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의 ‘EU의 CBAM 시행이 대(對)EU 수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관련 제도로 인해 우리나라의 EU 향(向) 수출가격과 물량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관측됐다.
CBAM은 EU 회원국 기업 경쟁력 보호 및 탄소중립 촉진을 목표로, 탄소배출 규제가 약한 국가의 기업들이 탄소배출 규제가 강한 국가 기업을 상대로 재화 등을 수출할 때 ‘추가 비용의 지불’ 혹은 ‘수출 과정상 배출되는 탄소량을 감축’ 등을 요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앞서 EU 집행위원회는 지난해 12월 CBAM의 적용범위를 기존 시멘트·전력·비료·철강·알루미늄·수소 등 기초품목에서 기계류, 수송기계 등 다운스트림(전방산업)으로 확장하는 개정안을 발표한 바 있다.
산업용 제품(내연기관·산업용기계류·화물자동차 등), 가정용 제품(세탁기·건조기 등) 등 약 180개 파생 품목이 추가됐으며 유럽의회 승인 뒤 2028년 1월 시행 예정이다.
특히 새로 추가된 다운스트림 대상 품목 94%는 철강·알루미늄 함량이 높은 중장비 및 특수 장비 등이 다수 포함된 산업 공급망 제품이 차지하고 있다.
이에 개정안 발효 이후 CBAM 파급효과가 더욱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지난해 EU의 역외 수입 중 기초품목의 비중은 3.16%였으나 다운스트림 제품 비중인 4.00%로 규모가 더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EU의 대 한국 CBAM 수입이 주로 철강(8.6%), 알루미늄(1.5%)에 집중된 반면 비료·수소·시멘트·전력 등 기타 품목에서는 0.01% 미만을 차지하고 있어 개정안으로 인한 파급효과가 더 클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보고서는 이러한 제도로 인해 한국의 EU 향 수출단가가 1% 상승 시 수출물량이 0.98% 감소할 것으로 관측했다.
아울러 역내 무상할당률이 2026년 97.5%에서 2034년 0%까지 단계적으로 축소될 예정이기에 역외 수입품에 대한 CBAM 탄소 비용이 점차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연구팀은 본격적인 CBAM 제도 시행에 따른 수출 영향이 2031년부터 나타날 것으로 분석했다.
먼저 한국의 대 EU CBAM 품목 수출가격은 2025년과 비교해 2028년 0.9%, 2029년 2.3%, 2030년 5.3%로 점차 오르고 수출물량은 해당 기간 –0.9%, -2.2%, -5.3% 점차 낮아질 것으로 점쳐졌다.
다만 무상 비율이 절반 이하인 39%로 떨어지는 2031년 수출가격은 2025년 대비 7.8% 오른 이후 2034년에는 18.2%까지 뛸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수출물량 감소율도 2031년 –7.7%, 2034년 –17.9%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보고서는 “역내외 기업 모두에게 동등한 수준의 탄소 비용 부담을 요구하는 CBAM의 기본 취지상 역내 무상할당률 축소는 역외 기업의 비용 부담을 높이는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2034년까지 정부 및 기업차원에서 밀도있는 탄소 공급망 구축과 체계적인 대응 체계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관재 무협 수석연구원은 “2028년부터 CBAM의 적용 범위가 확대되고 2031년부터 탄소 비용 부담이 본격화되는 만큼, 우리 기업에 주어진 대응 시간은 많지 않다”며 “수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2030년까지 저탄소 설비 전환과 공정 혁신을 완료하는 등 선제적인 공급망 관리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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