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현지시간) 미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백악관 일부 인사들이 갈리바프 의장을 현 단계에서 트럼프 행정부와 협상을 진행할 수 있는 현실적인 인물 중 한 명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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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리바프 의장은 최근 이스라엘이 제거한 안보 수장인 알리 라리자니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SNSC) 사무총장의 공백을 메우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지난해 이스라엘과 이란의 ‘12일 전쟁’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 인물로, 이번 전쟁과 관련해서도 서방에 강경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는 이란 혁명수비대 출신으로 새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와 관료 조직, 군부를 잇는 핵심 연결축으로 평가 받는다.
다만 백악관은 아직 특정 인물을 이란의 소통 창구로 판단한 것은 아니며 협상에 나설 의지가 있는 인물을 물색하고자 여러 후보들을 검토하는 단계라고 복수의 당국자들은 전했다.
한 행정부 관계자는 갈리바프 의장에 대해 “매우 유력한 옵션 중 하나”라고 표현하면서도 아직 어떤 결정도 내려진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는 상위 후보 중 한 명이지만 우리는 서둘러 결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폴리티코는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의 소통 창구를 특정하려는 움직임은 이란 사태가 빠르게 복잡한 수렁으로 변하고 있다는 인식과 관련이 있다고 짚었다. 이란 전쟁은 세계 금융 시장을 뒤흔들고 유가를 급등시켰으며 인플레이션 우려를 다시 불러일으켰다. 동시에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 지도부를 크게 약화시킨 이후 다음 지도부는 누구인가라는 중요한 질문이 제기되고 있다는 의미라고 폴리티코는 분석했다.
한 행정부 관계자는 폴리티코에 “핵심은 이란에서 베네수엘라의 델시 로드리게스 대통령 같은 인물을 세우는 것”이라며 “우리는 ‘우리가 당신을 그대로 두겠다. 당신을 제거하지 않겠다. 대신 우리와 협력하고 석유에 대해 좋은 조건의 거래를 제공하라’고 말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베네수엘라처럼 이란의 다음 지도자를 ‘선택’할 수 있다는 생각은 백악관 내부에서도 시기상조이거나 지나치게 순진한 발상이라는 비판이 나온다고 폴리티코는 지적했다. 한 인사는 “중개자를 통해 대화가 이루어지고 있고 출구 전략을 고민하기 시작한 것은 긍정적이지만 이란은 타격을 받아도 여전히 우리에게 문제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이미 증명했다”며 “그들이 트럼프에게 석유를 넘기며 순순히 굴복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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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이란과 생산적인 대화를 나눴다”며 외교적인 해결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이란의 발전소와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군사 공격을 5일간 보류하도록 지시했다”고도 했다. 이는 앞서 21일 이란을 향해 ‘48시간 최후통첩’을 연기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 진전을 과장했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시간을 벌면서 시장을 안도시키고 있다는 의미다. 문제는 그가 진지하게 출구 전략을 찾고 있는지, 아니면 이란이 거절할 수밖에 없는 비현실적인 요구를 내놓으면서 시간을 끌고 있는지 알기 어렵다는 점이다.
또한 갈리바프 의장이 로드리게스 대통령처럼 미국에 협조적인 인물이 될 것이라는 기대에도 회의적인 시각이 존재한다. 국제위기그룹(ICG) 이란 전문가 알리 바에즈는 갈리바프 의장을 “전형적인 체제 내부 인물”로 평가했다. 그는 “야심이 있고 실용적인 인물이지만 기본적으로 이란의 신정 체제를 유지하는 데 헌신하고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미국에 의미 있는 양보를 제공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설령 갈리바프 의장이 일정한 한계를 시험하려 한다 해도 이란 군부와 안보 엘리트들이 그를 강하게 제약할 가능성이 높다”며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 이후 이란의 분위기는 유연성이 아니라 깊은 불신에 가깝고, 체제 전체가 트럼프나 이스라엘이 어떤 합의도 지킬 것이라고 믿을 이유가 거의 없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란 측 협상 상대로 거론된 보도 등에 대해 갈리바프 의장은 엑스(X)를 통해 ”미국과 어떤 협상도 없었다“며 “가짜 뉴스”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행정부 관계자들은 그의 발언을 내부 정치용으로 보고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분위기라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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