행을 앞두고 공공부문의 사용자성 판단에 대해서는 민간과는 구별되는 기준을 적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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