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영장 신청…"필리핀서 한국인 3명 살인 혐의는 수사 대상 아냐"
(의정부=연합뉴스) 최재훈 심민규 기자 = 필리핀에서 임시 인도된 '필리핀 마약왕' 박왕열 집중수사관서로 지정된 경기북부경찰청은 박왕열의 국내 마약 유통 조직과 공범, 여죄, 범행 수법 등에 집중해 수사할 예정이라고 25일 밝혔다.
박왕열은 이날 오전 7시 16분께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후 경기북부경찰청으로 이송됐다.
오전 9시께 경기북부경찰청에 도착한 박왕열은 "범죄 수익은 어디에 은닉했나, 수감 중 애인과 함께 호화 생활한 거 인정하나" 등의 질문에 아무 답을 하지 않고 경찰관들과 청사 내부로 들어갔다.
체포 영장을 발부받은 경찰은 이날 조사를 마치고 의정부경찰서 유치장에 수감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오늘 신병을 인도받은 상황이라 일단 조사를 하고 구속 영장은 내일(26일) 신청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박왕열은 필리핀에서 닉네임 '전세계'로 활동하며 텔레그램 등으로 필로폰, 엑스터시, 케타민, 대마 등 대량의 마약류를 국내로 밀반입해 유통한 것으로 알려졌다.
필리핀 당국에서 체포된 이후에도 호화 교도소 생활을 하며 마약 유통을 이어가다 적발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국내 다수의 판매책, 밀수책, 운반책 등 공범이 함께 범행했는데 경찰은 이러한 유통 조직 등에 대해 집중 수사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경찰은 경기북부경찰청 마약수사관 12명, 경남경찰청 마약수사관 2명, 서울경찰청 가상자산 분석팀 6명 등 총 20명으로 전담 인력을 구성했다.
경찰 관계자는 "필리핀에서 저지른 살인 등 혐의는 이번 수사 대상은 아니다"며 "피의자가 취득한 범죄 수익에 대해서도 철저히 추적해 환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박왕열은 국내에서 다단계 금융 사기를 벌이다 필리핀으로 도주한 뒤 현지에서 교민 3명 살해, 탈옥, 국내 마약 유통 등을 일삼으며 '마약왕'으로 불렸다.
필리핀에서 카지노 사업을 하던 박왕열은 2016년 국내에서 150억원대 유사수신 범행을 벌이다 도주해온 한국인 3명에 은신처를 제공했다.
그러다 같은 해 10월 11일 필리핀 바콜로시의 한 사탕수수밭에서 이들 3명을 총기로 살해했고, 피해자들로부터 받았던 카지노 투자금 7억2천만원을 빼돌렸다.
현지에서 두차례 탈옥을 벌이다 결국 살인죄 등으로 징역 60년을 선고받았지만, 이후에도 '호화 교도소 생활'을 하며 텔레그램 등을 통해 국내에 마약을 대규모 유통하다 적발됐다.
정부는 9년여간 박왕열에 대한 송환 노력을 기울였고, 이재명 대통령이 이번 달 초 필리핀과 정상회담에서 인도 요청까지 한 결과 박왕열은 결국 10년 만에 한국 땅을 밟았다.
jhch79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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