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청년센터 인스타그램에 올라왔던 영상(사진 왼쪽.독자 제공)과 센터가 게시한 사과문.
[한라일보] 제주청년센터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홍보 영상이 논란에 휩싸였다. 성차별적인 내용과 비속어가 영상에 담기면서 비판의 목소리가 커졌기 때문이다. 제주청년센터는 '제주특별자치도 청년기본조례'에 따라 설치·운영된 청년 지원 플랫폼으로 공공기관이지만 이 영상에 대한 성별영향평가 이행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제주청년센터에 따르면 센터는 제주청년 커뮤니티 활동 지원 동아리 참여자 모집을 위한 홍보 영상을 만들어 지난 18일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등 SNS에 올렸지만, 6일 만인 23일 이 영상을 내려야 했다.
온라인상에서 영상 속 내용에 대한 비판 의견이 잇따라서다. 영상에는 한 여성 직원이 등장하고 가요 '담배가게 아가씨'를 개사한 노래가 흐르는데, 여기에 "제주청년센터에는 아가씨가 이쁘다네", "온 제주 청년들이 너도나도 기웃기웃. 그러나 그 아가씨는 새침데기" 등의 표현이 담겼다. 특히 남성이 여성에게 퇴짜를 맞는 장면에서 여성을 향해 욕설을 하는 입 모양이 담겨 논란이 커졌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남자만 청년에 해당?" "여성 직원은 추근덕 대상이냐" "구시대적이고 차별적인 발상" 등 비판을 쏟아냈다. 또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넣었다는 누리꾼도 있었다.
논란이 커지자 제주청년센터는 지난 23일 해당 영상을 삭제했다. 센터는 이후 올린 게시물에서 "원곡 표현을 살리고자 했으나 그로 인해 불편을 드릴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했다. 또한 영상 속 비속어를 연상시키는 표현으로 불편을 드린 점 사과드린다"며 "앞으로 유사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비판이 사그라들지 않자 센터는 결국 공식 사과문을 올렸다. 센터는 "해당 영상 기획·승인 과정에 참여한 관계자에 대해 엄중 조치하고, 전 직원을 대상으로 전문적인 성인지 감수성 교육을 더 강화해 실시하겠다"고 했다.
문제가 된 센터의 이번 영상은 제주도로부터 성별영향평가를 받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도는 실국·행정시 부서에 대해 제주도 관련 각종 홍보물에 대해 성별영향평가를 이행하도록 하고 있지만, 제주도 출연기관인 제주경제통상진흥원이 위탁 운영하는 제주청년센터까지는 이 절차가 미치지 못한 것이다. 제주청년센터는 제주도 청년기본조례에 따라 설치·운영된 청년 지원 플랫폼이다.
제주도 관계자는 이번 사안에 대해 "콘텐츠 제작 과정과 승인 과정에 대해 조사를 해 조치할 계획"이라며 "센터 직원 대상으로 성인지 교육을 연 1회 하고 있는데 좀 더 진행하고, 센터에서 제작하는 홍보물에 대해 성별역량평가를 받도록 할 예정"고 말했다.
제주도내 여성 관련 15개 기관으로 구성된 제주여성인권상담소·시설협의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이번 사태를 공공기관의 심각한 성인지 감수성 부재가 드러난 사건으로 규정한다"고 규탄했다.
이들은 "제주청년센터는 청년의 삶의 질 향상과 권익 증진을 위한 공적 책임을 지니고 있다"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차별적 인식을 재생산하는 콘텐츠를 제작·유통했다는 점에서 이번 사안은 단순한 홍보 실패가 아니라 공공기관으로서의 책무를 저버린 중대한 문제"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센터는 형식적 사과에 그치지 말고 문제의 본질인 성차별·성희롱적 인식에 대해 명확히 인정하고 도민에게 책임 있는 입장을 재차 밝힐 것을 요구한다"며 "센터는 향후 모든 홍보물과 사업 전반에 대해 성별영향평가를 의무화하고, 외부 전문가를 포함한 성인지 검토 체계를 즉각 구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라일보 기사제보
▷카카오톡 : '한라일보' 또는 '한라일보 뉴스'를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 064-750-2200 ▷문자 : 010-3337-2531 ▷이메일 : hl@ihalla.com
▶한라일보 유튜브 구독 바로가기
Copyright ⓒ 한라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