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한스경제 류정호 기자 | 프로축구 K리그에 10대 돌풍이 거세다. K리그1(1부) FC서울 손정범부터 K리그2(2부) 경남FC 김현오, 서울 이랜드 안주완까지 10대 유망주들이 1, 2부 무대에서 잇달아 존재감을 드러내며 판을 흔들고 있다. 유망주를 넘어 즉시 전력으로 인정받는 흐름이 뚜렷해지면서, K리그의 세대교체 속도도 한층 빨라지는 분위기다.
가장 눈에 띄는 이름은 2007년생 손정범이다. 손정범은 2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광주FC와 하나은행 K리그1 2026 홈 경기에서 프로 데뷔골이자 결승 골을 터뜨리며 서울의 5-0 대승을 이끌었다. 이 승리로 서울은 창단 후 처음으로 리그 개막 4연승을 달렸다. 손정범은 득점뿐 아니라 날카로운 침투 패스로 공격 전개에 힘을 보태며 존재감을 확실히 각인시켰다.
손정범의 등장은 의미가 크다. 올해 K리그1에선 22세 이하(U-22) 의무 출전 제도가 완화됐지만, 그는 제도의 수혜가 아닌 경쟁력으로 기회를 잡고 있다. 정승원, 이승모, 바베츠 등 기존 2선 자원들 사이에서도 밀리지 않았고, 벌써 K리그1 3경기와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2경기까지 소화하며 입지를 넓히고 있다. 김기동 서울 감독도 경기 전부터 손정범의 태도와 진정성을 높이 평가했고, 경기 뒤에는 “젊은 선수답지 않은 여유와 침착함이 있다”며 국가대표급 재목으로 치켜세웠다.
손정범만 있는 게 아니다. 같은 경기에서 광주는 2007년생 센터백 공배현과 김용혁을 나란히 투입해 시선을 끌었다. 서울을 상대로 5실점 하며 결과는 좋지 않았지만, 경험이 중요한 중앙 수비에 10대 선수 둘을 세워 정면승부를 택했다는 점 자체가 강한 인상을 남겼다. 광주는 후반 교체로 들어간 정규민, 벤치에 이름을 올린 김윤호까지 더해 한 경기에서만 2007년생 5명을 활용했다. 이정규 광주 감독도 “버거울 수 있는 경기였음에도 위축되지 않았다”며 어린 선수들의 가능성을 인정했다.
K리그2에서도 10대의 존재감은 뚜렷하다. 경남의 2007년생 공격수 김현오는 같은 날 김포FC와 홈 경기에서 후반 18분 상대 골키퍼의 실수를 놓치지 않고 결승 골을 터뜨렸다. 개막 후 3경기에서 1무 2패로 흔들리던 경남에 시즌 첫 승을 안긴 값진 한 방이었다. 어린 나이라고 믿기 어려울 만큼 침착한 마무리가 돋보였다.
김현오는 이미 지난해 대전 하나 시티즌에서 가능성을 입증한 자원이다. 대전 유소년팀 출신인 그는 준프로 계약으로 1군 무대에 데뷔해 14경기 1골을 기록했고, 구단 최연소 득점 기록도 세웠다. 이후 더 많은 출전 기회를 위해 경남으로 임대를 택했고, 3경기 만에 새 팀 첫 골을 신고하며 또 한 번 성장 가능성을 보여줬다. 10대 시절부터 프로 무대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행보가 더 주목된다.
이랜드의 2009년생 안주완도 빼놓을 수 없다. 안주완은 21일 천안시티FC와 원정 경기에서 후반 29분 교체 투입돼 16세 11개월 7일의 나이로 K리그2 최연소 출장 기록을 새로 썼다. 종전 기록을 약 4개월 앞당긴 새로운 이정표다. 차범근 축구상 수상자 출신인 그는 올해 춘계 전국고등학교 축구대회에서 신평고 우승과 득점왕을 이끌며 일찌감치 대형 유망주로 주목받았다. 공간 침투와 양발 마무리 능력을 고루 갖춘 공격수라는 평가답게, 프로 무대에서도 빠르게 경험치를 쌓기 시작했다.
최근 K리그에선 10대 시절부터 두각을 나타낸 뒤 유럽 무대로 향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오현규, 양민혁, 윤도영 등이 대표적이다. 이제 손정범과 김현오, 안주완도 그 흐름을 이을 후보로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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