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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채진 홍익대 교수는 한국투자자포럼 학술발표에서 “ESG 공시 의무화가 자율공시에서 법정공시로 전환되는 과정에 있으며, 이는 기업의 지속가능성 정보를 제도권으로 편입시키는 중요한 변화”라며 “다만 국내의 경우 거래소 공시를 중심으로 단계적으로 도입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어, 법정공시로의 전환 시점과 규율 수준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ESG 공시 로드맵 초안을 둘러싸고 각계 전문가들의 날카로운 지적이 이어졌다.
신상훈 교수는 “ESG 공시 의무화가 연기된 2023년 이후 공시 품질이 급격히 하락하는 현상이 실증적으로 확인됐다”며 의무화의 적극적 추진이 투자자 보호를 위한 선결 조건임을 강조했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이종오 사무총장은 한국의 공시 의무화 초기 대상이 58개사에 불과해 유럽연합(EU) 1만1700개사, 호주 700개사, 일본 172개사 등 주요국과 비교해도 지나치게 적다고 비판했다. 스코프(Scope) 3 배출량의 3년 유예 역시 대부분 1년 유예를 적용하는 국제 흐름에 역행한다며, 공시 대상을 자산총액 2조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로 확대하고 거래소 공시 1년 후 곧바로 법정공시로 전환할 것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한국상장회사협의회 강택신 기업법제팀장은 “거래소 공시라도 투자자가 허위·부정확한 정보를 이유로 민사상 손해배상을 청구할 가능성은 열려 있어 기업의 법적 리스크가 예상보다 크게 확대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공시 정보의 양적 확대가 분석 역량이 제한적인 개인투자자에게는 오히려 정보 비대칭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덧붙였다.
한국공인회계사회 황근식 지속가능성인증연구센터장은 “거래소 공시 방식은 지속가능성 정보와 재무정보를 별개로 공시하게 되어 일반목적재무보고라는 본래 목적에 맞지 않는다”며 조속한 사업보고서 공시체계 전환을 촉구했다. 주요국이 공시와 동시 또는 1년 후 인증을 의무화하는 것과 달리 인증 로드맵조차 제시하지 않은 점도 아쉬움으로 꼽았다.
패널들 모두 ESG 공시 제도화의 방향성 자체에는 공감하면서도, 중대성 기준의 명확화와 면책 요건 정비 없이 공시 요구만 빠르게 확대될 경우 기업의 형식적 대응을 초래해 결국 투자자 보호라는 정책 목적에 역행할 수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박종성 교수는 “ESG와 관련해 전문가들의 폭넓고 깊이 있는 주제 발표와 토론자들의 고견이 향후 발전에 큰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고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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