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절반의 승리' 거둔 최윤범…고려아연, 경영권 지켰지만 가시밭길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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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절반의 승리' 거둔 최윤범…고려아연, 경영권 지켰지만 가시밭길 '예고'

비즈니스플러스 2026-03-24 16:51:0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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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덕 고려아연 주주총회 의장(사장)이 24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제52기 고려아연 정기 주주총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기덕 고려아연 주주총회 의장(사장)이 24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제52기 고려아연 정기 주주총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의 '운명의 날'로 불린 제52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일단 판정승을 거뒀다. 경영진 측이 제안한 이사 선임안이 가결되면서 이사회 과반 지위를 유지하는 데 성공해서다.

그러나 MBK파트너스와 영풍 연합의 공세 속에 정관 변경 등 핵심 안건이 부결되고, 표결 방식에 대한 절차적 정당성 논란까지 불거지면서 최 회장의 향후 경영 행보는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24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고려아연 정기 주총의 최대 분수령은 이사 선임 안건이었다. 최 회장 측은 경영 안정을 위해 5명의 이사만 선임하는 안을, MBK·영풍 연합은 이사회 진입을 극대화하기 위한 6인 선임안을 각각 내놓으며 정면충돌했다.

결과는 최 회장의 승리였다. 최 회장 측이 제안한 5인 선임안은 찬성률 62.98%를 기록하며 최종 채택됐다. 반면 MBK·영풍 측 안건은 52.21%의 찬성을 얻는 데 그쳤다. 두 안건 모두 출석 주주 과반의 찬성을 얻는 보통결의 요건은 충족했으나, 다득표 원칙에 따라 최 회장 측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이번 결과로 고려아연 이사회는 기존 최 회장 측 우위 기조를 유지하게 됐다. 주총 이후 이사회 구도는 최 회장 측 9명, MBK·영풍 측 5명으로 재편될 예정이다. 수치상으로는 최 회장이 경영 주도권을 지켜낸 모양새지만, MBK·영풍 측 이사진이 기존 4명에서 5명으로 늘어나며 이사회 내 감시와 견제의 목소리는 더욱 커지게 됐다.

최 회장 측이 이사회 수성에는 성공했으나, 지배구조 개선과 관련된 주요 정관 변경 안건에서는 고배를 마셨다. 특히 관심을 모았던 분리선출 감사위원을 1명에서 2명으로 확대하는 안건은 끝내 부결됐다.

해당 안건은 정관 변경 사항으로, 주총 출석 의결권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한 '특별결의' 대상이다. 찬성률은 53.59%에 그쳐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 이는 최 회장과 MBK·영풍 양측 모두 독자적으로 특별결의를 이끌어낼 만한 압도적 지분율을 확보하지 못했음을 의미한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주총 결과는 주주들이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승리보다는 상호 견제를 선택한 것"이라며 "앞으로 정관 변경이나 자본 확충 등 특별결의가 필요한 중대 사안마다 양측의 극한 대립이 반복될 수 있다"고 말했다.

주총 과정에서 불거진 집중투표제 표결 기준 변경 논란은 향후 경영권 분쟁의 새로운 뇌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집중투표제는 이사 선임 시 1주당 선임 이사 수만큼의 의결권을 부여하는 제도로, 소수 주주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장치다.

이날 MBK·영풍 측은 고려아연이 해외 기관투자자의 미행사 의결권을 재배분하는 방식(프로라타)을 작년과 달리 갑자기 도입했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MBK 측 대리인은 "작년 주총에서는 실제 행사된 표만을 기준으로 산정했던 회사가 이번에는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식으로 기준을 뒤집었다"고 비판했다.

반면 고려아연 측은 시스템상의 한계로 외국인 투자자의 의사가 왜곡되는 것을 바로잡기 위한 조치였다는 입장이다. 박기덕 고려아연 사장은 "위법성 여부는 법원에서 판단할 문제"라며 강행 의지를 분명히 했다. 업계에선 향후 MBK·영풍 측이 주총 결의 취소 소송 등을 제기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보고 있다.

이번 주총을 통해 최 회장은 경영권 방어라는 급한 불은 껐지만, 넘어야 할 산은 여전히 높다. 무엇보다 이사회 내 MBK·영풍 측 비중이 확대되면서 사사건건 경영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크다. 특히 이사회 소집 절차를 강화하는 안건(개최 3일 전 통지)이 가결되면서, 기습적인 이사회 개최를 통한 경영권 방어 전략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또한 1조원이 넘는 자사주 소각 등 주주 환원책을 내놓으며 표심을 공략했지만, 주가 흐름과 실적 개선이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소수 주주들의 이탈을 막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최 회장에게 주어진 과제는 '단순한 수성'을 넘어 MBK·영풍 연합의 공격을 무력화할 수 있는 압도적인 경영 성과를 증명하는 것"이라며 "이사회 내에서의 물리적 충돌과 장외에서의 법적 공방이 뒤섞인 불안한 경영 환경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대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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