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앤컴퍼니그룹이 배터리 사업을 전면에 내세우며 사업형 지주회사 체제의 전략 방향을 보다 분명히 드러내고 있다. 단순 제품 홍보를 넘어, 차세대 모빌리티 시대의 핵심 에너지 솔루션 기업으로 자리매김하려는 신호로 해석된다.
한국앤컴퍼니는 최근 '한국배터리' 공식 인스타그램 채널을 통해 AGM 배터리 기술을 주제로 한 디지털 콘텐츠를 공개했다. 겉으로는 카드뉴스 형식의 기술 소개이지만, 내용과 시점을 종합하면 배터리 사업의 위상을 재정의하려는 전략적 커뮤니케이션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콘텐츠는 자율주행과 전동화 흐름 속에서 차량 전력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는 구조적 변화를 전제로 한다. 단순 구동 에너지뿐 아니라 센서, 전장, 통신 시스템이 동시에 작동하는 환경에서는 '전력 안정성' 자체가 차량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AGM 배터리를 전면에 내세운 것도 이러한 흐름과 맞닿아 있다.
AGM 배터리는 유리섬유 매트를 활용해 전해액을 고정하는 방식으로 설계된 고성능 납축전지다. 구조적으로 전력 손실을 줄이고 순간 출력 대응력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특히 반복적인 충·방전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성능을 유지하고, 진동이나 충격에 강하다는 점에서 고급 차량이나 스타트-스톱 시스템 적용 차량에 적합한 기술로 평가된다. 이는 단순 보조 배터리를 넘어, 차량 전력 관리의 '안정 장치'로서 역할이 확대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주목할 부분은 한국앤컴퍼니가 이 기술을 단순 제품이 아닌 '차세대 모빌리티 대응 솔루션'으로 정의하고 있다는 점이다. 전기차 중심의 리튬이온 배터리 시장과는 별개로, 납축전지 역시 차량 내 필수 전력 공급원으로서 지속적인 진화가 필요하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특히 xEV 환경에서도 보조 전원 시스템의 중요성이 커지는 만큼, AGM 기술은 일정 수준 이상의 전략적 의미를 가진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글로벌 사업 전략에서도 이러한 방향성은 분명하게 드러난다. 한국앤컴퍼니는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프리미엄 AGM 배터리 판매를 확대하고 있으며, 국내 납축전지 업체 가운데 유일하게 미국 생산거점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는 보호무역 강화나 공급망 재편 등 대외 변수에 대응하기 위한 포석으로, 단순 수출 기업을 넘어 현지 생산 기반을 갖춘 글로벌 사업자로의 성격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으로 읽힌다.
브랜드 전략 역시 재정비되고 있다. 그룹 통합 브랜드 '한국(Hankook)' 아래 배터리 사업을 재정렬하고, '차지 인 모션(Charge in Motion)'이라는 태그라인을 통해 에너지 기업 이미지를 강화하는 작업이 진행 중이다. 이는 타이어 중심의 기존 이미지에서 벗어나, 모빌리티 전반의 에너지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으로 정체성을 확장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특히 디지털 채널을 활용한 콘텐츠 전략은 단순 홍보를 넘어 브랜드 스토리 구축 단계로 진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기술 설명을 대중 친화적인 콘텐츠로 재가공해 전달하는 방식은 B2B 중심 산업에서 드물게 나타나는 접근으로, 향후 소비자 접점 확대와 브랜드 인지도 제고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오프라인 행보도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글로벌 자동차 부품 전시회 참가를 통해 기술력과 브랜드를 동시에 알리는 전략은, 전통적인 납축전지 사업을 넘어 프리미엄 시장 공략 의지를 반영한다. 향후 유럽과 북미, 중동 등 주요 시장에서 전시 활동을 확대하겠다는 계획 역시 신규 고객 확보와 글로벌 네트워크 강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결국 이번 AGM 콘텐츠 공개는 단순한 기술 소개를 넘어, 한국앤컴퍼니가 배터리 사업을 통해 어떤 위치를 차지하려 하는지를 보여주는 신호에 가깝다. 전동화와 자율주행이 가속화되는 환경에서 차량 내 전력 관리 기술의 중요성이 커지는 만큼, AGM을 중심으로 한 납축전지 사업 역시 새로운 역할을 부여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타이어 기업에서 모빌리티 에너지 기업으로의 확장 전략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배터리가 다시 산업의 중심으로 이동하는 흐름 속에서, 한국앤컴퍼니의 선택이 어떤 성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폴리뉴스 정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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