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20년째 같은 공약, 이제 지겹다"…경기국제공항 논쟁, 선거철마다 돌아오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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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20년째 같은 공약, 이제 지겹다"…경기국제공항 논쟁, 선거철마다 돌아오는 이유

뉴스로드 2026-03-24 17:19:2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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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화성 시민사회단체들이 경기 국제공항 건설 백지화와 수원 군공항 폐쇄 공약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사진=뉴스로드 김영식 기자 
수원, 화성 시민사회단체들이 경기 국제공항 건설 백지화와 수원 군공항 폐쇄 공약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사진=뉴스로드 김영식 기자 

 

[뉴스로드] "지겹다는 말이 먼저 나옵니다"

홍영남 수원시민의 첫마디는 짧았지만 묵직했다. 선거 때마다 되풀이되는 경기국제공항 건설 공약 이야기다. 20년 가까이 반복됐지만 달라진 것은 없다. 구체적인 실현 방안도, 충분한 근거도 없다. 그리고 올해도 어김없이 돌아왔다.

지난 18일 더불어민주당 수원 지역구 국회의원 김승원·김영진·김준혁·백혜련·염태영 의원은 국회에서 '경기국제공항 건설 즉각 추진 이행 촉구 공동 건의문'을 발표했다. 6·3 지방선거를 100여 일 앞둔 시점이었다.

24일 수원시민사회단체협의회, 경기국제공항 백지화 공동행동, 화성환경운동연합, 수원군투비행장 화성이전 반대 범시민대책위원회, 경기환경운동연합 등 지역 시민단체들이 민주당 경기도당 앞에 집결했다. 이들의 요구는 명확히 경기국제공항 건설 백지화수원 군공항 폐쇄를 공약하라이다.

이재명 정부 국정과제에서도 빠진 사업"실현 가능성 제로"

시민단체들이 가장 먼저 꺼낸 카드는 현실 진단이었다. 경기국제공항 건설은 이재명 정부 국정과제에서도 제외됐다. 정책적 우선순위와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공식 판단이 이미 내려진 셈이다.

홍영남 수원시민은 "현재까지 공항 유치를 공식 선언한 지자체는 단 한 곳도 없다""유치하겠다는 지역도 없는데 입지부터 지정하라고 주장하는 것은 당직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그는 "새만금·가덕도·제주 제2공항 등 전국 곳곳에서 공항 건설이 추진되고 있지만, 수요 부족·안전 문제·재정 부담에 대한 우려도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국내 공항 15개 중 11개가 만성 적자에 시달리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2024년 제주항공 참사를 언급했다. 그는 "공항의 안전과 운영 관리가 얼마나 중요한지 우리는 이미 목격했다""단순한 토건 공약을 반복할 것이 아니라 현실성과 필요성을 기준으로 정책을 판단해야 할 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화성 화옹지구는 인천·김포·청주 공항과 인접해 있다. 지난해 12월 경기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민주당 임창휘 의원이 "신공항 건설 대신 청주·원주 공항 확장과 연결성 강화"를 대안으로 제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공동건의문엔 없지만 SNS엔 버젓이"수원 군공항 이전 '꼼수' 논란

시민단체들이 더 강하게 문제 삼은 것은 공동건의문의 '숨겨진 의도'였다.

황성현 경기국제공항 백지화 공동행동 집행위원장은 "그들의 SNS에 버젓이 올라가 있기 때문"이라고 운을 뗐다. 국회의원이자 민주당 경기도당 위원장인 김승원 의원, 국회의원이자 전임 경기도지사 출신 염태영 의원이 각각 자신의 SNS에 경기국제공항 사업이 수원 군공항 이전을 위해 중요하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는 것이다.

황 집행위원장은 "교묘하게 '수원화성 군공항'이라고 쓰는 디테일도 빼놓지 않았다""이들의 일관된 주장은 결국 수원 군공항을 화성 화옹지구로 옮기자는 것"이라고 직격했다. 공동건의문 표면에는 군공항 이전 문구가 없지만, 개별 SNS를 통해 우회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어 "입법 기관인 국회의원들이 지역 일부 주민들과 지자체의 민원 해결을 위해 움직이는 모습"이라며 "정말 우스꽝스럽다"고 황 집행위원장은 비판했다.

시민단체들은 "수원 시민들은 군공항의 굉음과 위험에서 벗어나길 원하지만, 그 고통을 화성 시민에게 전가하길 원하지 않는다""빠른 속도로 진행 중인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갯벌 생태계를 보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원 군공항 문제의 해법은 이전이 아닌 폐쇄뿐이라는 입장이다.

수원, 화성 시민사회단체들이 경기 국제공항 건설 백지화와 수원 군공항 폐쇄 공약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사진=뉴스로드 김영식 기자 
수원, 화성 시민사회단체들이 경기 국제공항 건설 백지화와 수원 군공항 폐쇄 공약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사진=뉴스로드 김영식 기자 

 

"내란 이후 첫 지방선거갈라치기 정치로는 안 된다"

황성현 집행위원장은 이번 사안을 더 넓은 정치적 맥락과 연결했다. 6·3 지방선거는 내란 이후 치러지는 첫 번째 지방선거다. 민주당은 이제 여당이다.

그는 "민주당은 이번 지방선거부터 내란이 시민들로부터 빼앗으려 했던 것들을 되찾고, 여당으로서 민생 정책으로 자신의 존재를 입증해야 한다""내란 세력을 키운 것은 갈라치기 정치였다. 내란 세력은 시민들이 서로 증오하고 혐오하는 에너지를 먹고 자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민주당이 진정으로 내란을 종식하고 여당으로서 정책으로 승부를 보려거든, 경기국제공항 같은 기후 역행 정책은 당장 백지화해야 한다""수원 군공항을 이용해 갈등을 키우는 대신 폐쇄하고, 그 부지를 생명과 평화가 넘치는 생태 녹지로 조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 집행위원장은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민주당은 앞으로 시민들에게 의심받을 것"이라며 "민주당이 내란 세력과 공존을 꾀하는 것은 아닌지, 정책 능력이 정말 믿을 수 있는 것인지 물음을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시민단체 3대 요구민주당 경기도당 향해 직격

이날 시민단체들은 이인신 수원시민사회단체협의회 운영위원장, 홍영남 수원시민, 황성현 경기국제공항 백지화 공동행동 집행위원장, 엄희정 화성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이상환 수원군투비행장 화성이전 반대 범시민대책위원회 상임위원장, 김현정 경기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세 가지를 민주당 경기도당에 촉구했다.

토건 정치와 결별하고 경기국제공항 건설 백지화를 공약할 것 갈라치기 혐오정치와 결별하고 수원 군공항 폐쇄를 공약할 것 선거용 생색내기를 중단하고 경기국제공항 건설 백지화를 공약할 것 등이다.

시민단체들은 "도당위원장은 일부 수원시민들의 민원을 해결해 주는 자리가 아니라 경기 지역 시민 모두의 삶을 지탱하는 자리"라며 "지금이라도 지역 민심 존중, 갈등 해결, 기후위기 대응을 고려해 갈라치기 정치·토건 정치와 선을 그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홍영남 수원시민은 "지금 경기도와 수원시에 필요한 것은 대규모 신공항 건설이 아니다"라며 "시민의 삶을 실질적으로 개선하는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황성현 집행위원장 역시 "이제라도 늦지 않았다. 지난 과오를 되돌리고 시민들에게 약속하라. 경기국제공항을 백지화하고 수원 군공항을 폐쇄하라"는 말로 발언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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