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보아오·중관촌 포럼 잇달아 개최…위기 속 '글로벌 허브' 도약 시도
(보아오[하이난]=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중동 전쟁으로 국제 정세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중국이 세계 각국 정·재계 인사들을 잇달아 자국으로 불러 모으며 존재감 확대에 나서는 모습이다.
베이징과 하이난, '중국판 실리콘 밸리'로 불리는 중관춘까지 주요 거점을 연결하는 대규모 국제행사를 잇따라 열면서 글로벌 협력 허브 이미지를 부각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24일 중국 남부 하이난성 보아오에서는 '아시아판 다보스포럼'으로 불리는 보아오포럼이 나흘간 일정으로 개막했다.
이번 포럼에는 전 세계 60개국에서 2천명의 전문가, 학자, 관료 등이 참가해 불확실한 세계 경제 속에서의 아시아 역할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25일에는 베이징에서 중관춘 포럼이 열린다.
'과학기술 혁신과 산업 혁신의 융합'이라는 주제로 100여 국가와 지역에서 수천 명의 전문가가 참여한 가운데 회의, 성과 발표, 기술 교육, 경진대회, 부대 행사 등이 진행된다.
앞서 지난 22∼23일 베이징에서는 글로벌 기업 대표들을 직접 만나 투자를 유치하는 발전포럼이 열렸다.
포럼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을 비롯해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 등 글로벌 재계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폭스바겐과 메르세데스-벤츠, HSBC, BNP파리바, 쉘, 페덱스, 지멘스, 화이자, 브로드컴, 마스터카드 등의 CEO도 포럼을 찾았다.
이 세 포럼은 경제·외교·기술 분야를 아우르는 중국의 대표 국제행사로 꼽힌다.
발전포럼이 글로벌 기업 CEO들을 상대로 투자 환경과 정책 방향을 설명하는 자리라면 보아오포럼은 각국 정치 지도자와 국제기구 인사들이 참여하는 '아시아판 다보스포럼' 성격을 지닌다.
중관춘 포럼은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등 첨단 분야를 전면에 내세워 중국의 기술력을 과시하는 자리다.
세 포럼이 각각 별개의 이벤트처럼 보이지만 실제는 경제·외교·기술을 동시에 가동하는 '입체 패키지'에 가깝다는 해석이 적지 않다.
특히 미국과 이란의 긴장 고조로 중동 정세가 불안정해진 시점과 맞물려 주목된다.
글로벌 공급망과 에너지 시장이 흔들리는 국제 환경 속에서 중국을 '안정적 협력 파트너'로 부각하려는 계산이 깔려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쟁과 갈등으로 국제사회가 분열될수록 중국은 '협력과 연결의 중심'을 자임하며 반대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중국은 최근 글로벌사우스(Global South·주로 남반구에 위치한 신흥국과 개도국을 통칭) 국가들과의 협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서방 기업과의 관계도 유지하려는 '이중 전략'을 구사해 왔다.
전문가들이 모이는 포럼 형식이지만 실제로는 사람·자본·기술을 끌어들이는 플랫폼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다만 한계도 적지 않다.
외국 기업들은 여전히 중국의 규제 리스크와 미중 갈등에 따른 정치적 부담을 의식하는 분위기다.
첨단 기술 분야에서는 미국 견제가 강화되는 상황이다.
베이징 한 소식통은 "중국이 국제회의를 통해 협력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지만 지정학적 긴장과 제도적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는 한 실제 투자와 기술 협력으로 이어지는 데는 제약이 따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j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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