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쇼크, 한국을 덮치다] 호르무즈 덮친 물류 대란…‘진퇴양난’ 건설업계, 셧다운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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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쇼크, 한국을 덮치다] 호르무즈 덮친 물류 대란…‘진퇴양난’ 건설업계, 셧다운 공포

직썰 2026-03-25 10:00:00 신고

3줄요약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블랙 스완(Black Swan)’을 넘어 한국 경제를 위협하는 상시적 변수로 고착화하고 있다. 널뛰는 환율 변동성과 국제 에너지 가격의 급등, 글로벌 해상 물류망의 병목 현상은 수출 주도형인 우리 산업계의 하방 압력을 극대화하는 형국이다. 특히 에너지 대외 의존도가 높은 국내 경제 구조의 특성상, 이번 사태의 파고는 단순히 에너지 다소비 업종을 넘어 제조업 전반과 자본시장까지 전방위로 확산하고 있다. 이에 <직썰> 은 [중동 쇼크, 한국 산업계를 덮치다] 기획 시리즈를 통해 ▲주요 업종별 피해 실태 ▲기업들의 극한 비상 경영 전략 ▲정부 대책의 실효성을 집중 진단하여 한국 경제의 생존 해법을 모색한다. [편집자주]
이라크 알포(Al-Faw) 신항만 프로젝트의 핵심 공정인 '침매터널' 공사 현장 모습. [대우건설]
이라크 알포(Al-Faw) 신항만 프로젝트의 핵심 공정인 '침매터널' 공사 현장 모습. [대우건설]

[직썰 / 임나래 기자] 중동발 리스크가 건설업 전반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 고조로 유가와 환율이 동시에 상승하는 가운데, 해외 플랜트는 ‘버티기’ 국면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국내 주택시장은 공사비와 금리등 이중 압박을 받고 있다. 미·이란 전쟁 장기화로 건설업 전반의 수익성도 악화될 수 있다.

◇유가 넘어 ‘물류 충격’…호르무즈 리스크에 건설 원가 직격탄

지정학적 갈등이 무력 충돌로 번지면서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는 직접 타격을 받고 있다. 국제 유가 급등과 함께, 24일 오전 원·달러 환율은 1500.50원을 기록하며 다시 1500원을 돌파했다.

유가 상승은 건설 원가 부담으로 직결된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국제유가가 50% 상승하면 국내 건설 생산 비용은 약 1.06% 증가했다. 건설업은 철근, 시멘트, 아스팔트 등 에너지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운송비 비중이 커 유가 변동에 취약한 산업 구조도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19일 “중동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해외건설 수주 전략뿐 아니라 유가 상승이 국내 건설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공동 대응이 필요하다”며 선제 대응 필요성을 강조했다.

지난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에도 유가는 급등했지만, 원유와 자재의 ‘유통’ 자체는 유지됐다. 반면 이번에는 핵심 물류 통로 ‘호르무즈 해협’이 막히면서 공급망 자체가 막혔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해상 수송의 핵심 경로로, 이 지역의 긴장 고조는 단순한 비용 상승을 넘어 에너지와 원자재의 물리적 이동 제약 변수다. 이는 곧 건설 자재 수급 지연, 운송비 및 보험료 상승, 납기 불확실성 확대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결국 이번 중동 리스크는 기존의 ‘유가 상승 → 비용 증가’ 수준을 넘어, ‘물류 병목 → 공급망 차질’로 이어진다. 단순한 원가 상승을 넘어 공정 지연과 사업성 악화까지 동시에 유발할 수 있는 복합 리스크가 현실화되고 있는 셈이다.

삼성물산이 시공 중인 카타르 담수·발전 플랜트 현장. [삼성물산]
삼성물산이 시공 중인 카타르 담수·발전 플랜트 현장. [삼성물산]

◇중동 플랜트 ‘버티기’…변수는 장기화

삼성물산의 카타르 LNG 수출기지 저장탱크 프로젝트, 대우건설 알포(Al Faw) 신항만 프로젝트 등 주요 시공사들도 중동 지역에서 플랜트 수주를 확대하고 있다. 중동 수주 비중이 높은 국내 건설업계 특성상 이번 지정학적 리스크는 부담스럽지만, 현재까지는 피해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국내 건설사들이 중동 지역에서 수행 중인 주요 플랜트 사업장은 정상적으로 가동하고 있다. 자재 조달 지연과 해상 운송 차질 우려에도, 구체적으로 공사 중단이나 일정 변경 등의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현장별로 일부 작업 대기나 공정 속도 조절은 있으나, 대다수 현장의 정상 가동을 유지하면서 상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중이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까지 중동 현장에서 큰 피해가 발생했다는 보고는 없다”며 “현장별로 상황은 다르지만 일부는 대기 상태에 있고, 일부는 정상적으로 작업이 진행되는 등 전반적으로는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직까지는 피해가 현실화되거나 공정에 큰 차질이 발생한 단계는 아니다”고 덧붙였다.

건설업계 다른 관계자는 “최근 정세가 빠르게 변하면서 이에 맞춰 대응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다만 현장에 없는 외부 자재의 반입이 지연되면서 일부 공기 지연 가능성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공사가 기존처럼 활발하게 진행되지는 못하지만, 규모를 조정해 지속적으로 공정을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사비·금리 동시 상승…국내 주택사업 ‘이중 압박’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불안감이 고조되면서 국내 주택시장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인한 공사비 인상과 인플레이션 압력에 따른 금리 부담이 맞물리면서, 민간 주택사업은 물론 정부가 추진 중인 정비사업의 추진 동력마저 크게 위협받고 있다.

건설업은 철근, 시멘트, 마감재 등 주요 자재의 에너지 의존도가 높고 전체 원가에서 운송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막대하다. 이 때문에 중동 사태로 촉발된 유가 상승과 물류 차질은 시차를 두지 않고 곧바로 시공사의 공사비 상승으로 직결된다.

이러한 공사비 급등은 재건축, 재개발 등 도시 정비사업의 수익성을 갉아먹는 치명적인 부담 요인이다. 현재 정부의 공급 확대 기조에 발맞춰 정비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지만 현장의 위기감은 고조되고 있다. 비용 증가분이 조합원들의 분담금 상승으로 고스란히 전가될 경우, 내부 갈등이 격화되며 사업 추진 동력이 급격히 약화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금리 변수마저 시장을 옥죄고 있다. 중동 리스크가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을 다시 키우면서, 시장에 퍼져있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은 빠르게 사그라들었다.

오히려 중장기 금리는 뚜렷한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 금융업계 관계자들은 “금융채 수익률이 오르면 은행의 자금 조달 비용이 즉각적으로 증가하며, 이는 곧 소비자에게 적용되는 주택 대출 금리 인상으로 직결된다”고 지적한다. 자금 조달 비용의 증가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의존하는 개발 업계와 이자 부담을 안아야 하는 실수요자 모두에게 막대한 재무적 압박을 가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현재 주택시장은 ‘공사비 상승’과 ‘대출 금리 인상’이라는 악재가 동시에 진행되는 구조적 딜레마에 빠져 있다. 이는 국내 주택사업 전반의 수익성과 투자 매력도를 현저히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는다.

특히 민간 주택사업의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치솟는 원가를 반영해 분양가를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고금리로 인한 매수 심리 위축과 수요 둔화가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류·원가·금리 ‘삼중 리스크’…건설업 체력 시험대

핵심은 사태의 ‘장기화 여부’다. 업계는 확보된 자재 재고가 유지되는 동안에는 공정 운영이 가능하지만, 재고가 소진되는 시점부터는 공급 차질이 곧바로 공정 지연으로 이어진다.

특히 해상 운송 차질이 장기화될 경우 자재 수급 불안과 운송비·보험료 상승, 공사비 증가가 동시에 발생하는 복합 리스크가 현실화될 수 있다. 단순 비용 증가를 넘어 건설사의 수익성 전반을 위협 요소다.

이 가운데 해외 플랜트 부문은 구조적으로 취약한 지점이 존재한다. 다수 프로젝트가 고정가 계약 방식으로 체결되는 만큼, 원자재 가격 상승이나 물류비 증가분을 시공사가 자체적으로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대응 여력도 존재한다. 건설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대형 플랜트 프로젝트는 자재를 실시간으로 조달하는 산업이 아니라, 사전에 확보된 자재와 장기 공정 계획을 기반으로 운영된다”며 “이미 확보된 자재를 활용하고 공정 순서를 조정하면 단기적인 물류 차질은 흡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자재 조달이 일부 지연되더라도 전체 공사가 즉각 중단되는 구조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전쟁 장기화로 원자재 가격과 금리가 상승하면 공사비 부담이 커질 수 있어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면서도 “유가 상승이 이어질 경우 산유국 재정 여력이 확대되면서 중동 지역 발주가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과 이란 간 긴장이 완화되지 않은 채 팽팽한 대치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건설업계는 원가 상승, 금리 부담, 물류 차질이 동시에 작용하는 복합 위기 국면에 직면할 수 있다. 업계 전반이 장기화 시나리오에 대비한 리스크 관리 전략을 세우는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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