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심희수 기자】 SK이노베이션이 내실을 강조한 주주총회를 진행했다. 올해를 토털에너지 회사로서 전기사업자의 포지셔닝(위치)을 공고히 해나가는 원년으로 만들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부진을 이어가고 있는 자회사 SK온에 대해서도 변함없는 사업 추진 방침을 내세웠다. 다만 중동 전쟁 장기화로 업황 변동성이 증가한 점을 고려해 사업 계획에 대한 섣부른 예단을 지양했다.
24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 수펙스홀에서 열린 SK이노베이션 제19기 정기 주주총회는 추형욱 대표이사의 의사 진행 아래 비교적 순탄하게 진행됐다. 안건 상정부터 의결까지 별다른 이견 없이 넘어갔다. 주총장 온도가 달라진 것은 SK온의 구조조정 방향에 대한 한 주주의 질문이 나오고서다. 이 주주는 “현재 거론되고 있는 지분 매각 검토나 합작법인(JV·Joint Venture) 확대 같은 자본 효율성 제고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지 궁금하다”고 물었다.
실제 SK이노베이션의 실적에서 SK온의 부진이 도드라졌다. 2025년 연결 기준 매출 80조2961억원, 영업이익 4487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각각 8.11%, 26.14% 증가했으나 연간 순손실은 5조4364억원에 달했다. 이는 전년 2조3725억 손실 대비 129.14% 증가한 수치다.
이 같은 손실은 SK온과 미국 포드 합작법인 ‘블루오벌SK’ 구조 재편 과정에서 인식한 4조2000억원 규모의 자산 손상이 주요한 배경으로 작용했다. 또 전기차 캐즘과 트럼프 행정부의 전기차 구매 보조금 폐지로 인한 실적 부진도 한몫을 했다.
추 대표는 “배터리 사업에 대한 의지와 전략 방향에는 변함이 없다”며 “배터리 거점과 운영 구조 재정비를 통해 자본 효율성에 집중해왔다”고 밝혔다. 이어 “기술 개발과 원가 경쟁력을 함께 높여 나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주주는 주총 이후 예정됐던 ‘주주와의 대화’가 취소된 이유에 대해서도 물었다. 이에 대해 추 대표는 중동 전쟁 장기화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된 상황을 감안, 부득이한 선택이었음을 토로했다. 그는 “현 시점에서 주주와의 대화를 통해 사업 계획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기가 매우 조심스럽고 시기적으로도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불확실성이 커진 지금보다는 적절한 시점에 확실하고 책임있는 내용으로 발표하겠다는 게 회사 측 입장이다.
한편 SK이노베이션은 영업보고에서 경영환경 불확실성을 돌파하기 위한 리밸런싱 완수를 강조했다. 이날 주요 안건으로 의결된 장용호 총괄사장의 신규 사내이사 선임 역시 이 같은 돌파구 마련의 연장선이다. 이로써 SK이노베이션은 추형욱·장용호 각자 대표 체제를 구축한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이번 선임에 대해 “(장 대표는) 에너지·화학 기반의 풍부한 경험과 경영 역량을 바탕으로 매우 높은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다”며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지속과 재무 구조 안정화를 실행력 있게 추진할 리더십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은 장 대표 선임 안건을 비롯해 ▲김주연 사외이사 선임 ▲이복희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 선임 ▲정관 일부 개정 ▲이사 보수한도 승인 ▲제19기 재무제표 승인 건을 원안대로 의결했다.
SK이노베이션은 2024년 SK E&S와의 합병을 시작으로 2025년 SK온과 SK엔무브 합병, 비핵심 자산 매각 및 유동화를 통한 차입금 감축 등 사업 재편을 이어왔다. 이를 통해 총 8조원 규모의 자본 확충을 단행하고, 연내 순차입금 9조5000억원 이상 축소를 목표로 내세운 바 있다.
추 대표는 “SK이노베이션은 본원적 경쟁력과 미래 성장 기반을 확보해나가는 동시에 책임감 있는 경영과 투명한 소통을 지속해 나가겠다”며 “주주 여러분께 더 큰 가치를 돌려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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