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해 신규개발로 에너지 안보↑"…"가격 롤러코스터는 못막아"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중동 전쟁에 따른 에너지 공급 혼란으로 영국에서 북해 유전·가스전 개발을 둘러싼 논쟁에 다시 불이 붙었다.
해양에너지산업 단체인 '영국 오프쇼어 에너지'(OEUK)는 24일(현지시간) 연례 산업 전망 보고서에서 영국의 에너지 수입 의존이 점점 높아지면서 글로벌 에너지 변동성과 지정학적 위기, 온실가스 배출 증가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데이비드 화이트하우스 OEUK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에서 "최근의 일들을 보면 에너지 시장이 얼마나 빨리 경색되는지, 영국행 물량이 더 높은 값을 부르는 곳으로 얼마나 쉽게 돌아설 수 있는지 알 수 있다"며 "에너지 안보는 국내산 에너지를 재생 가능 에너지와 함께 지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단체의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카타르 등에서 수입한 액화천연가스(LNG)에 대한 영국의 의존도는 지난해 14%였지만, 2030년에는 25%를 넘어서고 2035년에는 50%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단체는 개발 규제 철폐와 횡재세 개편 등을 통해 추진할 수 있는 에너지 프로젝트가 총 500억 파운드(약 100조원)의 민간 투자, 35억 석유환산배럴(BOE) 규모이며 그중 가스 프로젝트는 250억 파운드(약 50조원), 13억 BOE 규모라고 주장했다.
영국은 기후 대응을 위해 지난 수십년간 화석연료 에너지를 풍력 등 재생에너지로 전환했고 2024년 7월 집권한 노동당 정부는 북해 석유·가스 신규 개발을 허가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일부 산업계와 우파 진영에서는 북해 개발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제1야당 보수당의 클레어 커티노 예비내각 에너지장관은 "기후변화라는 명목으로 우리 국내 가스 공급 물량 대신 환경에 더 안 좋은 LNG에 의존하는 건 미친 짓"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그동안 영국이 북해에서 석유, 가스를 충분히 퍼내지 않는다고 수차례 비판했다.
OEUK는 영국이 향후 수십년간은 석유, 가스를 계속 소비할 것이므로 북해 가스전에서 이를 공급받는 게 해외에서 유조선으로 액화천연가스(LNG)를 수입해 오는 것보다 온실가스 배출이 오히려 적을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정부 대변인은 "새 유전 탐사 허가를 내주는 게 우리에게 에너지 안보를 주지는 못하며 에너지 청구서에서 돈 한 푼도 아껴주지 못할 것"이라고 반박했다고 일간 가디언은 전했다.
대변인은 "어느 지역산이든 석유와 가스는 국제 시장에서 거래되고 이것이 영국 에너지 비용의 기준이 되므로 우리는 그 가격을 수용해야 한다"며 "가격 급등으로부터 우리를 진정으로 보호할 유일한 방법은 화석연료 시장의 롤러코스터를 타지 않는 것뿐"이라고 강조했다.
옥스퍼드대 연구진은 최근 영국이 북해 산유량을 최대로 늘리고 그 세수를 가계에 직접 환원한다면 연간 16∼82파운드의 비용 절감이 있을 것으로 전망되며, 이는 재생에너지 전면 전환으로 기대되는 연간 441파운드의 효과보다 훨씬 적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환경단체 그린피스의 멜 에번스 기후 책임자도 "(유전 추가 개발은) 에너지 요금이나 기름값은 한 푼도 못 낮추면서 석유전쟁 중에 화석연료 기업들이 폭리를 취할 잠재력만 한껏 높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cheror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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