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전 회담 가능성에 대한 이란인들의 생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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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전 회담 가능성에 대한 이란인들의 생각은?

BBC News 코리아 2026-03-25 10:54:2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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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격으로 무너진 건물과 출동한 구조대원들의 모습
EPA
이번 전쟁은 곳곳에 파괴를 초래하고 있지만, 일부 이란인들은 현 정부가 계속 권력을 유지한 채 전쟁이 종결되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전 세계 에너지 흐름의 핵심 길목인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폐쇄되며 국제 유가가 급등한 가운데, 지난 2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에 해협을 개방하지 않으면 이란의 발전소를 초토화하겠다는 최후통첩을 보냈다.

최후통첩 시한이 만료되기 몇 시간 전인 지난 23일,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 미국이 3주 넘게 지속되고 있는 미국-이스라엘의 공습 및 이란의 보복 공격 사태를 끝내기 위한 합의에서 "중대한" 진전을 이루고 있다며, 공격 위협을 5일간 유예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국회의장을 비롯한 여러 이란 고위 관리들은 회담은 없었다며, 이를 "가짜 뉴스"라고 일축했다. 그런데도 하루 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이란 내 "적절한 사람들"과 대화를 이어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BBC가 이란에서 전해 듣는 내용을 통해 정부의 인터넷 차단으로 외부 세계와 거의 고립된 이 나라의 현실을 엿볼 수 있다.

일반 이란인들은 위성 인터넷인 '스타링크'에 불법적으로 연결하고자 큰돈을 지불하는 등 외부 세계와 연결되고자 고군분투하고 있으나, 일부 정부 관계자 및 친정부 지지자들은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다.

지지자들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규모 공격 이후 집결하고 있으며, 이란 국영 매체는 전국 곳곳에서 밤마다 열리는 이러한 지지 집회를 집중 조명하고 있다. 이들은 미국과의 대화 문제에서도 당국과 같은 목소리를 내며, 상당히 단합된 모습이다.

하지만 현 이란 이슬람 정권의 종식을 바라는 이들도 있다. 이들은 내부에서 의견이 엇갈린다. 대부분은 이번 전쟁이 끝나기를 바라지만, 현 정권이 그대로 유지된 채 합의가 이루어질 가능성에 대해 경계하는 이들도 많다.

인터뷰 대상자들의 신원 보호를 위해 이름은 모두 가명으로 처리했습니다

키아나는 수도 테헤란에 거주하는 20대 여성이다. 전쟁 첫날부터 종전을 바란다고 말해온 그이지만, 현재 현 정권이 권력을 유지하는 조건으로 전쟁이 마무리될 가능성이 제기되자 혼란스럽다고 한다.

그는 "어떤 감정을 느껴야 할지 모르겠다"면서 "전쟁이 끝나면 폭발음은 멈추고 상황도 나아지겠지만, 동시에 우리는 매우 약해진 이 정권과 덩그러니 남게 되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여전히 이 정권은 이란 국민들을 억압할 힘을 쥐고 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더 폭력적으로 변할 것 같습니다."

이어 그는 "눈 깜빡할 사이에 모든 것이 해결됐으면 좋겠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 생각조차 하고 싶지 않다"고 토로했다.

키아나는 지난 12월과 1월 전국을 휩쓴 시위 당시, 현 정권이 보여준 전례 없는 수준의 탄압을 기억한다.

미국 소재 '인권운동가통신(HRANA)'에 따르면, 당시 시위로 최소 7000명이 사망했으며, 그중 6508명은 시위참가자였고, 226명은 어린이였다.

마찬가지로 테헤란에 거주하는 20대 남성 아르민은 이 전쟁이 "지금 당장 끝나기를" 바란다고 말한다. 하지만 동시에 현 정권과의 "어떤 형태의 협상에도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협상은 당국에 국제적인 신뢰를 부여하고, 그들이 국민들을 억압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꼴"이라는 설명이다.

이어 그는 "하지만 이번 전쟁은 결국 아무런 성과도 내지 못할 것 같다"면서 "(차라리) 이란 국내의 정권 반대 운동을 지원하는 방식이었어야 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란 국민들이 일어나 스스로 권력을 장악할 수 있는 여건 조성해주고 있다고 거듭 주장해왔다.

그러나 현재까지 이들의 메시지가 전달됐거나 혹은 호응을 얻고 있다는 조짐은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2월 28일 전쟁 발발 이후 이란 현 정권은 성명이나 문자 메시지를 통해 국민들에게 거리에 나와 시위를 벌이지 말라고 경고하고 있다.

아흐마드 레자 라단 경찰청장은 "적의 요청에 따라" 도시에서 행동에 나서는 자들 또한 "적"으로 간주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한편 이러한 상황 속에서 전쟁을 계속해야 한다고 말하는 이란인들도 있다.

테헤란 근교 카라지에 거주하는 30대 남성인 파르사는 이란의 현 지도부를 언급하며 "이 협상이 끔찍하게 느껴진다. 그들이 협상을 이어갈까 봐 두렵다"고 토로했다.

"현재 이란 정권은 약해진 상태이기에, 만약 권력을 유지한다면 내부적으로 국민들을 더 강하게 탄압할 것입니다. 한편으로 보면 이들의 힘은 여전히 강합니다. 국민들이 이들에 맞서 반기를 들려면 이들의 힘이 좀 더 약해져야 합니다."

일부 주민들은 테헤란을 떠나 다른 도시나 지방으로 피신했다. 현재 북부 마잔다란주에 머무르는 20대 여성 사다프도 그중 하나다.

"저는 어떤 협상도 원하지 않습니다. 저들(정권의 성직자들)이 모두 몰락하길 바랍니다. 물론 동시에 전기나 수도가 끊길까 두렵기도 합니다."

한편 테헤란에 거주하는 20대 여성 마흐탑처럼 어떤 결과든 그저 체념한 이들도 있다.

그는 "상황이 어떻게 흘러가든 결국 비난의 화살은 우리를 향할 것이다. 우리는 스스로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 동시에 우리가 실제로 할 수 있는 일은 없다는 생각을 계속 든다"고 토로했다.

이어 "결국 이란 국민에 관한 결정은 세계 권력자들이 내리게 될 것 같다"고 마무리했다.

BBC 뉴스의 페르시아어 서비스인 'BBC 페르시안'은 이란 당국의 지속적인 차단과 전파 방해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 약 2400만 명에게 도달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대다수가 이란 내 이용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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