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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이란과의 협상에서 15개 합의 사항이 도출됐다고 밝히며 유화 신호를 보냈다. 그러나 이란 측은 협상 자체가 없었다고 즉각 부인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공격 유예 결정이 ‘TACO(Trump Always Chickens Out·트럼프는 항상 물러선다)’의 또 다른 행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CNN은 “전쟁은 불법 관세처럼 대통령 기분에 따라 멈췄다 시작했다 할 수 없다”며 “트럼프의 예측 불가능한 방식이 페르시아만에서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태세 전환 배경에는 중동·이슬람권 4개국 외교장관들의 중재가 있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이집트·터키·파키스탄 외무장관들은 지난 19일 새벽 사우디 리야드에 모여 외교적 해법을 논의했다. 이집트 정보 당국이 이란 혁명수비대와 직접 대화 채널을 열었고, 이를 바탕으로 미국에 ‘5일간 적대행위 중단’을 제안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유화 메시지를 낸 데는 두 가지 노림수가 있다고 봤다. 첫째는 시장 안정이다. 실제로 이날 다우·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나스닥이 모두 1% 넘게 올랐고, 브렌트유는 11% 급락했다. 또 하나는 병력 집결을 위한 시간 확보다. 이란 석유 산업의 중심지 하르그 섬 작전에 필요한 해병 원정대 2개 중 1개는 아직 미 서부 해안을 출발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종전 협상 전망도 밝지 않다. CNN은 “전쟁 이전부터 극도로 급진적이었던 이란 정권이 최고지도자 사망 이후 더 유연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봤다. 핵심 인물들을 잃은 이란 정권이 집단 의사결정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고, 혁명수비대가 완전히 장악할 경우 오히려 더 강경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선택지도 마땅치 않다. 공습을 강화해도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해제할 보장이 없다. 지상군을 투입하면 자신이 반대해온 ‘끝없는 전쟁’의 재연이 된다. 일방적 승리 선언 후 철수하면 미국의 걸프 동맹국들이 이란의 보복에 노출된다. 이란의 고농축 우라늄 비축량을 확보하지 못한 채 전쟁을 끝낼 경우 핵무장 시도를 방치하는 셈이 된다는 비판도 있다.
한편 이스라엘 매체 와이넷글로벌은 미국이 종전 목표일을 오는 4월 9일로 설정했으며, 그때까지 전투와 협상이 병행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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