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화 상태에 이른 편의점 업계가 신규 고객 확보를 위해 디저트 카테고리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기존 핵심 소비층이던 남성 고객에 더해 트렌드에 민감한 여성 소비자를 끌어들이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4대 편의점(GS25·CU·세븐일레븐·이마트24) 점포 수는 5만3266개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5만4852개) 대비 2.9% 감소한 수치다. 시장 포화와 소비 위축이 겹치며 폐점이 늘어난 결과로 분석된다.
이처럼 출점 경쟁이 한계에 이르면서 편의점 업계는 비효율 점포를 정리하는 한편 신규 고객 유입을 위한 전략 마련에 나서고 있다. 삼성카드가 지난 2022년 1분기 자사의 편의점 업종을 이용한 회원을 분석한 결과 남성의 월평균 편의점 이용 횟수는 6.3회로 여성 3.9회 보다 2.4회 많았다. 특히 20대 남성의 월평균 편의점 이용은 9.3회로 남녀 통틀어 모든 연령층에서 가장 많았다. 남성의 편의점 방문은 30대가 월평균 7.7회, 40대는 6회, 50대는 5회였다.
반면 여성의 경우 월평균 편의점 이용은 20대가 5.4회로 최다였고 30대가 4.1회, 40대가 3.6회, 50대가 3.4회였다. 이에 편의점 업체들은 차별화 전략의 일환으로 디저트 카테고리를 적극 확대하고 있다. 기존 간편식 중심에서 벗어나 '두바이 쫀득 시리즈', '버터떡' 등 트렌드를 반영한 상품을 잇따라 선보이며 소비자 접점을 넓히고 있다. 특히 SNS에서 화제가 되는 비주얼 중심 디저트가 빠르게 상품화되면서 편의점이 '즉시 소비 가능한 디저트 플랫폼'으로 자리 잡고 있다.
GS25와 CU 등은 디저트 라인업을 강화하는 동시에 관련 상품을 전면에 배치하는 등 진열 전략도 바꾸고 있다. 일부 점포는 디저트 특화 매장 형태로 운영되며 특정 카테고리에 집중한 매장 실험도 이어지고 있다.
CU는 지난달 12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CU 성수디저트파크점'을 새롭게 열었다. 해당 매장은 일반 점포 대비 디저트 상품 비중을 약 30% 확대한 디저트 특화 매장이다. 매장 내부에는 기존 편의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라면 조리기 대신 오븐과 휘핑크림 기기 등을 배치하고 딸기잼과 연유 등 디저트 토핑류도 함께 구성했다.
진열대 역시 삼각김밥 등 간편식 대신 '두바이 디저트', '버터떡', '연세우유 크림빵' 등 인기 디저트 제품 위주로 채워 기존 편의점과 차별화된 상품 구성을 선보였다. 또 그간 일본 편의점에서만 볼 수 있던 스무디 기계, 조각 생과일이 담긴 '생과일 키오스크' 등도 마련돼 있어 여성 소비자들의 발걸음을 사로잡은 모습이다.
이마트24 역시 인근에 '이마트24 디저트랩 서울숲점'을 새롭게 열고 디저트 특화 전략에 나섰다. 신세계는 디저트 상품을 대폭 확대해 자사 신상품은 물론 트렌디한 디저트·베이커리 상품을 한자리에서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매장 내부에는 차별화 디저트를 모은 '디저트존'과 트렌디한 브랜드 상품 중심의 '스페셜 디저트존'을 구성했으며 스무디 기계 등 체험형 설비도 함께 배치했다.
공희원 씨(45·여)는 "평소 편의점을 자주 이용하는 편은 아니지만 과일 스무디가 있다면 앞으로는 종종 찾게 될 것 같다"며 "회사 근처에 마땅히 식사나 간식을 해결할 곳이 없는데, 가격도 3000원대로 부담이 적어 이용 빈도가 늘어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매장을 둘러보니 과일과 베이커리, 디저트 종류가 다양하고, 데워 먹거나 토핑을 추가해 취향에 맞게 즐길 수 있는 점이 인상적이었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여성 소비자 유입 확대를 겨냥한 전략으로 보고 있다. 편의점뿐만 아니라 다른 산업에서도 기존 남성 중심 소비 구조에서 벗어나 새로운 고객층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패션 플랫폼 무신사는 남성 스트리트 패션 중심으로 성장한 이후 2021년 '무신사 우먼'을 론칭하며 여성 고객 확대에 나섰다. 이후 여성 소비자 유입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2023년 4분기에는 여성 활성 사용자 수가 전년 동기 대비 80%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포화 상태에 돌입한 편의점 업계가 새로운 매출원을 확보하기 위해 디저트 카테고리를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홍주 숙명여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편의점 업계의 디저트 강화는 단순한 상품 확대를 넘어 소비 구조 변화에 대응하는 전략으로 볼 수 있다"며 "특히 SNS를 중심으로 한 비주얼 소비 트렌드와 맞물리면서 디저트는 여성 소비자 유입을 이끄는 핵심 콘텐츠로 자리 잡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포화 시장에서는 기존 고객의 이용 빈도를 높이는 것보다 새로운 고객층을 확보하는 것이 더 중요한 전략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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