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리스크가 장기화하면 한국도 직접적인 타격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반도체 칩 제조에 필요한 헬륨 등 핵심 원자재가 중동에서 생산되는 만큼 기술 공급망 측면에서 특히 부담이 커질 수 있습니다."
아구스틴 카르스텐스 전 국제결제은행(BIS) 사무총장은 24일 오후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26 아시아·태평양 금융포럼(APFF)' 기념 공식 만찬 행사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날 만찬에는 임규진 아주뉴스코퍼레이션(아주경제) 사장과 정진완 우리은행장을 비롯해 대표 금융·증권계 임원들이 참석했다.
카르스텐스 전 사무총장은 "이란 사태는 전세계를 경기 침체에 빠뜨릴 수 있다"며 "중동이 비료 원료의 주요 생산지라는 점에서 중국이, 주요 산유국이라는 점에서 석유·가스 의존도가 높은 유럽이 영향을 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미국은 석유·가스를 자급자족할 수 있어 상대적으로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카르스텐스 전 사무총장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와 신현송 BIS 통화경제국장(한은 총재 지명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두 분 모두 지적이고 국내외 경제에 대해 깊은 이해를 갖춘 분들"이라며 "이 총재는 한국 경제에 대한 통찰력이 뛰어난 것이 강점이고, 신 총재 지명자는 오랜 해외 경험을 바탕으로 열린 시각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은은 오랫동안 비슷한 분위기가 이어져 왔는데 때로는 신선한 관점이 유입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며 "신 지명자도 잘해낼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이 BIS와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존재감을 갖고 있다는 사실이 매우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카르스텐스 전 사무총장은 이날 이 총재와 만나 소회를 나눴다고도 전했다. 그는 "이 총재와 은퇴 후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한편 전쟁 국면이 한국 경제와 물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깊이 있게 대화를 이어갔다"며 "한국 경제가 높은 회복력을 바탕으로 성장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공감대를 이뤘다"고 밝혔다.
카르스텐스 전 사무총장은 만찬에 앞서 정진완 행장과 만나 APFF에 대한 간단한 대화를 나눴다. 정 행장은 포럼에 대해 관심을 표하며 주제와 관련된 질문을 던졌고 카르스텐스 전 사무총장은 한국 금융의 글로벌 확장 가능성에 대해 의미 있는 공감을 드러냈다.
한편, 아주경제는 오는 25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제19회 APFF를 개최한다. 'AI 시대, 한국 금융은 왜 아직 국경을 넘지 못했는가'를 주제로 금융당국과 금융사, 기업이 함께 한국 금융이 직면한 구조적 한계를 진단하고 AI 시대의 금융 역할을 모색한다. 카르스텐스 전 사무총장을 비롯해 김준산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박사, 박정필 한국은행 디지털혁신실장 등이 주요 강연자로 참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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