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한스경제 류정호 기자 |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2025-2026 준플레이오프(준PO)는 감독대행 체제의 두 팀이 펼치는 벼랑 끝 승부라는 점에서 더 큰 관심을 끈다. 3위 KB손해보험과 4위 우리카드는 25일 의정부체육관에서 단판 승부로 플레이오프(PO) 진출 티켓을 다툰다. 정규리그 마지막까지 순위 경쟁이 치열했던 두 팀은 나란히 시즌 도중 사령탑 교체라는 변수를 겪고도 봄 배구 무대에 올라섰다. 이번 맞대결은 단순한 PO 진출 여부를 넘어 하현용 감독대행과 박철우 감독대행의 지도력까지 가늠할 무대이기도 하다.
두 팀 모두 지난해 12월 30일 새 체제로 전환했다. KB손해보험은 레오나르도 카르발류 전 감독이 물러난 뒤 하현용 감독대행이 지휘봉을 잡았다. 우리카드는 마우리시오 파에스 전 감독 퇴진 이후 박철우 감독대행 체제로 재정비했다. 이후 흐름은 확연히 달랐다. 하현용 감독대행 체제의 KB손해보험은 18경기에서 9승 9패로 버티며 정규리그 최종전 한국전력전 완승으로 3위를 확정했다. 우리카드는 박철우 감독대행 부임 후 18경기에서 14승 4패, 승률 77.8%의 가파른 상승세를 타며 극적으로 봄 배구 막차를 탔다.
코트 안에서는 외국인 주포 맞대결이 가장 큰 관전포인트다. KB손해보험의 안드레스 비예나와 우리카드의 하파엘 아라우조는 각각 정규리그 득점 2위와 3위에 오르며 팀 공격을 이끌었다. 비예나는 829점으로 꾸준한 결정력을 보여줬고, 정규리그 최종전에서도 21점을 몰아치며 팀을 위기에서 구했다. 아라우조는 809점을 기록했고, 5~6라운드 남자부 MVP에 선정될 만큼 시즌 막판 존재감이 두드러졌다. 비예나가 불안한 토스에도 하이볼 처리 능력으로 해결하는 유형이라면, 207㎝ 장신인 아라우조는 높은 타점에서 내리꽂는 강타가 강점이다.
국내 공격진과의 조화도 승부를 가를 요소다. KB손해보험은 비예나에 나경복, 임성진이 버티는 공격 삼각 편대의 파괴력이 강점이다. 하지만 나경복의 무릎 상태와 시즌 도중 합류한 아밋 굴리아의 적응도는 변수다. 우리카드는 아라우조를 중심으로 김지한과 알리 하그파라스트가 힘을 보태며 후반기 들어 한층 안정된 공격 균형을 보여줬다. 특히 우리카드는 후반기 팀 득점 1위, 리시브 1위를 기록할 만큼 공수 전반의 완성도를 끌어올렸다.
세터 대결도 빼놓을 수 없다. KB손해보험 황택의와 우리카드 한태준은 리그 최고 수준의 코트 사령관으로 꼽힌다. 황택의는 정교한 볼 배급과 노련한 경기 운영이 강점이다. 한태준은 최근 아라우조와의 호흡이 절정에 이르렀다는 평가를 받는다. 단판 승부 특성상 외국인 공격수의 화력 못지않게 세터가 얼마나 안정적으로 흐름을 조율하느냐가 중요하다.
정규리그 상대 전적에서는 KB손해보험이 4승 2패로 앞섰다. 하지만 최근 기세만 놓고 보면 우리카드가 절대 밀리지 않는다. 두 팀 모두 감독대행 체제에서 반등에 성공한 만큼 이번 준PO 결과는 플레이오프 진출 여부는 물론, 시즌 종료 뒤 지휘봉의 향방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PO 길목에서 펼쳐질 KB손해보험과 우리카드의 한판은 감독대행의 수싸움, 외국인 거포의 결정력, 그리고 세터들의 경기 운영이 맞물린 총력전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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