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점유율 80%’ 동서식품, 사법리스크 자초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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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점유율 80%’ 동서식품, 사법리스크 자초했나

더리브스 2026-03-24 10:52:1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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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황민우 기자]
[그래픽=황민우 기자]

국내 인스턴트커피 시장 80%를 점유한 동서식품이 사법 리스크에 직면했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가격 관련 불공정행위 조사를 받으면서다.

동서식품은 원재료값 변동 때마다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업계 1위 가격을 통상 후발주자들이 따르는 점을 감안하면 시장 내 자유로운 가격 경쟁을 소멸시킨 측면이 부각될 수 있다.

국제 원두 가격 인상 등을 고려한다고 해도 물가 안정에 주력하는 게 현 정부다. 독과점 지위에 있는 동서식품이 위법성을 판단 받으면 징벌적 과징금을 면하기 어려워 보이는 이유다.    


동서식품 따라 경쟁사도 줄인상


식품업계에서는 1위 기업이 가격을 인상할 때 경쟁사들도 따라가는 이른바 ‘도미노 인상’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실제로 가격 인상 때마다 이러한 우려는 현실이 되는 일이 다반사다. 

국내 조제 커피 시장 점유율 90%를 차지하는 동서식품이 지난 2022년 1월 가격을 올리자 같은 달 업계 3위인 롯데네슬레코리아 역시 가격을 인상했다. 지난 2024년에도 동서식품이 8.9% 인상을 결정하자 업계 2위인 남양유업이 유사한 수준으로 가격을 조정했다.

결과적으로 동서식품이 연쇄 가격 인상을 야기한 셈이 되면서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16일 사측을 상대로 현장 조사를 단행했다. 공정위는 동서식품이 시장지배적 위치를 남용해 원재료 가격 변동 폭보다 과도하게 제품 가격을 올렸는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원두값 하락에도 가격은 ‘제자리’


동서식품. [그래픽=황민우 기자]
동서식품. [그래픽=황민우 기자]

동서식품이 내린 가격 인상 조치는 원재료값 하락기에 의구심이 제기될 소지가 있다. 국제 원두 가격이 안정세에 접어들어도 제품 가격 인하로 이어지는 사례는 드문 반면 원가 상승 요인이 발생할 때는 제품 가격에 반영해왔기 때문이다.

동서식품은 지난 2024년 11월 원두값 상승과 고환율을 명분으로 카누·맥심 등 주요 제품 가격을 평균 8.9% 인상했다. 실제로 당시 뉴욕상품거래소(ICE) 기준 아라비카 선물 가격은 파운드당 3.2달러를 넘어서며 4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지난해 1분기 들어 원두 가격은 브라질 풍작 전망에 힘입어 고점 대비 15% 이상 급락했는데 가격 인하는 없었다. 식품산업통계정보(FIS)가 발표한 지난해 4분기 식품산업 경기동향조사 분석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식품 제조업 평균 영업이익률은 4~5%대에 머문다. 반면 동서식품은 최근 5년 평균 영업이익률이 약 11%에 달한다.


강화되는 독과점 규제…공정위 결과에 촉각


공정위는 이번 현장 조사를 통해 확보한 자료를 바탕으로 동서식품의 가격 결정 과정 전반을 들여다보고 있다. 조사 핵심은 동서식품이 독과점 지위를 이용해 과도하게 가격을 인상했는지, 즉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여부를 가려내는 데 있다.

최근 정부는 독과점 기업에 대한 규제 강도를 높이고 있다. 현행법상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행위에 대한 과징금 상한을 당국은 관련 매출액의 6%에서 최대 20%까지 상향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번 조사는 행위 당시 법령을 적용받게 될 전망이다. 다만 최근 정부의 강력한 물가 안정 의지와 규제 강화 기조 속에서 이뤄지는 만큼 공정위가 내릴 위법성 판단 기준은 엄격할 거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와 관련 동서식품 관계자는 더리브스 질의에 “지난주 공정위 현장 조사에 성실히 응했다”라며 “현재 조사 중인 사안이라 구체적인 언급은 어렵다”고 답했다.

1위 기업으로서 가격 인상을 올린 조치가 시장 전체 가격 경쟁을 위축시킨 게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경쟁사의 가격 변동에 대해서는 알기 어렵다”라고 이 관계자는 선을 그었다.

원두값 변동 시 제품 가격에 어떤 기준으로 반영하는지에 대해서는 원가 구조 특수성을 감안해야 한다고도 했다. 이 관계자는 “국제 원두를 선물로 구매하고 있어 원가가 실제 제품 가격에 반영되기까지 6개월 정도 시차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원두 시세뿐 아니라 환율 등 복합적 요소를 고려해 가격을 결정하며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중이다”라고 덧붙였다.

마선주 기자 msjx0@tleav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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